각룡류의 기이한 복원

몇 주 전 구이님께서 각룡류의 기이한 복원에 관한 질문을 하셨습니다. 요점은 각룡류의 거대한 머리를 지탱하기에 예전 복원처럼 얇은 목으로는 지탱이 어렵기에 사실상 각룡류 목은 상당한 근육으로 두꺼운 형태였을 것이란 얘기를 들으셨다는... 그러면서 보여주신 복원도는 바로 이런 비만케라톱스였습니다.
아아아... 도저히 목을 움직일 수 없을 정도의 비만케라톱스의 모습... 과연 저런 복원이 적절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사실상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각룡류, 특히 Neoceratopia(Neoceratopsia), 는 몸 길이에 비해 거대한 머리를 지녔습니다. 또한, 프시타코사우루스와 같은 녀석들과 달리 프릴이 상당히 발달한 형태입니다. 그런데 과연 프릴이 저렇게 목을 두텁게 하기 위함일까요? 그렇다면 저 녀석들의 두개골이 저렇게 거대해진 이유는 뭘까요? 거대해진 두개골을 지탱하고자 프릴을 발달시킨 걸까요?

케라톱시드는 경추 1, 2, 3번이 융합된 형태를 지닙니다. 이는 무거운 머리를 지탱하고자 하는 적응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두개골이 저렇게 거대해진 것에는 뭔가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현재로서 가장 합리적인 추론은 종간 식별이나 종내 경쟁으로 말미암은 것입니다. 즉, 고개를 숙이고 확장된 프릴로 종을 구분하고 종내 경쟁 - 수컷의 - 에서 상대에게 위협을 주는 기능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이런 것은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데에도 큰 도움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즉, 이런 과시를 위해 두정골(parietal)과 인상골(squamosal)이 확장되어 프릴을 만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두개골이 거대해져 무려 2미터에 달하는 녀석까지 등장한 것이겠지요. 그리고 트리케라톱스에 이르러서는 상측두창(supratemporal fenestra)이 2차적으로 사라졌던 것으로 생각합니다.

즉, 프릴이 확장된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그런데 위 그림과 같은 기이한 복원은 프릴이 목을 두텁게 하는 역할로 쓰인다는 건데... 스티라코사우루스처럼 프릴에 뿔 장식이 있는 녀석들을 복원할 때는 어떻게 하겠습니까? 프릴 끝에 장식이 있는 것은 분명히 과시를 위한 수단이라 생각하는데, 위와 같은 복원은 이를 합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저런 복원처럼 비만케라톱스라면 사실상 목을 움직이지 못할 것이고 먹이를 먹는데에도 곤란함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코끼리도 사실상 목을 움직이지 못하지만, 긴 코를 이용해 쉽게 먹이를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비만케라톱스는... ㅠ.ㅠ

분명히 케라톱시드의 두개골은 거대하며, 무거우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케라톱시드는 이와 관련한 적응이 나타납니다. 이미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경추 1, 2, 3번의 융합도 있습니다. 또한, 앞다리가 사실상 직립 자세가 아닌 반직립 형태를 보이는데, 이도 거대한 두개골과 관련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케라톱시드는 고개가 상당히 지면에 가깝운 자세였으리라 생각되며 사실상 생각보다 빠르지 못하지만 커보이는 프릴과 뿔을 이용해 포식자에게 대항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Styracosaurus의 모습 - 얘 뭘 먹는거야?
(출처 :
http://scienceblogs.com/tetrapodzoology/upload/2007/06/Witton%20does%20ceratopsid.jpg)

어쨌든, 케라톱시드의 비만 복원은 상당히 특이하면서도 기이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단지 거대한 두개골의 무게로 말미암아 저런 복원을 시도했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멸종한 동물이기에 모든 복원이 완벽한 설명이 되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합리적 추론과 설명이 가능한 복원이 타당한 복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비만 복원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지나치게 많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by 꼬깔 | 2009/06/29 01:19 | 공룡 이야기 | 트랙백 | 덧글(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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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The Nerd at 2009/06/29 01:23
저런 마치 소처럼 생긴 트리케라톱스 복원도는 아주 어릴 때 책에서 흔히 봤던 기억이 나네요. 프릴구조로 치면 구멍이 뻥뻥 뚫린 Chasmosaurus 같은 속도 저 가설로는 설명이 잘 안될 거 같습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9/06/29 02:14
Lee님// 흑... 그런 복원도가 나온 책이 있었군요? :)
Commented by 갑옷을 그리는 젊은이 at 2009/06/29 01:23
하하하;;; 비만케라톱스-ㅅ-;;;ㅋㅋㅋㅋㅋㅋㅋㅋ

밑의 녀석은.... 뭘 먹나요ㅠㅠㅋㅋㅋㅋ
Commented by 꼬깔 at 2009/06/29 02:14
갑옷을 그리는 젊은이님// 하하하 :) 스티라코사우루스는 현재 시체 시식 중입니다. ㅋㅋ
Commented by 원래그런놈 at 2009/06/29 01:28
아 아주 옛날 어린이 공룡만화에 잠깐 상식으로 나온 복원도 군요. (다만 그림은 일본만화풍~)
Commented by 꼬깔 at 2009/06/29 02:16
원래그런놈님// 아하~ 그렇군요. :) 재밌습니다.
Commented by Allenait at 2009/06/29 01:38
맨 처음 그림은 프릴하고 목하고 합체된 것처럼 생겼군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6/29 02:13
Allenait님// 그래 보이죠? :)
Commented by 코아틀 at 2009/06/29 02:03
재미있는 생각이네요. 일본의 어느 코믹스에 나온 내용이지만 어쩌면 프릴이 뼈로 차지 않은 뿔공룡 무리는 구멍이 피부로 안 덮여있고 뻥 뚫려있었을지도 모른다든지...
Commented by 꼬깔 at 2009/06/29 02:13
보름달님// 아아아... 만약 그런 거라면, 공룡 머리 위에 구멍이 뻥 났다는 소리가 될 수 있다는... ㅠ.ㅠ 아무튼, 재밌는 상상이긴 한데 너무 거북스러워 보입니다. 흑...
Commented by 갑옷을 그리는 젊은이 at 2009/06/29 04:31
갑자기 생각이 난 건데요... 저 녀석이 뿔을 가지고 그 박치기 공룡처럼 들이 박으려면...목이 강해야할 것이다!! 라는 추측을 하고 그린게 아닐까요...훕...ㅋㅋㅋ
Commented by 꼬깔 at 2009/06/30 02:23
갑옷을 그리는 젊은이님// 그런데 저 상태로는 들이 받기도 힘들 것 같은데요? 흑...
Commented by 택씨 at 2009/06/29 09:29
기이하게 보이는 복원도로군요.
거북이 같아 보여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6/30 02:24
택씨님// 아아아... 거북이... 하긴 저 녀석 목이 거북하겠습니다. ㅋㅋ
Commented by BigTrain at 2009/06/29 11:24
우아아... 저게 진실이라면 차라리 진실을 거부하고 싶습니다. ㅜㅜ
Commented by 꼬깔 at 2009/06/30 02:24
BigTrain님// 그렇죠? ㅠ.ㅠ
Commented by Niveus at 2009/06/29 12:03
역시 답은 쥬라기공원부터 만들죠 -_-;;;
Commented by 꼬깔 at 2009/06/30 02:24
Niveus님// 아아아... 역시 쥐라기 공원입니까? :)
Commented by hotdol at 2009/06/29 13:35
저정도 근육이 붙었을때 목이 어느정도까지 움직일 수 있는가가 핵심이겠네요.
입이 바닥에 닿는 범위 내에서는, 현 복원보다는 좀 더 두꺼웠을 수는 있겠지요.
사실 복원이라는게 당대의 상식이라는게 많이 반영되잖아요. 물속에서 악어마냥 기는 용각류라던가 일어서서 다니는 수각류도 당대의 상식으로는 그게 당연한 것이었으니까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6/30 02:25
hotdol님// 그렇겠지요. 기본적으로 상식에 맞춰 복원하고 뭔가 특이한 발견이 있다면 새로운 복원이 제시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Commented by 적당새 at 2009/06/29 15:23
아닐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9/06/30 02:25
적당새님// 하하
Commented by 카놀리니 at 2009/06/29 22:44
이런애들이 목을 자유자재로 못움직인다면 인간보다 더 자연에 적응 못한거나 다름없는거죠 현생 인류도 자연에 적응 못한거라고 봅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9/06/30 02:25
카놀리니님// 현생 인류의 적응은 왜요? :)
Commented by 구이 at 2009/06/30 21:32
역시 이런 건 아니죠...ㅡ,.ㅡ?
오늘 꼬깔님으로부터 새로운 걸 알았네요...경추 융합이라거나...
코끼리가 목을 못 움직인다는 거나...케라톱시안의 앞다리가 반직립이라는 것들요..ㅋㅋ..ㅋㅋ
Commented by 꼬깔 at 2009/07/01 09:44
구이님// 하하하 :)
Commented by 구이 at 2009/06/30 22:03
근데 역시 운하용 디플로도쿠스는 잘못된 거 아닐까요...??
오웬이 공룡이란 단어를 만들 때 직립하는 다리...라는 내용이 있었던 듯 한데요..ㅋㅋㅋ
Commented by 꼬깔 at 2009/07/01 09:46
구이님// 오언이 공룡이란 용어를 만들 때 직립 개념을 넣었던가요?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
Commented by 다크랩터 at 2009/07/05 12:42
덜덜덜 좀짱이군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7/05 13:29
다크랩터님// :)
Commented by Venator at 2009/10/14 22:25
우와.. 정말 믿을 수 있는 복원도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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