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7월 01일
정말 과목을 줄이는 것이 능사일까?
요즘 학생들에게 질문을 받으면 가끔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평상시에는 관심이 없다가 시험 전날 '하나도 모르겠어요.'라고 덤벼드는 학생들이 많답니다. 특히, 계열이 나뉘지 않은 고1은 더욱 심각한 수준입니다. 얼마 전 중학생 71%가 과학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란 내용이 있었지만, 실상 고1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다른 것은 차치하고서 질문 수준을 보면 파악할 수 있습니다. 정말 기본적인 것을 질문하며 결국 그 질문을 따라 궁금한 것을 하나씩 알려주다보면 엄청난 분량이 됩니다. 물론 시험 전날에 말입니다. 결국 학생은 급한 마음에 스트레스만 받게 되고 가르치는 사람도 안타깝기 그지 없으며 힘듭니다.
오늘은 학생 하나가 등가속도 운동 관련한 질문을 합니다. '변위가 왜 시간에 대한 2차 함수인지'를 묻습니다. 대개 고1 과학에서 등가속도 운동과 관련한 개념과 공식을 배웁니다. 그래서 혹시 공식은 아냐고 물어 보니 '배우지 않았다.'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선생님이 가르쳐 주지는 않고 맨날 딴 소리만 해요.'라며 투덜거립니다. 솔직히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나눠준 프린트 문제와 선생님 수업에는 너무 큰 괴리가 있으니까요. 결국 공식을 무척이나 싫어하는 학생에게 그래프로 설명해줬습니다. 물론 이 학생은 시험을 위해 질문하고 배운 것이기에 며칠 지나면 잊으리라 생각됩니다.
과연 과학이란 과목이 고등학교 1학년에게 무슨 의미일까요? 고등학교 1학년의 70%정도는 인문계열 쪽 진학을 할 것이며, 고2 때부터는 더이상 과학을 배우지 않게 됩니다. 고1 과학은 그저 내신 시험을 잘 보기 위해 배울 뿐인 겁니다. 원리 따위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오로지 어떤 것이 시험에 잘 나오는지가 궁금할 따름이지요.
앞으로 국민공통교과과정을 9년으로 줄이면 중학교 3학년까지 과학을 배우고 70% 가량의 학생은 고등학교에서 과학을 배우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1학년 과정부터 수능을 위한 공부를 하게 되는 거지요. 자연계열 학생이라 해도 2과목만 집중하면 - 한 과목의 Ⅰ, Ⅱ를 선택하면 한 과목만 배우는 셈입니다. - 될테니 다른 과목은 그저 내신 점수를 받기 위해 공부할 따름인 겁니다.
그저 점수를 따고자 과학 - 이제 인문계열 학생들은 고등학교 때 지긋지긋한 과학을 배우지 않아도 될지 모릅니다. - 을 배우고, 그렇게 시험을 보고, 잘 모르는 것은 투덜대며 벼락치기 하고 선생을 탓하고... 대학교에 진학하고 인터넷 검색에서 괴물에 열광하고, 주워들은 이야기로 환경오염으로 말미암은 유전자 변형 운운 하고... 고등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부분을 유사과학으로 채우고 잘 모르는 것은 모두 음모라 얘기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과연 과목을 줄이는 것만이 능사일까요?
# by | 2009/07/01 20:24 | 날적이 | 트랙백(1) | 덧글(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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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안돼!! 제발!! 교육부님!!
정말 과목을 줄이는 것이 능사일까? - 능사일 리가 없쟎아요;ㅁ;... - 예. 오랜만에 교육까는 포스팅입니다. 이거보고 반드시 이번주 내에 트랙백으로 포스팅 하리라고 마음먹고 오늘 드디어 포스팅 합니다. 아래는 관련글 링크 과학수업, 중학생만 어려워 할까? 중학생 71%, 과학수업 잘 이해못해 가슴아픈 현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는군요. 일단 좀 닦고 시작하겠습니다. [스윽스윽] 사실. 수능이 없......more
학생들이 지금 당장 관문을 통과하는데 쉬워보이는것만 선택하지, 나중에 필요한 것을 선택해 배우는 그런 시대가 아니니까요.
지식의 기초를 습득하는 것이 아닌 오로지 시험 점수만을 추구하는 교육.
고등교육 마저 취업을 위해 학점만 잘 나오면 된다며 학점 퍼주는 막가자는 교육.
뭐 이 지독한 실용주의(?)에 답이 안나옵니다. 이게 바뀌지 않는 한 대한민국의 모든 것은 아무리 잘해도 2류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본질을 외면하고 시험점수, 학점만 추구하는데 잘 되면 그게 더 말이 안되지요.
이런 상황에서 과목 수 가지고 장난쳐봐야 뭐 ...그저 쑈 한 번 더 하는구나 라는 생각밖에 안드네요.
미국 교육에서도 결국 상위 5%가 전체 미국을 먹여살린다지만 젠장...2억중 5%하고 4천만중 5%가 같냐고요....
학교 교육이 어쩌다가 입시 교육만 생각하게 되었을까요.
사실 저도 입시 위주의 공부를 안 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모든 중고등학교 교육의 중점이 입시에 맞춰지는 현재의 모습에 안타까워 치가 떨립니다.
(제가 애들을 가르쳤다는 얘깁니다)
역학 부분이 시험범위였고, 저는 기본 공식을 이용하는 방법을 가르쳐줬을 뿐인데 우리 반의 전체 평균이 10점이 올라갔습니다. 저는 물리 선생님에게 혼났죠. -_-;; (어떤 과목의 반 평균이 특정 반만 너무 높거나 낮으면 그 반 담당 과목 선생님이 시말서를 쓴다고 하더군요. 내리 갈굼이라고...교장한테 혼난걸 저한테 화풀이한다는...)
애들한테 공부 가르쳐준게 무슨 죄냐고 생각했습니다. 물리를 저보다 어렵게 가르친 선생님이 잘못이죠...-_- 물론 이런 얘기를 그 선생님에게 하지는 못했지만...
당시 물리2 시험문제는 공통과학 물리 수준이었고, 저는 물리 공부를 아예 안하고도 100점을 받을 정도로 쉬운 난이도였지만(저에게는...) 우리학교 이과생의 물리2 전체 평균은 70점인가 60점인가 그랬습니다.
뭐. 어쩄든. 과목을 줄이면 생물도 안 배울거고, 그럼 창조론 같은걸 실수로라도 배울 일이 없는...
(설마 이러진 않겠죠?....)
학교에서 애들 내신점수때문에 그다지 깊이있는 공부를 시키진 않을테고...
전반적인 학력 저하겠네요 ㅋㅋㅋㅋ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을 알아보는 수학 능력 시험... 을 위해
수학 능력 저하라..;.; 참 멋지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