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천체 망원경으로는 행성과 위성은 못볼까?

천체 망원경에 대한 몇가지 오해와 진실

7월 22일 일식이 다가오니 천체 망원경이나 기타 천문 관련 기사가 올라오곤 하는군요. 며칠 전 쿠키 뉴스에 나온 '천체 망원경에 대한 몇가지 오해와 진실'이란 기사를 읽으면서 어떤 의도로 쓴 건지는 알겠는데, 다소 이상한 부분을 발견했습니다.

별은 너무 멀리 있다. 가장 가까운 항성도 빛으로 4년을 달려야하는 위치다. 빛의 속도로 8분 거리에 있는 태양 역시 소형 망원경으로 보면 100원짜리 동전 크기에 불과하다. 항성이 점상(點像)으로 보이는데 그보다 작은 행성이나 위성이 보일리 만무하다. 그럼 천체망원경으론 뭘 볼까? 성운, 성단, 은하를 본다. 물론 이중성이나 변광성 등 항성 자체를 관측할 때도 있지만 흔한 경우는 아니다.

기자 양반께서는 흔히 망원경으로 별(항성)을 보면 크게 보일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확실히 망원경의 첫 번째 기능은 빛을 모으는 것입니다. 그리고 접안렌즈로 확대해서 보는 것이지요. 그런데 항성이 멀다는 얘기로 시작해 상당히 이상하게 오버한 느낌이 듭니다. 태양을 소형 망원경으로 보면 100원자리 동전 크기에 불과하다는 표현이 뭔지 모르겠습니다. 시직경이 30분각 정도인 태양이나 달은 보통 50배 정도의 배율이면 - 소형 망원경이면 충분히 낼 수 있는 배율 - 시야에 꽉찬 모습을 관측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상의 배율이면 사실상 한 시야에 전체 모습을 담을 수 없지요. 도대체 100원짜리 동전을 눈앞 어디에 뒀을 때의 모습입니까? :) 게다가 항성이 점상인 것은 엄청 멀기 때문인 것 맞습니다. 그러나 행성은 비교적 가깝기 때문에 충분히 원반상으로 관측합니다. 토성 고리도 보이고, 목성 줄무늬에 화성의 극관, 수성이나 금성의 위상 변화로 관측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위성은 소형 망원경으로도 쉽게 목성의 4대 위성과 토성의 타이탄 정도는 볼 수 있지요. 또한, 조금만 크고 관측 경험이 쌓이면 목성 표면에 위성이 던지는 그림자도 볼 수 있는걸요? :) 오히려 소형 망원경으로 은하를 보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리고 이중성 관측은 아주 드문 일은 아닙니다. 예쁜 이중성을 소형 망원경으로 골라 관측하는 재미도 쏠쏠하니까요.

여담이지만 마지막 문구도 뭘 얘기하려는지 알겠지만, 만약 여러분께서는 어떤 망원경을 선택하실래요? 정말 매일 들고 볼 수 있는 10만 원짜리 쌍안경을 고르실래요? 아니면 1년에 한 두 번 보는 천 만 원짜리 고급 망원경을 고르실래요? :) 심정적으로는 그리고 확실히 자주 볼 수 있는 장비가 좋은 장비겠지만, 천 만 원짜리에 끌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데요? :)

P.S.) 그런데 김민호 기자님, 솔직히 천체 망원경으로 밤하늘 본 적 없죠? :)

by 꼬깔 | 2009/07/17 02:09 | 별의별 이야기 | 트랙백 | 덧글(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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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Allenait at 2009/07/17 02:38
소형 저배율 쌍안경이라면 또 모를까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7/17 09:19
Allenait님// 그냥 주워 들은 얘기를 기사화한 것 같아요.
Commented by The Nerd at 2009/07/17 02:41
아니 갈릴레이가 목성의 4대 위성을 단 30배율 망원경과 근성으로 관찰해 냈다는 사실을 모른단 말입니까...
Commented by 꼬깔 at 2009/07/17 09:19
Lee님// 그러니까요. 행성과 위성 관련 얘기는 정말 황당합니다. :)
Commented by 가이우스 at 2009/07/17 02:54
그냥 나사 사이트에서 허블우주망원경으로 찍은 사진을 어쩌다 한 번 보고 싶습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9/07/17 09:19
가이우스님// 그게 눈요깃거리로느 최곱니다. :) 그런데 실제 망원경으로 보는 느낌은 또 다르지만요.
Commented by 우기 at 2009/07/17 04:39
저는 잘 모르는 분야지만 태양은 맨눈으로 봐도 100원짜리 동전크기로 볼 수 있지 않나요? ^^;;

Commented by 꼬깔 at 2009/07/17 09:20
우기님// 문제는 그 100원짜리 동전크기가 어느 정도 거리에서 본 것이냐에 따라 다르니 참 미묘하다는 겁니다. ㅋㅋ
Commented by 김남용 at 2009/07/17 05:36
천체 만원경을 가저다 '그냥' 태양을 비춘다면... 윽...
바로 실명할 수 있습니다.
(왠지 아무 생각 없는 몇몇 어른은 저 기사 보고 '응? 태양도 볼 수 있단말이야?'이러면서 태양을 비춰보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듭니다.)

지름은 한방이라지만.... 천체만원경 지름은 10만원짜리 쌍안경에서 시작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
(실제로 돌아 돌아서 한단계씩 업그레이드 하는것보다 한방에 넘어가는게 훨씬 싸게 먹히죠. ㅎㅎㅎ)
Commented by 꼬깔 at 2009/07/17 09:21
김남용님// 아아아... 큰일 나지요. 당연히 초보자라면 그렇게 해야 합니다. :) 다만 전 큰 녀석이 끌린다는 하하하 :) 저 기자분께서 쓰신 의도는 알겠는데 사실 어떤 망원경이든 보고자 하는 사람의 의지도 문제가 있거든요.
Commented by 아브공군 at 2009/07/17 06:51
대물렌즈 7cm 짜리 망원경으로 목성위성 본 저는 뭐죠?
Commented by 꼬깔 at 2009/07/17 09:22
아브공군님// 60mm 아니 이보다 작은 것으로도 충분합니다. :) 전 10배짜리 쌍안경으로도 봤는걸요. :)
Commented by Niveus at 2009/07/17 07:33
전 차원을 돌파하고 행성들을 보고 있었던거로군요 -0-;;;
Commented by 꼬깔 at 2009/07/17 09:22
Niveus님// 그랬던 겁니다. :)
Commented by akpil at 2009/07/17 07:59
일단 저 기자를 달에 묶어두고 10 만원짜리 망원경으로 지구에 있는 저를 찾게 하겠습니다.
저는 지구에서 천만원짜리 천체망원경으로 달에 있는 저기 기자를 찾겠습니다.

먼저 찾는 사람이 자리를 바꾸자고 하면 지구와 달이든 지구 내에서든 달에서든 자리를 바꿔서 다시 숨박꼭질을 해볼까 합니다.

다만, 달에서 생활하는 비용은 신문사에서 대주는 겁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9/07/17 09:22
akpil님// 하하하 :)
Commented by Karidasa at 2009/07/17 09:48
행성 부분은 외부 항성계에 있는 행성을 볼 수 없다는 얘기 같군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7/17 09:55
Karidasa님// 저도 '혹시 그런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했는데, 왜 태양과 100원 짜리 얘기를 끌어대고 얘기를 비틀었는지 모르겠더라고요. ㅠ.ㅠ
Commented by Alias at 2009/07/17 09:55
"화각" 이라는 개념은 사실 그 쪽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잘 모르게 마련입니다. 심지어 사진질 좀 하는 양반들도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그리고 천체망원경 가지고 성운 성단 은하 본다고 하는 것도 사실 망원경만 갖고 될 일 아니죠. 장미성운 같은 건 필터 없이는 거의 못보고, 아무 필터 없이 화려한 모습을 어느 정도 볼 수 있는 건 고작해야 오리온 대성운, 플레이아데스 성운 이런 것들 정도...

보통 안드로메다 은하 하면 교과서에 나오는 화려한 그 사진 생각하다가 실제로 보면 그냥 뿌연 덩어리밖에 안 보여서 무지 실망했다는 사람 많습니다....ㅡㅡ;
Commented by 꼬깔 at 2009/07/17 09:58
Alias님// 그러니까요. 화려한 천체 사진이 실제 망원경으로 보일 것이라 착각하곤 하니 말입니다. 사실 M42도 어두운 하늘에서 뿌옇게 보이는 정도일 뿐이니까요.
Commented by 카군 at 2009/07/17 10:53
요즘 기자 참 쉽답니다 - _-;
Commented by 꼬깔 at 2009/07/18 02:05
카군님// ㅠ.ㅠ
Commented by 구이 at 2009/07/17 12:00
Alias 님이 말하신 것처럼 희뿌연 것만 보고 이런 기사를 남겼는지도 모르겠군요....ㅋㅋ
그나저나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지구 자기장이 한 1500년이랬던가...그쯤이면 다 사라질 거라고 하더라구요...아...무서워요.....화성처럼 될까.....

Commented by 꼬깔 at 2009/07/18 02:05
구이님// 그러게요.
Commented by shaind at 2009/07/17 12:53
최대한 호의적으로 해석하자면, 저 기자는 "멀리 있는 (다른 행성계의) 행성이나 위성을 일반 천체망원경으로는 못 본다"는 뜻으로 말한 것 같네요.

"항성이 점상(點像)으로 보이는데 그보다 작은 행성이나 위성이 보일리 만무하다."

라고 말할 때는 논리적으로 그 "행성이나 위성"이 항성과 비슷한 거리에 있을 거라는 전제가 깔려있는 거니까...
Commented by 꼬깔 at 2009/07/18 02:06
shaid님// 말씀처럼 최대한 관대하고 호의적으로 해석하면 그런 듯합니다. 그런데 정말 참 표현이... 태양 표현은 왜 했나 모르겠습니다. ㅠ.ㅠ
Commented by 박코술 at 2009/07/17 15:17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았습네다.
백 원짜리 동전 크기라 함은, 그 동전을 눈에 대고 보는 것을 의미합네다.
어릴 때는 외국 영화에 나오는 무슨 백작이니 뭐니, 한쪽 눈에 안경을 낀 모습을 보고
흉내를 낸다고 동전을 끼우는 짓을 종종 했는데, 저 기자도 기런 경험이 있는 듯. 크학학!

천체망원경으로 행성과 위성을 못 본다는 말은 다른 항성에 딸린 놈을 말하는 것 같은데,
기렇게 명시하지 않아서 읽는 사람에 따라 혼란을 불러온 것 같습네다.
기리티 않으면 갈릴레이의 뻘짓(?)과 스키아파렐리의 화성 운하(!) 관측도 모른다는 야기가 되니끼니.
앞으로는 천체(千體)망원경보다 훨씬 성능이 좋은 만체(萬體)망원경을 사용하는 날이 올 겁네다. 크학학!

이건 딴 얘긴데...
'망원경'이라는 말은 별 신경 안 쓰고 발음하면 보통 '마난경'으로 하는 듯합네다.
어린 시절에 보면 상당수의 애덜이 기리케 발음하던데, 글보다 말로 먼저 접한 애덜이갔디요.
실제로 기리케 표기하는 아해도 있었고요.
기런데 기거이 꼭 옛날 시골아이덜뿐 아니라 요즘도 기런가 봅네다.
<哭보다 남자>의 주인공 '궂은표'도 기리케 발음하더만요.
하긴, 뜻글자인 한자어를 한국어에 끼워 발음한다는 거이 쉬운 일은 아니디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7/18 02:06
박코스님// ㅋㅋㅋ 마난경!! 오랜만에 들어보는 발음입니다. ㅋㅋㅋ
Commented by 적색편이 at 2009/07/18 16:25
함포나 망원경이나 대구경은 일종의 로망인데 말이죠... 물론 혹해서 질렀다가 창고에서 잠만 재우는 것보다는 가벼운 쌍안경부터 시작해서 배워나가는 것이 중요하긴 하겠지만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7/18 19:28
적색편이님// 확실히 그렇죠? :) 말씀처럼 처음부터 큰 녀석을 구하는 것은 문제가 있겠으나 역시 대구경은 로망입니다. :)
Commented by 실피드 at 2009/07/20 18:16
예전에 애들 대상으로 조사한 게 있었는데.. '망원경'을 발음시키면 '마난경'이 태반이고 '만원경'도 제법 많았다고 하더라구요. ^^ 너무 열심히 포스팅 하셔서 가끔씩 몰아보는데 재밌게 읽었습니다.

일식은 세 번이나 촬영해본지라 이제는 좀 시큰둥하긴한데.. 한국에서도 식분이 80%가 넘어간다고 하니 날씨가 맑으면 구경은 해볼까 싶어요. :) (일본 가려고 했다가 현지가 초만원 사태라는 이야기를 듣고 포기..)
Commented by 꼬깔 at 2009/07/20 23:50
실피드님// 오오오~ 그러셨군요. 그래도 식분이 크다는 말에 솔깃해서요. :) 딸내미나 보여줘야겠습니다. :) 그나저나 마난경... ㅠ.ㅠ
Commented by 김민호 at 2009/08/02 00:32
국민일보 김민호 기자 입니다.^^

우선 제 기사에 관심을 보여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기사 검색하다 여기까지 왔네요.

주인장님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합니다. 태양계 바깥의 외계 항성이 망원경으로는 둥그렇게 보이지 않는다는 취지로 쓴 건데 태양과 비교하다보니 독자분들이 헷갈렸겠네요. 지적하신대로 태양계 내의 행성과 위성은 물론 잘 보이지요. 그래서 글 첫부분에 항성과 행성, 위성을 정리하고 들어간 건데 아무래도 글의 품질이 좀 모자랐나봅니다.

앞으로 더 주의해서 기사쓰도록 하겠습니다.

참, 마지막 질문에 대답할께요. 저 관측하러 자주는 아니지만 꾸준히 다닌답니다.

망원경은 중국산(jinghua) 5인치 굴절(아크로매틱)이고요, 가대는 일본 빅센 GPD-스카이센서 2000pc 입니다. 8인치 돕소니언(GS OPTICS)을 올려보다 기동성이 너무 떨어져서 팔았습니다. 대구경의 로망이야 말로해서 뭐하겠습니까. 모든 아마추어의 꿈이지요.^^

요즘은 옵세션 18인치 uc 모델이 가장 탐나더군요. 환율이 착해지면 꼭 구입하고 싶습니다. 관측지는 주로 횡성의 천문인 마을을 이용합니다. 예전에 한참 관측 많이 다닐때는 경기도 양평 설매재에 자주 갔었는데 거기도 이제 광해가 많이 올라오더라고요.

'메시에 마라톤' 카테고리에 글을 쓰신 Mizar님은 제가 아는 분 같네요. 양천별사랑 모임에도 종종 나오셔서 많이 가르쳐주셨고, 몇해전 봄에 천문인 마을에서 메시에 마라톤 할때도 뵌 기억이 납니다. 안시관측의 대가시죠.

대답이 충분히 됐나 모르겠습니다. 자주 들러 배우고 가겠습니다. 다시 한 번 제 기사를 읽어주셔서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혹서에 건승하십시오.
Commented by 꼬깔 at 2009/08/03 05:36
김민호님// 아~ 이 기사를 쓰신 분이군요. 저 역시 다시 기사를 읽어보니 김기자님께서 그런 취지의 말을 쓰시려 하셨던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옵세션 18인치... 아아아... 18인치라면 정말 꿈의 구경이네요. 그리고 미자르님을 아시는군요. 어쨌든, 답글 감사드립니다. 워낙 과학관련 이상한 기사가 많이 올라오다 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좋은 관측 하시고요, 좋은 기사 많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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