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 기원 - temporal paradox란?

새의 공룡 기원설에 대한 마이어의 반박 내용

오랜만에 공룡 관련 포스팅을 합니다. :) 오늘은 새의 공룡 기원과 관련한 반박으로 흔히 등장하는 주제인 temporal paradox(물리학에서의 시간 역설이 아닙니다. ^^)란 것에 대해 살펴볼까 합니다. temporal paradox란 흔히 "나보다 어린 삼촌을 둘 수는 없다." 취지의 주장으로 -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흔한 거 아닌가요? :) - 새와 가장 가까운 공룡인 maniraptoran이 대부분 초기 조류보다 나이가 어린 지층에서 발견된다는 사실로부터 새가 공룡으로부터 진화할 수는 없다는 주장입니다. 이 주장은 적극적으로 새의 공룡 기원을 반대하는 학자인 Feduccia 박사가 내놓은 것입니다. Feduccia는 쥐라기말(1억 5,500만 년 전)에 해당하는 시조새(Arachaeopteryx)에 비해 새와 가장 닮은 공룡이라는 데이노니쿠스(Deinonychus)가 시조새보다 어린 백악기 지층(1억 1,500만 년 전)에서 발견된다는 사실로부터 새는 공룡으로부터 유래했을 리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주장에는 문제가 없고, 이런 주장이 새의 공룡 기원을 반박하는 치명적인 것일까요? 사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럼 살펴볼까요?

사실 이런 문제 제기는 아마추어인 제가 봐도 세련되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시조새보다 앞선 시대의 새를 닮은 공룡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해도 - 실제로는 발견되었습니다. - 이는 논리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겁니다. 분기도를 살펴보겠습니다.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시조새를 비롯한 새와 깃털 공룡이 공통조상으로부터 갈라졌을 뿐이며, 데이노니쿠스나 벨로키랍토르가 새의 직접적인 조상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단지, 공통조상으로부터 데이노니쿠스에 이르는 과정의 화석이 불완전하여 발견이 어렵기 때문이라 생각할 수 있으니까요. Chiappe 박사를 비롯한 새의 공룡 기원을 주장하는 대부분의 고생물학자는 한 마디로 이런 주장을 넌센스라 표현합니다. (사실 제가 생각해도 Feduccia 박사의 이런 주장은 다른 반박보다 유치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이런 Feduccia 박사의 주장을 반박하는 화석 증거 역시 점차 많아지고 있습니다. 즉, 시조새와 비슷한 시기나 이보다 앞선 시기의 maniraptoran 공룡이 발견되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것 몇 가지만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Pedopenna
☞ dromaeosaurid와 troodontid와 관련된 공룡, 1억 4,000 ~ 1억 6,800만 년 전 지층에서 발견되어 명명(2005)

Epidexipteryx 
☞ scansoriopterygid, 1억 5,200 ~ 1억 6,800만 년 전 지층에서 발견되어 명명(2008)

Eshanosaurus
 
☞ therizinosauroid, 1억 9,600만 년 전 지층에서 발견되어 명명(2001)

그 밖에도 단편적인 많은 화석이 쥐라기 중기내지는 전기 지층에서 발견된다고 합니다. 또한, 이렇게 쥐라기 마니랍토란 공룡 화석이 적은 것은 퇴적 환경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고, 쥐라기 육성층보다 백악기 육성층 자체가 풍부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만약 이런 Feduccia 박사의 논리대로라면, 침팬지(Pan)과 호모(Homo)의 관계 역시 temporal paradox가 생기게 됩니다. 즉, Homo 화석에 비해 침팬지와 관련한 화석 기록 공백이 있기에 이 둘의 관계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니까요. 화석의 공백은 흔하게 나타나는 현상이기에 이를 바탕으로 새의 공룡 기원을 반박하는 것은 그리 적절한 방법 같지는 않습니다.

by 꼬깔 | 2009/08/03 18:22 | 공룡 이야기 | 트랙백 | 덧글(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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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Allenait at 2009/08/03 18:25
..화석 하나만 잘 나와준다면야 바로 해결될것 같군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8/03 22:42
Allenait님// 사실 지금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
Commented by 나인테일 at 2009/08/03 18:28
그런 식이라면 인간이랑 유인원이 같이 살고 있다는 것도 말이 안 되겠군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8/03 22:42
나인테일님// ㅠ.ㅠ
Commented by 운향목 at 2009/08/03 19:20
새님은 좀 우월하심미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9/08/03 22:42
운향목님// 우월하시지요. :)
Commented by 북두의사나이 at 2009/08/03 19:49
빨리 새의 공통조상인 악어새가 발견되서 이 논란에 종지부를 찍어야 할텐데...(뭐!?)
Commented by 꼬깔 at 2009/08/03 22:42
북두의사나이님// ㅋㅋㅋ
Commented by 새벽안개 at 2009/08/03 20:54
삼촌과 사촌을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의 혼란일 뿐인데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8/03 22:43
새벽안개님// 흑... 그런 셈입니다. :)
Commented by 玉蔚亞育護 at 2009/08/03 21:09
therizinosauroid라면 손톱(?)이 길다란 공룡류를 지칭하는건가요? 얘네들이 새들과 그렇게 관계가 깊은줄은 몰랐네요. John L. Long의 Feathered dinosaurs : the origin of birds에 나오는 공룡삽화들을 보다가 티라노사우루스나 벨로키랍토르는 이해해도 테리지노사우루스는 대체 왜 있었는지 궁금했는데...
Commented by 꼬깔 at 2009/08/03 22:43
玉蔚亞育護님// 테리지노사우로이드 역시 마니랍토란이랍니다. 오비랍토리드와 상당히 가까운 사이랍니다. 그렇기에 새와도 상당히 가까운 사이라 할 수 있지요. :)
Commented by 트로오돈 at 2009/08/03 23:41
오옷 롱과 피터 샤우텐의 그 대작을 소유하고 계신건가요?(수능 끝나면 지를예정인 외계인)
Commented by Epik high 메가랍토르 at 2009/08/04 10:59
공룡 외계인?!
Commented by 玉蔚亞育護 at 2009/08/04 13:00
트로오돈/아 전 도서관에서 본거라...
Commented by 꼬깔 at 2009/08/04 14:39
玉蔚亞育護님// 아무튼 좋은 책 보셨습니다. 저 역시 지름 목록에 올려놓은 책입니다. :)
Commented by 원래그런놈 at 2009/08/03 21:49
참... 새들이 불쌍~~~
Commented by 꼬깔 at 2009/08/03 22:43
원래그런놈님// :)
Commented by Tiger at 2009/08/05 12:29
그렇다면 새의 직접적인 조상격은 아르케오프테릭스이며, 벨로키랍토르와 같은 드로마이오사우리드 공룡들은 직접적인 새의 조상격은 아니라는 말씀인가요?
그러면 즉 드로마이오사우리드 공룡은 새의 직접적인 조상이 아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9/08/05 19:59
Tiger님// 아르카이옵테릭스가 직접적인 현생 조류는 아니지만 그런 셈입니다. 드로마이오사우리드는 시조새와 현생조류와 공통조사을 지니는 사촌격인 것이지요.
Commented by Epik high 메가랍토르 at 2009/08/05 21:12
드로마이오사우리드는 꼬깔님께서 말씀 드린것 처럼,

드로마이오사우리드와 조류는 자매군이지.. 서로 갈라진, 그러니 매우 가까운 관계..
Commented by 실피드 at 2009/08/05 15:51
음 지난 달 과학동아에 중국에서 리무사우르스라는 놈이 발견되었다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기존의 연구에서는 벨로키랍토르의 예가 앞발의 4,5번 발가락이 퇴화했고, 새의 경우는 1,5번이 퇴화하고 나머지가 남아있기 때문에 설명에 난점이 있었지만 리무사우르스는 1,5번이 퇴화하고 2,3,4번이 남은 새와 유사한 구조를 갖고 있다고 하는군요. 참고문헌으로 Nature를 적어놨기에 링크를 붙입니다.

http://www.nature.com/nature/journal/v459/n7249/full/nature08124.html

저는 읽어도 모르니 (...) 즐겁게 읽어보시고 재밌는 이야기 써주세요 (히히)
Commented by 꼬깔 at 2009/08/05 20:00
실피드님// 아~ 그 소식은 예전에 봤답니다. 이 녀석 관련 포스팅을 한다하면서 아직... ㅠ.ㅠ 그런데 관련해서 공룡과 새의 앞발가락 관련 포스팅은 했던 기억이 납니다. frame shift란 개념이지요.
Commented by 실피드 at 2009/08/05 20:43
이미 예전에 자세하게 쓰신걸 모르고 뻘플을 달았군요. ㅠㅠ
리무사우르스 관련된 포스팅도 기대하겠습니다. frame shift 글도 잘 읽었습니다. ^^
스토리가 정리되었으니 다시 저 논문을 읽어봐야겠군요.
뒤늦게 관심이 생겨서 거꾸로 따라올라가게 됩니다. 연어도 아니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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