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전 진화를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내가 가장 잘 아는 '진화' 이야기
호모 사피엔스라 자칭하는 분께

요 며칠 바빴습니다. 덕분에 일찌감치 받은 질문에 대한 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 새로운 글이 올라왔더군요. 솔직한 제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전 처음에 김현숙 씨의 글을 단순히 '소설'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소설이기에 도서밸리에 가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호모 사피엔스와 관련한 글에 대해 제 생각을 올렸던 겁니다. 그리고 사실 하고픈 말도 아껴 했습니다. 이 부분은 글의 말미에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김현숙 씨께서는 사뭇 진지하게 진화에 대한 '주관 개념'을 말씀하셨습니다. 물론, 진화란 말은 아무나 써도 됩니다. 문제는 과학적 의미의 진화를 재정립하시려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과학적 의미의 진화를 지나치게 단순하게 생각하시는 모양입니다. 이는 창조주의자들의 관점이나 사이비 과학을 추종하는 자들의 관점과 아주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우선 김현숙 씨께서 제게 쓴 글 내용에 대해 몇 가지 말씀드릴까 합니다.

[나는 에너지입니다]라는 책이 2007년 이후로 일어난 사람들의 ‘생물학적 진화’를 설명해줄 수 있는 책이라는 점. 방금 이 표현도 반박의 여지가 있긴 합니다만, 솔직한 내 생각입니다.

김현숙 씨의 책 내용이 뭔지 모르겠지만, 그 책이 2007년 이후로 일어난 사람들의 '생물학적 진화'를 설명할 수 있다는 말은 상당히 황당하게 들립니다. 기본적으로 진화란 것이 한 세대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란 점 때문입니다. 중학교 과학만 충실히 공부하셨더라도 표현형이니 유전자형이니 하는 얘기를 들으셨을 겁니다. 진화란 것이 단순히 외형이 변하는 - 그 것도 한 세대에서 - 그런 현상이 아니란 말씀입니다. 님께서 정의하고 사용하는 '진화'는 과학적 의미의 진화가 이닙니다. 또한, 생물학적 진화 역시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진화는 개체군의 유전자풀의 변화이며, 진화의 대상은 개체가 아닌 - 즉, 김현숙 씨 개인이 아닌 - 개체군이란 겁니다. 당신 혼자 진화하는 것은 포켓몬에나 나오는 변태 내지는 변신일 뿐입니다. 당신이 어떻게 변신하고 신상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는 개인적으로 궁금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런 체험을 바탕으로 용감하게 '생물학적 진화'를 외치시니 황당할 따름입니다. 솔직한 내 생각입니다.

참, 꼬깔님에게 한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솔직히 답해주실지 모르겠지만, 꼬깔님은 왠지 솔직하실 것 같아서 묻겠습니다. 꼬깔님은 2008년 이후로 자신에게 어떤 생태적인 변화, 즉 쉽게 말해서 ‘생물학적인 진화’가 일어났다고 생각하십니까?

당연히 없습니다. '생물학적 진화'란 것은 한 세대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니까요. 생물학적 진화가 일어났다고 생각하시는 것은 당신 생각일 뿐입니다.

그리고 밸리와 관련해서 과학적 내용을 담는다면 당연히 과학밸리에 글을 보내도 상관이 없습니다. 그러나 당신의 글은 과학적 내용이 아닌 신비한 체험에 의한 미스터리일 뿐입니다. 처음엔 과학밸리가 아닌 도서밸리를 추천하고 싶었지만, 지금 생각엔 '창작밸리'를 정중하게 권하고 싶습니다.

당연히 웹페이지 상에서 당신의 글을 쓰고 당신의 생각을 늘어놓을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권리는 타당하고 합당한 카테고리 내에서 가능한 거 아니겠습니까? 사회생활을 충분히 하셨으니 아실 거 아닙니까? 사회에는 약속이란 것이 있는 겁니다. 게다가 상대의 글이 보기 싫으면 보지 않으면 되지 않느냐 하셨는데, 애당초 그런 단초를 만들지 않으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다소 비약일지 모르겠지만 '내가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피우더라도 싫으면 담배연기를 맡지 않으면 될 거 아니냐'는 식의 말처럼 들립니다.

그리고 호모 사피엔스와 관련한 부분입니다. 그 부분 역시 과학적이라 생각하십니까? 학명의 룰에 대해서는 알고 계십니까? 500보 양보해서 당신 말처럼 호모 사피엔스에서 호모 에너제틱이란 기이한 동물로 진화했다고 칩시다. 그렇다면 당신은 다른 호모 사피엔스와 생식적인 격리가 된 겁니까? 당신 혼자 그렇게 진화했다면 앞으로 어떻게 종족을 번식해 호모 에너제틱이란 동물 유전자를 퍼뜨리실 겁니까? 다른 호모 사피엔스도 체험의 영험한 힘으로 진화 시키신 후에 '번식하라, 번성하라' 하실 겁니까?

아무리 소설을 쓴다해도 기본적인 배경 지식은 알고 쓰시기 바랍니다. 만약 김현숙 씨께서 '단순히 소설'의 측면에서 쓴 글이라면 별 말씀 드리지 않을 생각이었지만, 상당히 진지하게 '생물학적 진화', '과학적'이란 말씀을 하시니 드리는 말씀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진화란 용어를 사용하시는 거 트집 잡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를 과학적 진화와 동등하게 사용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책 홍보는 아니라니 이 부분은 더이상 왈가왈부 하지 않겠습니다. 조용히 창작밸리로 글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과학밸리에 글 올리는 것은 삼가시기 바라고요, '에너지'와 '진화'에 대한 공부를 조금이라도 하시고 '에너지'와 '진화'에 대해 '과학적'으로 논하셨으면 합니다.

포켓몬스터도 진화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애벌레가 나비로 되는 것도 진화라 생각하십니까? 아이가 성장해 2차 성징을 나타내며 변화하는 것도 진화라 생각하십니까? 영적인 체험을 해서 정신적으로 다른 삶을 살게 된 것을 진화라 생각하십니까? 신내림을 받은 것도 진화라 생각하십니까? 엘로힘을 만나 새로운 삶을 살게 된 것도 진화라 생각하십니까? 도대체 당신이 생각하는 그리고 당신이 정의하는 진화는 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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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깔 | 2009/08/21 01:33 | Pseudoscience | 트랙백 | 핑백(1) | 덧글(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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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at Silver Snow Blos.. at 2009/10/02 19:57

... 얼마 전에 과학 밸리에서 '나는 진화했다!'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어서 시끄러웠던 적이 있었다. (관련 글 : 꼬깔님의 '당연히 전 진화를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그 사태를 보면서 영화 <에볼루션>이 생각났는데, 기회가 닿아서 얼마 전에 <에볼루션>의 DVD를 살 수 있었다. & ... more

Commented at 2009/08/21 01:4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9/08/21 13:07
비공개님// ㅠ.ㅠ
Commented by 광물자수정 at 2009/08/21 02:25
자기성찰을 진화로 착각한 이공계 교육과 국어사전을 다시 정독해볼 필요가 있는 소설가. 이 정도 밖에 생각이 안들어요. 소설가면 소설가답게 언어유희는 하되 단어 의미 정도는 착각하지않았으면 하는데 말이지요. 우후훗.
Commented by 꼬깔 at 2009/08/21 13:08
광물자수정님// 부처께서도 진화하셨던 겁니다. ㅠ.ㅠ 앞으로 대오각성이란 표현도 '대오진화'로 바꿔야...
Commented by Leia-Heron at 2009/08/21 02:51
'나는 정신적인 변화를 느꼈다'는 것을 생물학적 진화라고 우기시는 건가요....-ㅅ-;;
Commented by 꼬깔 at 2009/08/21 13:08
Leia-Heron님// 그런 것 같아요.
Commented by 가이우스 at 2009/08/21 03:02
'2007년 이후의 생물학적 진화' 에서 제가 아는 진화의 의미가 뭔지 진지하게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9/08/21 13:08
가이우스님// 저도요... ㅠ.ㅠ
Commented by INtothe水 at 2009/08/21 07:03
뭐랄까.
아마도 이렇게 생각하시고 있으신걸로 예상합니다.

{진화(발전,성장,변화,변신,변태)}

진화를 나머지 모든 변화를 포함할 수 있는상위 카테고리로 알고 계신거죠.
아마 포켓몬스터를 너무 열심히 빠져서 보시다 보니 도달한 영역일테죠.
Commented by 꼬깔 at 2009/08/21 13:09
INtothe水님// 에휴... 모든 것을 아우르는 그런 개념??
Commented by 리드 at 2009/08/21 08:35
저는 주로 노란 색이고 부리가 달렸으며 조그맣고 삐약삐약 거리며 우는 동물을 '고양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주류 생물학자들의 '고양이'와는 다른 것이고 알고 싶지도 않으며 관심도 없습니다.
그러니 저의 '고양이'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왈가왈부 하시지 말길 바랍니다.

...로 들리는 글인데요 저거;
Commented by 꼬깔 at 2009/08/21 13:09
리드님// 적절한 비유십니다. ㅠ.ㅠ
Commented by Allenait at 2009/08/21 08:46
제가 난독증인지 모르겠지만 저 분 글은 이해가 잘 안가더군요. 아니면 포켓몬스터식 사고방식이라던가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8/21 13:09
Allenait님// 저도 난독증인 듯싶더라고요... ㅠ.ㅠ
Commented by 얼음칼 at 2009/08/21 09:13
내용은 관심이 없습니다만, 적어도 소설을 쓸 수 있을 정도로 의사표현을 정확히 하지는 못하는 분 같군요. 글들이 비문 투성이에 의미전달도 명확하지 않네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8/21 13:09
얼음칼님// 저도 이해가 잘 안됩니다. ㅠ.ㅠ
Commented by 새벽안개 at 2009/08/21 09:28
오늘도 과학밸리 수호에 고생이 많으십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9/08/21 13:10
새벽안개님// 수고랄 것도 없답니다. ㅠ.ㅠ
Commented by hotdol at 2009/08/21 09:35
과학밸리엔 한 번도 들어가본 적 없는 상황에서 뭔가 써놓고 이걸 어느밸리로 보낼까 하다 진화니까 과학밸리가 좋겠다고 생각했다는데에 100원 겁니다. 그래도 지적받고나서 보니 뭔가 아닌거 같으면 고칠건 고쳐야지 고집 세우는 건 보기 좋지 않네요. 저의 발톱은 매일 진화하고 있습니다. 만세!
Commented by 꼬깔 at 2009/08/21 13:10
hotdol님// 에휴... ㅠ.ㅠ
Commented by 회색사과 at 2009/08/21 10:05
꼬깔님은 2008년 이후로 자신에게 어떤 생태적인 변화, 즉 쉽게 말해서 ‘생물학적인 진화’가 일어났다고 생각하십니까? // 이미 변화와 진화를 구분 못 하시는 분이시네요 ㅎㅎ

저런건 그냥 한번 보고 이런 사람도 있군 하고 웃어버리는게 제일 편한것 같아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8/21 13:10
회색사과님// 도대체 뭘 묻는지 모르겠더라고요. ㅠ.ㅠ
Commented by 운향목 at 2009/08/21 11:46
사실, 소설의 아이템으로 쓴것이라면 아무말 안하겠는데, 과학적운운해가면서 자꾸 이야기를 이어나가니 한마디 안할 수가 없더군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8/21 13:10
운향목님// 동감입니다.
Commented by 모모 at 2009/08/21 14:26
또 모르지요. 녹색물질로부터 나오는 과량의 방사선에 피폭, 유전자 변형을 일으켜 몸체가 커지고 녹색이 되며 으르렁 컹컹하고 울부짖게 된다면 '진화'라고 부를 수 있을지도요(...)

아, 당연히 학명은 Homo sapiens가 아니라 Homo hulkius(...)
Commented by 꼬깔 at 2009/08/21 22:57
모모님// 악!! 그런 멋진 학명을... :)
Commented by 미묘 at 2009/08/21 16:40
뜬금없는 소리일듯하지만 이래서 인문계열, 자연계열 할 것 없이 고등학교까지는 과탐 사탐을 모두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_-;;; 수학능력시험도 모두 보고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8/21 22:57
미묘님// ㅠ.ㅠ
Commented by 박코술 at 2009/08/21 17:51
온갖 전문용어에 대한 혼동의 상당수 요인은 텔레비전 '오락' 프로그램에서 비롯되는 듯합네다.
텔레비전을 '바보상자'라 부른 역사(?)는 오래됐지만 특히 근년의 '예능'이라 말만 바꾼
오락 프로그램이 억지로 유행어를 만드느라 힘쓴(!) 결과로 더욱 기리케 되어 가고 있디요.
과학 쪽에서는 '4차원'과 '빛의 속도'가 아주 남발되는 용어인데,
기거이 적절히 활용하는 아이디어는 높이 사 주고 싶디만 (의도적으로) 너무 유행을 시켜서
나듕에는 그 본래의 의미 자체와는 아듀 거리가 멀어지게 되디요.
길바닥에 똥을 싼다고 사차원이 아니오, 그 똥이 떨어지는 속도가 광속이 결코 아닐진대...
진화라는 말도 상징적/은유적으로 종종 다른 데 활용되디만 '변태'와 혼동하는 이도 많디요.
기런데 기냥 아무 생각 없이 기런 말을 쓰는 거야 기리타 치고, 기걸 내세워서 목청을 높이고
'주장'을 하는 이도 있나 보구만요.
(엉터리로 남발되는 또 다른 과학 용어로는 '**과'가 있디요.)

날도 무더운데 뇌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마음 가라앉히시라요, 꼬깔 동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8/21 22:58
박코스님// 흠... 확실히 그런 면도 없지 않습니다. 저 분의 프로필을 보니 방송 쪽 일도 하신 듯하더라고요. 아무튼 더운 날씨니끼니 기래야겠디요. 흑...
Commented by jick at 2009/08/21 18:14
이게 다 블리자드 때문입니다. 괜히 저그 건물에 evolution chamber 같은 걸 넣어서 얼라들 헷갈리게...
Commented by 꼬깔 at 2009/08/21 22:59
jick님// 아아아...
Commented by H&K at 2009/08/22 22:15
태클은 아닙니다만 저그의 애볼루션쳄버는 다른 행성에 살고있는 다른 동물의 유전자를 긁어모아 모아놓은 유전자 실험실이라고 주워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유전자를 조작해서 괴물을 만든다는...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게 진화인지는 잘 모르겠네요.....(뻘리플쓰고 도주)
Commented by 온한승 at 2009/08/21 23:03
저는 잘 모르겠지만...가끔 꼬깔님을 보면 이런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는 꼼꼼함이 계신데, 너무 신경쓰시지마세요...신경쓰면 지는겁니다 ㅎㅎ
Commented by 꼬깔 at 2009/08/21 23:06
온한승님// :)
Commented by ileshy at 2009/08/22 07:13
신경쓰면 진다는데 한표..
주인장께서 너무 꼼꼼 하신 바람에 자신이 "생물학적 진화"라고 써놓고 영국의 어느학자가 말하는 진화와는 다르다고 말하는 사람의 글을 찾아 읽게 만드셨으니.. 아마도 이것은 고도로 계산된 낚시에 제대로 걸리신게 아닌가 싶네요.. 꼬깔님의 포스팅으로 인해 저분의 블로그를 방문하게된 분이 얼마나 많을까요.. :) 물론 저를 포함해서..
Commented by 꼬깔 at 2009/08/22 15:19
ileshy님// 흑... 죄송합니다. ㅠ.ㅠ 엉엉엉
Commented by highseek at 2009/08/22 13:59
저분의 과학은 자연과학의 진화 가 아닌, 그저..

진화 [명사]
1. 일이나 사물 따위가 점점 발달하여 감.
2. <생물>생물이 외계(外界)의 영향과 내부의 발전에 의하여 간단한 구조에서 복잡한 구조로, 하등(下等)한 것에서 고등(高等)한 것으로 발전하는 일. ≒돋되기.

이런 일반 용어군요-_-; 저분의 생물학적 진화 라는 건 단순히 "몸이 진화(여기서도 일반용어)"하는 것에 불과하겠네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8/22 15:19
highseek님// 흠... 그런거 같아요.
Commented at 2009/08/23 14:38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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