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룡은 뭘 먹고 살았을까?

익룡과 관련한 잘못된 상식 몇 가지

얼마 전 익룡과 관련한 글에 Azafran님께서 이런 질문을 하셨습니다.

저는 익룡은 죄다 물고기를 잡아 먹고 살 것이라는 선입견에 사로 잡혀 있는데요, 이 역시 잘못된 상식일까요? 익룡 역시 다양한 종이 있었을 터이니 죄다 바닷가나 호숫가에만 살며 물고기만 먹고 살았을 것 같지는 않은데, 익룡의 식성에 대한 잘못된 상식도 좀 바로 잡아 주세요. ^^

그래서 이와 관련해 짤막하게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뭐 사실 저도 익룡에 대해 잘 하는 사람은 아니기에 내용상의 오류가 있을 수도 있사오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익룡의 식성은 두개골 모양과 이빨 형태, 그리고 치열(dentition)을 바탕으로 추론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물론 비교적 직접적인 증거도 있긴 합니다. 예를 들어 잘 보존된 Pteranodon 화석의 목 부근에서 물고기 화석이 발견되었는데, 이는 프테라노돈이 현생 펠리컨처럼 먹이를 담아두는 주머니가 있었을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하며 물고기를 주로 잡아 먹었을 것이란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Azafran님께서 말씀하셨 듯 모든 익룡이 물고기만을 잡아 먹고 산 것은 아닙니다. 이와 관련해 간략하게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1) 분기군(Clades)
 A - Dimorphodontidae, B - Anurognathidae, C - Campylognathididae,
 D - Rhamphorhycnoidae, E -  Ornithocheiroidea, F Ctenochasmatoidea,
 G Dsungaripteroidea, H Azhdarchoidea

2) 속(Genera)
1 Dimorphodon, 2 Eudimorphodon, 3 Campyognathoides, 4 Istiodactylus, 5 Ornithocheirus,
6 Pteranodon, 7 Germnaodactylus, 8 Dsungaripterus, 9 Tapejara, 10 Tupuxuara,
11 Zhejiangopterus, 12 Ctenochasma, 13 Gnathosaurus, 14 Pterodactylus, 15 Rhamphorhynchus,
16 Scaphognathus, 17 Anurognathus

★ 곤충이나 작은 도마뱀 등을 먹었을 것 같은 익룡
Dimorphodon(1)이나 Eudimorphodon(2), 그리고 Anurognathus(17) 등은 비교적 넓은 주둥이에 듬성 듬성한 치열을 보입니다. 이런 치열을 보이는 익룡들은 주로 덩치가 작은 녀석들이며, 초기의 익룡입니다. 익룡이 나무 위에서 생활 하던 지배파충류로부터 기원했다는 것으로 미루어 이 녀석들은 나뭇가지 위에서 생활하며 작은 곤충과 도마뱀들을 먹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 주로 물고기를 먹었을 것 같은 익룡
☞ Rhamphorhynchus(15), Ornithocheirus(5), Pterodactylus 등은 미끄러운 물고기를 잡기에 적합한 형태의 치열을 가졌습니다. 즉, 물고기의 피부를 관통해 잡아둘 수 있는 형태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런 부류는 비행하면서 물고기를 낚았을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싶습니다.      

☆ 플랑크톤과 같은 작은 먹이를 먹었을 것 같은 익룡
Ctenochasma(12)Pterodaustro와 같은 익룡은 가늘고 작은 이빨이 촘촘하게 배열된 모습입니다. 이런 이빨은 수염고래나 고래상어와 같은 여과섭식자일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즉, 입을 벌려 물을 머금은 후 물만 뱉어내고 먹이를 삼키는 형태였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 조개와 같은 단단한 껍질의 부숴 먹었을 것 같은 익룡
Dsungaripterus(8)는 뾰족한 부리와 부리 뒤쪽에 비교적 뭉툭한 이빨이 있습니다. 이는 뾰족한 부리로 작은 어패류를 집어 이빨로 부숴먹는 형태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조개처럼 단단한 껍질이 있는 연체동물만을 먹지는 않겠지만, 딱딱한 껍질이 있는 녀석도 부숴먹을 수 있는 clam crusher일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열매를 먹었을 것 같은 익룡
Tapejara(9)와 같이 뾰족하지만 짧은 주둥이를 지닌 녀석들은 단단한 열매를 부숴 먹었을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물론, 작은 도마뱀 등을 잡아 먹었을 수도 있겠지만요.

★☆ 골라 먹는 재미가 있었을 익룡 
☞ 뾰족하고 긴 주둥이를 지닌 Pteranodon(6)이나Quetzalcoatlus와 같은 거대한 azhdarchid는 황새와 같은 삶을 살았으리라 추정하기도 합니다. 물론 작은 물고기를 비롯해 어패류 등 모든 것이 먹이가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부리로 잡아 삼키는 형태였겠지요. 그런데 간혹 거대한 azhdarchid는 작은 공룡 새끼마저 꿀떡 삼키는 모습으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무서운 녀석들...
☆★ ETC
☞ 그 밖에 죽은 동물의 시체를 마다할 이유도 없겠기에 현생 대머리 독수리처럼 시체를 찾아 날아 다니며 이를 먹었을 가능성도 충분하지 않았을까란 생각입니다.


기본적으로 작은 곤충을 먹었을 초기 형태 익룡이후 대부분의 익룡은 이빨 자체가 날카로와 씹기 보다는 썰거나 찍어 삼키는 것에 유리한 형태를 지닙니다. 이는 익룡이 기본적으로 물고기를 먹었을 것이며, 이후 다양한 먹이를 먹는 형태로 적응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까지의 설명은 말 그대로 대표적인 예를 든 것 뿐입니다. 먹이 경쟁이 있을 때 새로운 생태 지위로 스며 들어 진화하는 것이 자연의 섭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니 익룡 역시 굳이 물고기만을 고집하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by 꼬깔 | 2009/09/04 12:22 | 화석 이야기 | 트랙백 | 덧글(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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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Allenait at 2009/09/04 12:31
열매를 먹는 익룡이라.. 익룡이랑 현대의 새랑 식습관이 비슷하군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9/04 19:55
Allenait님// 비슷했으리라 생각됩니다. :)
Commented by 원래그런놈 at 2009/09/04 12:43
익룡도 현생 조류 못지않게 다양한 식성을 보였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9/09/04 19:55
원래그런놈님// 아마 그럴 거 같아요. :)
Commented by 새벽안개 at 2009/09/04 13:01
익룡도 처음에는 tree-down 글라이딩을 하면서 날기를 진화시켰을 가능성이 많군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9/04 19:56
새벽안개님// 그렇습니다. 사실 ground-up은 이치에 맞지 않아 보이기도 하고요. :)
Commented by Azafran at 2009/09/04 13:23
의문을 풀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기대보다도 훨씬 다양했군요. 정말 새랑 비슷한 점이 많네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9/04 19:56
Azafran님// 별 말씀을요. :)
Commented by 위장효과 at 2009/09/04 13:37
퀘찰코의 새끼 공룡 먹는 그림 볼때마다 얼마전 인터넷에 올라와서 크게 관심끌었던 "새끼토끼 잡아먹는 황새-던가 뭐던가..." 사진 생각이 납니다^^.
Commented by 트로오돈 at 2009/09/04 18:32
황새가 아니라 왜가리 아니었나요? 다렌 나이쉬의 블로그에서도 나오던데;;
Commented by 꼬깔 at 2009/09/04 19:56
위장효과님// :)
Commented at 2009/09/04 14:0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9/09/04 19:56
비공개님// 정말 별 것이 다 올라오나봐요. ㅠ.ㅠ
Commented by 마노 at 2009/09/04 16:08
익룡은 항상 물고기만 먹는주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나보네요. 좋은 지식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9/09/04 19:57
마노님// 주로 물고기를 먹겠지만, 늘 그 것만 먹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
Commented by 고르헥스 at 2009/09/05 00:03
볼때마다 프테로다우스트로의 저 수염고래스러운 턱은
....부럽네요
바닷물만 들이켜도 식사라니
제일 고생이 덜했을 것 같은 익룡입니다.
Commented by 온한승 at 2009/09/06 21:54
그건 또 아닐겁니다. 고래처럼 음파탐지도 없는데다 오직 눈으로만 플랑크톤 무리를 쫒아다니는데 진땀좀 뺐을겁니다 ㅎㅎ
Commented by Epik high 메가랍토르 at 2009/09/06 00:26
다음엔 공룡을 사냥하는 익룡..(응?)
Commented by 고르헥스 at 2009/09/06 09:41
그리고 익룡을 전문적으로 사냥하는 공룡...(응?)
Commented by 온한승 at 2009/09/06 21:53
원래 화석이 되기 쉬운 곳이 삼각주 같은 해안가 퇴적지인데다가 익룡의 골격자체가 연약했으니 그런 오해가 빛어지는건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저는 그것보다도 익룡의 머리가 궁금합니다. 특히 후기 익룡들은 몸통보다 머리가 더 큰데 왜 이렇게 큰 머리를 가지게 되었을까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9/08 09:21
온한승님// 그런데 어떤 녀석들은 머리가 크고 그렇지 않은 녀석도 있어요. 오히려 초기 람포링코이드가 덩치에 비해 대두인 편이지요. 후기 익룡 특히 azhdarchids는 주둥이가 엄청 길어진 편에 속하는 듯하고요. 물론 다양한 골즐을 보이는 녀석도 있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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