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원 모의평가 지학Ⅰ 17번 문제

지난 9월 3일 2010학년도 수능 모의평가에서 오답률이 상당히 높은 편이었던 문제 하나를 소개드릴까 합니다. 지구과학Ⅰ17번 문제로 천문학 파트 문제입니다. 우선 문제를 보시고 풀어보세요. :)
풀어 보셨습니까? :) 그럼 우선 정답을 맞춰보겠습니다.

정답은 ⑤번입니다. 맞추셨습니까? :)

이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적도의식 가대란 겁니다. 즉, 적도의식 가대를 이용해 천체를 추적하기에 십자선(crosshair)에 대해 보이는 달의 모습이 항상 일정해야 한다는 거지요. 적도의식 가대의 작동원리만 올바르게 이해하고 있다면 어렵지 않은 문제였지만 다소 생소한 문제라 그랬는지 오답률이 아주 높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여러 인터넷상의 해설강의에서 이구동성으로 이 달의 위상은 '상현달'이라고 설명합니다. 즉, 보이는 모습은 하현달이지만 케플러식 망원경은 도립상으로 상하좌우가 바뀌기 때문에 그렇다는 거지요. 물론 파인더로 보는 것이지만 파인더도 도립상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해설 방식은 상현달의 운동을 보여주고 망원경상에서 도립상으로 보이기에 반대로 그려 놓는 형태였습니다. 어떤 강사는 '정확히 상현달'이라고 강조하기도 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만약 이 달이 상현달이라고 하려면 망원경 시야가 도립이어야 합니다. 물론 일반적인 천체망원경과 파인더는 도립상입니다. 그러나 모든 파인더가 도립상이 아니기에 이를 도립상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습니다. 만약 정립상 파인더를 사용했다면 이 달은 하현달이 되어야 하니까요. 만약 이 문제에서 달의 실질적인 움직임과 방향을 물었다면 상에 대한 정보를 줬어야 할 겁니다. 결론적으로 이 달은 하현달일 수도 있고 상현달일 수도 있습니다. 두 가지 관점에서 모두 설명해보겠습니다.

만약 정립상 파인더를 이용해 관측했다면 실제 달의 모습과 망원경 시야에서 달의 모습이 같을 겁니다. 즉, 하현달이겠지요. 또한, 달의 일주운동은 동에서 남쪽을 거쳐 서로 집니다. 따라서 남쪽을 정면으로 바라볼 때 왼쪽이 동, 오른쪽이 서가 되며, 시계방향의 일주운동을 하겠지요. 즉, 아래 모습과 같을 겁니다.
만약 도립상이었다면 시야에 보이는 모습은 하현달의 모양이지만 실제 상현달의 위상일 겁니다. 또한, 상 자체가 상하좌우가 바뀌었기에 전체적인 일주운동은 아래 그림과 같을 겁니다.
이 경우 배경을 지우고 파인더 시야의 십자선과 달만 본다면 정립상에서의 3시간 후 모습과 도립상에서의 3시간 후 모습은 같게 됩니다. 즉, 도립상이든 정립상이든 정답은 ⑤번이라는 겁니다. 결론적으로 이 문제에서 도립과 정립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또한, 달의 위상 역시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어차피 중요한 것은 파인더 십자선의 움직임이니까요
.

P.S.) 여러 강사의 해설강의를 들으면서 뭔가 이상하고 잘못 설명한 부분이 많더라고요. 조만간 다른 문제에서 개인적으로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 포스팅해보겠습니다.

by 꼬깔 | 2009/09/11 22:34 | SCIENTIA | 트랙백 | 덧글(24)

트랙백 주소 : http://conodont.egloos.com/tb/2435916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Niveus at 2009/09/11 23:08
우하하하... 2번이라고 생각해버렸습니다(...)
에휴 나가 죽어야지 OTL (지과 마지막으로 공부한게 언제냐... 6년전인가;;;)
Commented by 꼬깔 at 2009/09/12 11:25
Niveus님// 하하하 :) 본래 그렇습니다. :)
Commented by 카니발 at 2009/09/11 23:25
얼마전에 사탐을 풀었던 문과생으로선 이해하기 어렵군요. 아아 어려워서 슬픈 과학이여...;ㅁ;
Commented by 꼬깔 at 2009/09/12 11:25
카니발님// :)
Commented by 김남용 at 2009/09/12 00:39
그래도 나름 지구과학을 좋아하던 학생으로서.... 듣도보도 못한 문제군요. T^T
제가 공부했을땐 지구과학 교과서에 적도의식 망원경 자체가 없었는데 말이죠...

아! 전 문과생이었군요! ㅡ_ㅡ;;;;
Commented by 꼬깔 at 2009/09/12 11:26
김남용님// 아하하 :)
Commented at 2009/09/12 00:5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9/09/12 11:26
비공개님// 흑... 사실 저도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
Commented by 푸훗 at 2009/09/12 00:58
망원경 종류가 적도의식인게 포인트다! 까지 생각했는데
적도의식이 뭔지 다른게 뭔지 다 까먹었습 [....] 지1을 분명 했었는데..... ozn
Commented by 꼬깔 at 2009/09/12 11:27
푸흣님// 하하하 :) 본래 그렇잖습니까? :)
Commented by 사상 at 2009/09/12 03:29
수능때 지학대신 생2를 해서 이런 문제 나오면 그저 멍~
Commented by 꼬깔 at 2009/09/12 11:27
사상님// 아~ 그러셨군요? :)
Commented by 실피드 at 2009/09/12 05:26
망원경이랑 오래 놀았던 짬밥으로 맞추긴 했는데 도립 상이란 건 까먹고 있었네요. ^^;
이런 걸 우연히 맞췄다고 하는거겠죠? 좀 어려운 문제 같아요. ㄷㄷ
Commented by 꼬깔 at 2009/09/12 11:27
실피드님// 그래서 경험이 중요한 겁니다. :) 경험이 많은 분께서는 자연스레 답이 나오지요. :)
Commented by 위장효과 at 2009/09/12 07:49
예전 지학 수업에서 저런 거 안 배웠는데~~~~~~~~~!!!!!!!
Commented by 꼬깔 at 2009/09/12 11:27
위장효과님// 예전엔 없었어요. :)
Commented by Alias at 2009/09/12 10:30
저게 5번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 4번처럼 된다면 적도의로 장시간 노출해서 사진찍는게 불가능하니 말이죠...ㅋㅋ

인강하는 분들은 어디까지나 어떤 특정분야의 전문가라기보다는 그걸 "그럴싸하게 설명"하는 데 특화된 사람이니 어쩔 수 없지요. 그럴싸한 설명이 과학적 사실과 일치하는 경우가 많지만 아닌 경우도 꽤 되는데...
Commented by 꼬깔 at 2009/09/12 11:28
Alias님// 그렇지요. :) 중요한 것은 크로스헤어에 대한 달의 상대적 위치니까요. 말씀처럼 인강하는 분들은 그렇게 정답을 알고 그럴싸하게 짜맞추는 재주가 있음에 틀림 없습니다. 그리고 그런 설명이 그럴싸한 포장을 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생기기도 하고요. 좀 씁쓸하긴 합니다. ㅠ.ㅠ
Commented by Esperos at 2009/09/12 10:32
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도 1년이나 지난 뒤에야 겨우 황도 개념을 이해했습니다. 고등학교 과학에서는 기초개념을 너무 물덤벙 술덤벙 넘어가서, 좀 많이 밟아줘도 실제 교육에 반영이 될까 말까일 겁니다 (____)
Commented by 꼬깔 at 2009/09/12 11:29
Esperos님// 아... 황도 개념이 사실 쉽지 않잖습니까? 사실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도 궁금합니다. 지구과학 교과 과정에서 나오지만 말입니다.
Commented by 고인돌 at 2009/09/12 17:20
해설강의에서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셨던 점은 학원선생님들이 고등학교 지구과학2 과정 내의 개념으로 설명을 하느라 그렇게 느끼셨던거 아닐까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9/12 17:51
고인돌님// 그건 지구과학2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망원경과 관련한 것은 지구과학1에 나오고요. 이는 기계적으로 '천체망원경으로 사용하는 광학계는 도립상이야'라는 해석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문제는 저런 것이 아이들을 더 혼란스럽게 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Commented by shaind at 2009/09/12 17:42
옛날 지구과학2에서는 저런 거 안 배웠는데 요샌 천문학 파트가 좀 빡빡한 모양이네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9/12 17:51
shaind님// 요즘 지학은 천문 쪽이 고득점을 좌우하는 단원이 되었답니다.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