랍토렉스는 티라노사우루스가 아닙니다.


동아사이언스를 훑어 보다가 '사람만한 티라노사우루스 있다? 없다?'란 기사를 발견해 읽었습니다. 그런데 기사 내용 중 다소 문제가 있어 보이는 부분이 있어 적어 봅니다.

★ 랍토렉스(Raptorex)는 티라노사우루스(Tyrannosaurus)인가?
☞ 랍토렉스는 당연히 티라노사우루스가 아닙니다. Lee님께서 구해주신 논문을 읽어보니 - 아... 정리해서 올린다는 것이 아직도 흑... - 이 녀석은 거대한 티라노사우리드(tyrannosaurid, 티라노사우루스과 공룡)의 공통조상에 가까운 티라노사우로이드(tyrannosauroid)로 분류했습니다. 즉, 티라노사우리드와 많은 형질을 공유하지만 basal tyrannosaurid가 아닌 tyrannosauroid이며, 티라노사우리드의 자매군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기사 제목에 나오는 '사람만한 티라노사우루스'나 기타 기사 전반에 쓰인 '티라노사우루스'란 표현은 적절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티라노사우로이드나 '티라노사우루스류', '티라노사우루스 무리' 정도로 표현하는 것이 적절하리라 생각합니다.

★ 티라노사우리드는 2족 보행을 위해 앞다리가 짧아졌다?
☞ 기사 내용 중 "그간 학자들은 티라노사우루스의 비정상적으로 짧은 앞다리를 두고 원래 길었지만 2족 보행을 위해 차츰 짧아진 것으로 생각해왔다."란 부분이 있더군요. 이는 적절치 않습니다. 이미 티라노사우리드를 포함하는 수각류는 2족 보행을 했고, 초기 지배파충류부터 이미 2족 보행을 위한 앞다리의 축소가 있었습니다. 티라노사우리드의 앞다리 축소는 2차적인 것으로 추정하며, 대개 두개골의 거대화와 맥을 같이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정설이었습니다. 단지, 거대화 이후 앞다리가 짧아진 것이 아니라 이미 짧아진 상태에서 거대화가 일어났다는 것이 랍토렉스 발견의 의의라 할 수 있습니다. 기사 내용은 자칫 티라노사우리드의 조상이 4족 보행을 했다는 얘기로 들릴 소지가 있어 보입니다. 오히려 모든 공룡의 공통조상은 이미 2족 보행을 했고, 용각류나 조반류의 일부가 2차적으로 4족 보행으로 바뀐 것입니다.


어쨌든 랍토렉스는 작은 티라노사우로이드로부터 어떻게 거대한 티라노사우리드가 나왔는지를 밝힐 수 있는 좋은 단서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랍토렉스는 티라노사우루스가 아닙니다. 물론 일반적인 의미로 티라노사우루스란 표현을 썼겠지만 기왕 과학기사 쓰는 거 정확하게 쓰면 어떨까란 생각이 듭니다. 조만간 랍토렉스 관련 포스팅을 해보겠습니다.

by 꼬깔 | 2009/09/29 15:19 | 공룡 이야기 | 트랙백 | 덧글(21)

트랙백 주소 : http://conodont.egloos.com/tb/2447315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위장효과 at 2009/09/29 15:47
티라노사우리드 앞다리가 짧아진 것은 금연운동의 효과...(퍽!)

동아사이언스 기사의 부정확한 내용이야 뭐...유구무언이지요.

티라노사우리드의 짧은 앞다리는 볼때마다 참 희한합니다. 저걸 보충하려고 머리가 커졌을 것인가 아니면 다른 원인때문에 대두화와 숏다리화가 같이 일어난 것일까...
Commented by 꼬깔 at 2009/09/30 05:49
위장효과님// ㅋㅋㅋ 일반적으로는 머리가 커지면서 앞다리가 짧아졌다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샘이 at 2009/09/29 15:51
자매품이군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9/30 05:49
샘이님// 하하하
Commented by Allenait at 2009/09/29 16:17
예전에 보니까 '사실 티라노사우루스의 짧은 앞발은 이쑤시개다!' 하는 주장도 있더군요.(...)
Commented by 회색사과 at 2009/09/29 16:44
이까지 닿을만큼 [이를 쑤실 수 있을만큼] 길지 않아보이므로

그것도 무효일 것 같아요!!!

초면에 농담이 불쾌하셨다면 죄송합니다.
Commented by Allenait at 2009/09/29 17:20
아뇨 괜찮습니다. 그때 그림도 있었는데 티라노사우르스가 열심히 고개를 숙이더군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9/30 05:49
Allenait님// 예전에 전파과학사 책에 보면 그런 내용이 나온답니다. :) 어딘가 포스팅도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찾아봐야겠습니다. :)
Commented by Niveus at 2009/09/29 16:50
역시 티라노사우리드 앞다리가 짧아진건 금연을 한 개체만이 살아남아서 저리 된거라니까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9/30 05:50
Niveus님// 하하하 :)
Commented by The Nerd at 2009/09/29 18:11
두개골형이 티라노사우리드와 묘하게 다르다고 느꼈습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9/09/30 05:50
Lee님// 티라노사우리드의 특징적인 두개골로의 변화 과정이라고나 할까요?
Commented by 트로오돈 at 2009/09/29 18:30
랍토렉스보고 티란노사우루스라 하는거는 살쾡이보고 호랑이라 하는거나 다름이 없어보이네요. 어떻게 동물 보는 눈이 그렇게 없을수가 있는지;;
Commented by 꼬깔 at 2009/09/30 05:50
트로오돈님// ㅠ.ㅠ
Commented by 원래부터 at 2009/09/29 19:05
사냥에 있어서 머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져서 앞다리가 짧아 진거 아닐까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9/30 05:51
원래부터님// 빙고! 그게 현재로선 일반적인 설명입니다.
Commented by 구이 at 2009/09/30 22:06
확실히 티렉스 머리는 사각형이군요...하지만 랍토렉스는 차라리 데이노니쿠스와 유사한 형태네요..
Commented by 꼬깔 at 2010/11/04 22:10
구이님// :) 아래턱을 보시면 데이노니쿠스와 많이 다른 느낌이지요. :)
Commented by 매소조익 at 2009/10/01 09:40
네셔널지오그래픽에선 랩터렉스라고 나온...
Commented by 향유고래 at 2010/11/04 09:13
랍토렉스라.. 들어본적이 별로 없는 공룡이긴 하지만서도 두개골 모양을 보니 티렉스보다는 랍토르하고 비슷한것같아요..
Commented by 꼬깔 at 2010/11/04 22:10
향유고래님// 당연하지요. :) 랍토르와 티렉스를 포함하는 티라노사우로이드가 공통 조상을 지녔으니까요. :) 턱을 보시면 랍토르와 다른 두툼함을 느끼실 수 있으실 겁니다. 저 아래턱은 티렉스의 것 축소판처럼 느껴지거든요. :)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