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9월 29일
설교 드립 3단 콤보
저녁에 강의가 있어 4시 쯤 지하철 7호선을 탔습니다. 마침 자리가 있어 앉아 프린트를 좀 살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10분 쯤 지났을까? 옆에 계신 어르신께서 말을 거십니다.
어르신 : 뭘 재밌게 보고 있습니까? 저도 좀 볼 수 있을까요?
꼬깔 : 아 좀 볼 게 있어서요. 제가 좀 급하게 봐야하는 겁니다.
어르신 : 요즘 애들 배우는 수준이 어떤가 궁금해서 그럽니다.
꼬깔 : 제가 좀 급하게 읽어야 하는데...
어르신 : 저도 대학 나온 사람입니다.
꼬깔 : 그럼 한 장만 보세요.
어르신 : (돋보기를 꺼내 쓰신 후 뭔가 열심히 살핀 후) 수준이 아주 낮군요.
꼬깔 :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신가요?
어르신 : 한자가 하나도 없고 모두 한글이네요.
꼬깔 : 그게 무슨 상관이 있지요?
어르신 : 용어들을 한자로 쓰면 바로 뜻을 알 수 있는데...
꼬깔 : (뭔가 이상하다)
어르신 : 그러니 요즘 애들 배우는 수준이 아주 형편 없어.
꼬깔 : 한자와 수준이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어르신 : 중국과 일본 그리고 우리는 한자를 써야 하는데 우리만 쓰지 않으니 떨어지는 거지요.
꼬깔 : (점점 청국장 생각이 났습니다.) 한자 쓰는 것과 무슨 관계가 있다고 그런 말씀을 하세요?
어르신 : 한자를 보면 척 이해가 되는데, 한자를 모르니 외우는 거 아닙니까?
꼬깔 : 전 그냥 읽고 있었습니다.
어르신 : 한자를 모르니 외우고 앉아 있지. 가르치는 사람이나 배우는 사람이나 똑같아.
이후 몇 차례 더 대화가 오갔는데, 결국 청국장으로 수렴하더라고요. 결론은 한자를 배우지 않으니 수준이 떨어진다는 식의 말씀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던 프린트는 '물과 수소결합, 그리고 생명현상' 관련 지문이었습니다. 도대체 한자와 무슨... 그리고 단순히 한자가 없다는 것으로 '수준이 낮다'고 단정 짓는 모습을 보면서 한 숨만 나오더라고요. 결국 프린트 읽기를 포기하고 무시하기 신공을 발휘해 눈을 감았습니다. 옆에서 계속 궁시렁궁시렁... ㅠ.ㅠ 그리고 내리시면서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하십니다.
한자를 배우세요. 그러면 모든 것이 이해됩니다.
그렇게 멍한 상태로 어르신을 보낸 후 '혹시 저 분이 청국장 아닐까?'란 생각을 하고 있는데, 서서히 다가오는 아줌마 목소리...
주님을 영접하시어 천국에 가시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성경책(헉)을 든 아줌마가 열심히 주님을 믿으라 설교하십니다. ㅠ.ㅠ 잠깐 사이에 정말 정신이 혼미해졌습니다. 그리고 저녁에 두산은 조정훈에게 설교를 듣고 말았던 겁니다. ㅠ.ㅠ
정말 그 어르신은 말이 통하지 않았습니다. 사람이 많은 지하철인지라 언성을 높여 얘기할 수도 없었기에 그냥 저분 아들이 아닌 것에 감사하는 마음 뿐이었다는... 그러게 지하철 타면서 Frey님께 얻은 Anchiornis 논문이 읽고 싶더라니까요. 그 논문도 한자가 한 개도 없거든요. 영어 논문이니까요. ㅠ.ㅠ
어르신 : 뭘 재밌게 보고 있습니까? 저도 좀 볼 수 있을까요?
꼬깔 : 아 좀 볼 게 있어서요. 제가 좀 급하게 봐야하는 겁니다.
어르신 : 요즘 애들 배우는 수준이 어떤가 궁금해서 그럽니다.
꼬깔 : 제가 좀 급하게 읽어야 하는데...
어르신 : 저도 대학 나온 사람입니다.
꼬깔 : 그럼 한 장만 보세요.
어르신 : (돋보기를 꺼내 쓰신 후 뭔가 열심히 살핀 후) 수준이 아주 낮군요.
꼬깔 :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신가요?
어르신 : 한자가 하나도 없고 모두 한글이네요.
꼬깔 : 그게 무슨 상관이 있지요?
어르신 : 용어들을 한자로 쓰면 바로 뜻을 알 수 있는데...
꼬깔 : (뭔가 이상하다)
어르신 : 그러니 요즘 애들 배우는 수준이 아주 형편 없어.
꼬깔 : 한자와 수준이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어르신 : 중국과 일본 그리고 우리는 한자를 써야 하는데 우리만 쓰지 않으니 떨어지는 거지요.
꼬깔 : (점점 청국장 생각이 났습니다.) 한자 쓰는 것과 무슨 관계가 있다고 그런 말씀을 하세요?
어르신 : 한자를 보면 척 이해가 되는데, 한자를 모르니 외우는 거 아닙니까?
꼬깔 : 전 그냥 읽고 있었습니다.
어르신 : 한자를 모르니 외우고 앉아 있지. 가르치는 사람이나 배우는 사람이나 똑같아.
이후 몇 차례 더 대화가 오갔는데, 결국 청국장으로 수렴하더라고요. 결론은 한자를 배우지 않으니 수준이 떨어진다는 식의 말씀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던 프린트는 '물과 수소결합, 그리고 생명현상' 관련 지문이었습니다. 도대체 한자와 무슨... 그리고 단순히 한자가 없다는 것으로 '수준이 낮다'고 단정 짓는 모습을 보면서 한 숨만 나오더라고요. 결국 프린트 읽기를 포기하고 무시하기 신공을 발휘해 눈을 감았습니다. 옆에서 계속 궁시렁궁시렁... ㅠ.ㅠ 그리고 내리시면서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하십니다.
한자를 배우세요. 그러면 모든 것이 이해됩니다.
그렇게 멍한 상태로 어르신을 보낸 후 '혹시 저 분이 청국장 아닐까?'란 생각을 하고 있는데, 서서히 다가오는 아줌마 목소리...
주님을 영접하시어 천국에 가시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성경책(헉)을 든 아줌마가 열심히 주님을 믿으라 설교하십니다. ㅠ.ㅠ 잠깐 사이에 정말 정신이 혼미해졌습니다. 그리고 저녁에 두산은 조정훈에게 설교를 듣고 말았던 겁니다. ㅠ.ㅠ
정말 그 어르신은 말이 통하지 않았습니다. 사람이 많은 지하철인지라 언성을 높여 얘기할 수도 없었기에 그냥 저분 아들이 아닌 것에 감사하는 마음 뿐이었다는... 그러게 지하철 타면서 Frey님께 얻은 Anchiornis 논문이 읽고 싶더라니까요. 그 논문도 한자가 한 개도 없거든요. 영어 논문이니까요. ㅠ.ㅠ
# by | 2009/09/29 23:49 | RES PROBLEMATICA | 트랙백 | 핑백(3) | 덧글(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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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로 된 책 중에 좋은 과학책이 있으면 한자 외울텐데 그런 책 없잖아. 한자는 안될거야 아마.
한자가 없어서 수준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니..ㅠㅠ
NOT DiGITAL
내용상의 수준과 언어가 무슨 상관이 있는지 이해를 못하시는 분 같아요. =_=
그 분이 생각하는 언어 수준의 등급을 매겨보면 어떤 순서로 나올지..
한자 (중국어? 일어? 대만?) > 영어 > 유럽어 > 한글 (?) ..
상당수의 용어들이 한자어니...공부에 관심이 있다면야 어떻게든 이해하니 상관없지만,
대다수의 학생들에게 과학교과서는 대충 짐작조차 안 가는 단어 집합으로 보이는 게 아닌가
싶은 경우가 있습니다. 가뜩이나 재미 없는데 쏼라쏼라하는 주문처럼 들리는 단어 듣다보면
더 재미 없겠죠. '실무율' 쯤 되면...
이상하게 '한자를 알고 있음=지식인=애국자' 라는 이상한 관념을 가지신 분들이 왜 이렇게 많은지.....
어쨌든 이번 경우도 답답하긴 마찬가지군요.
내용에 아는게 없을 뿐이고~
트집잡을 거리는 한글 뿐이었고~♬
암튼 수고하셨습니다...ㅠㅠ;;
일본 양자역학 책도 있는데 ...
어려서부터 맞아가며 한자를 배웠기에 어지간한 한자는 읽고 쓰는데 지장은 없습니다만 ...
중국에서 나온 양자역학 교재 읽는데, '한자'를 알아보는 것 외에는 전혀 도움이 안되더군요. 처라리 순수 한글로 된 송희성 양자역학책은 도움이 잘 되던데 ...
예전에 비슷한 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어서 '간자체'로 되어 있는 책을 던져 줬더니 '공산당이 만든 글씨는 안 본다.' 라며 거절하더군요. 그래서 '논어'를 쭉 긁어서 뿌려주고 해석해보라고 했더니 못 읽더군요. 한자공부는 아마도 천자문 겨우 외우고 무지하게 아는 체한다는 것에 올인 하겠습니다.
날씨가 추워져 옵니다. 소외된 우리의 이웃(이라고 하기엔 좀 민폐스럽지만 아무튼)들에게 따뜻한 관심 1g씩을 보내야 할 듯 싶습니다.
재밌는 건, 저런 분들에게 영어드립치면 거의 100% 확률로 방패막이에 성공한다는 듯.
즉, 영어 --> 오오 수준높은 언어 오오 // 100% 한글 --> 질떨어져서 못 보겠네 ^^
이런 거라죠?
쓰고 나도 좀 뭔가가 씁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