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의 독니와 뱀의 독니

독한 것들!!

최근 소위 '랩터'로 알려진 dromaeosaurid인 Sinornithosaurus가 독니를 지녔을 가능성을 주장하는 논문이 나왔습니다. 사실 시노르니토사우루스가 처음 발견되었을 때도 의심했던 부분이었지만 넘어간 부분을 재조사한 결과라고 합니다. 1999년 명명된 모식종인 Sinornithosaurus millenii와 2004년 명명된 새로운 종인 Sinornithosaurus haoiana에서 공통적으로 상대적으로 길고 측면에 홈이 있는 상악치(maxillary teeth)가 존재하며, 상악골(maxilla) 부분에 독샘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높은 공간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홈이 있는 이빨이 바로 독니(maxillary fang)이라는 겁니다.
Sinornithosaurus millenii (vg : venom groove, mxf : maxillary fang)

Sinornithosaurus haoiana (vg : venom groove, mxf : maxillary fang)

새와 근연이며, 또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벨로키랍토르, 데이노니쿠스와도 근연인 공룡에서 독니의 존재 가능성이 나왔다는 점은 참으로 재밌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독니는 소위 'rear-fanged snake'라 불리는 종류의 뱀처럼 치명적인 독보다는 먹잇감의 움직임을 둔화시키는 용도로 추정한다고 합니다. 이 논문에서는 이런 독니를 당시 - Yixian Formaiton, Jehol Group, 랴오닝에 위치하며, 수많은 깃털공룡과 백악기 원시 조류가 발견된 곳입니다. -  공존했던 많은 새를 사냥하는데 쓰였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합니다. 즉, 새의 깃털을 뚫고 독을 주입해 움직임을 둔화시켜 사냥한다는 그런 시나리오입니다. 재밌는 것은 이 논문 저자 중 한 명인 캔자스 대학교의 Larry Martin 박사 - 임종덕 박사님의 지도교수이기도 하셨습니다. - 가 바로 Feduccia와 더불어 '새의 조상은 공룡이 아니다.'라 주장하는 대표적인 학자라는 점입니다. :) 뭔가 미묘하지 않습니까? 새를 잡아 먹는 깃털 공룡이라... :)

그런데 현생 독사의 대부분은 앞니가 독니란 겁니다. 그런데 독니의 기원이 상악치라는 논지의 논문(Freek J. Vonk et al.)이 2008년 발표되었습니다. 또한, 현생 도마뱀 중 독니를 지닌 녀석들 역시 rear-fanged snake와 비슷한 형태라고 한다면 공룡의 독니와 인룡류(뱀 + 투아타라 + 도마뱀)의 독니 형질이 공유 형질일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란 생각이 듭니다.  
(출처 : http://www.evolutionbites.com/images/stories/science/fang_origin.jpg)

어쨌든, 드로마이오사우리드인 시노르니토사우루스가 독니를 지녔다는 것은 근연인 벨로키랍토르 역시 가능성이 있는 것은 아닐까란 궁금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물론 현생 뱀이 모두 독사가 아닌 것처럼 모든 드로마이오사우리드가 독을 지니지는 않았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독니'가 인룡류(Lepidosauria)의 전유물이 아님은 틀림 없어 보입니다.

Refs
1. Gong, E., L.D. Martin, D.E. Burnham, and A.R. Falk. (2009). "The birdlike raptor Sinornithosaurus was venomou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
http://www.nature.com/nature/journal/v454/n7204/abs/nature07178.html

by 꼬깔 | 2009/12/28 00:02 | 공룡 이야기 | 트랙백(1) | 덧글(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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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테켈리리하게 해줄게♡ at 2011/10/21 18:08

제목 : 공룡의 독
공룡의 독(Dinosaurian venom) 1. 들어가는 글 현존하는 수많은 동물들은 독을 지니고 있다. 물론 척추동물 역시 예외는 아니며 특히 파충류의 경우 독니를 지닌 대부분의 동물이 속한다. 심지어 파충류의 후손인 조류 중에도 깃털에 독을 지닌 종이 있다. 오늘날의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과거의 파충류들 중에도 독을 지닌 종류가 있...more

Commented by 존다리안 at 2009/12/28 00:06
현생 뱀인 유혈목이의 경우 위턱 뒷부분에 독아가 있는 것으로 압니다. 이 경우는 좀 특이한 것 같더군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12/29 22:07
존다리안님// 그 녀석도 그런가 보군요? :)
Commented by The Nerd at 2009/12/28 00:06
공룡이 생기고 1억년 동안 뭔 일이 있었는지 아무도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 말이 1억 년이지 인간의 역사가 몇번 되풀이되는 세월인지...독니 구조 같은 복잡한 생리도 충분히 나올 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12/29 22:07
Lee님// 그러게나 말입니다. :)
Commented by Allenait at 2009/12/28 00:39
저도 윗턱 뒷부분에 독니가 있는 뱀을 들어본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아브공군 at 2009/12/28 07:47
저두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12/29 22:07
Allenait님// 그러시군요? :)
아브공군님// :)
Commented by 카놀리니 at 2009/12/28 09:12
후아류들은 거의 윗턱 뒷부분에 독니가 있다고 하더군요 대표적인게 맹그로브 스네이크같은 녀석들이 말이죠
Commented by 꼬깔 at 2009/12/29 22:08
카놀리니님// 그런 녀석들을 후아류라 부르는군요? 맹그로브 스네이크는 제법 위협적인 녀석 아닌가요? 아무튼, 대개 뒤쪽 독니를 지닌 녀석들은 상대적으로 덜 위협적인 듯싶더라고요.
Commented by thdino at 2009/12/28 17:08
공룡의 세계는 생각보다 다양하고 역동적이었군요. 공룡의 세계는 그외에도 우리가 모르는 어떤 엄청난 비밀을 가지고 있겠죠? 그동안은 공룡은 멍청한 파충류로 폄하되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져서 역동적이고 엄청난 삶을 살다 간 종으로 바뀌고 있군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12/29 22:08
thdino님// 그랬던 것 같습니다. :)
Commented by 구이 at 2009/12/28 18:13
시노르니토사우루스나 미크로랍토르, 밤비랍토르같은 작은 녀석들 위주로 독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때껏 그랬듯이 데이노니쿠스나 벨로키랍토르, 유타랍토르같은 것들은 독 없이도 큰 조각류를 사냥했다고 해도 크게 무리가 없어보이는데요....독의 유무는 이빨을 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요..?? 공룡의 독니라는 말이 나오고 나서 데이노니쿠스나 벨로키랍토르의 두개골이나 이빨을 봐도 홈이 없어보이거든요..뭐 그래도 근연의 녀석이 그런 말이 나왔으니 있었다고 해도 무리는 없지만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12/29 22:08
구이님// 앞으로 좀 더 연구를 통해 많은 것이 밝혀지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
Commented by 구이 at 2009/12/28 18:39
위턱에도 홈이 있어보이는데 아래턱에도 홈이 있어보이는데 아래턱 이빨들은 그냥 이빨이겠죠...??
Commented by 꼬깔 at 2009/12/29 22:09
구이님// 연구 결과로는 치골(dentary)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
Commented by 티라노 at 2010/01/18 20:54
제가 뭘 만드는데 이 자료를 머리에 집어너야 겠어요.
Commented by 정직한 at 2010/08/28 04:41
Gong et al. 의 위 논문이 실렸던 저널 PALÄONTOLOGISCHE ZEITSCHRIFT 에 최근 이런 논문이 발표되었다네요.
http://www.springerlink.com/content/5727243158v08231/
A reassessment of the purported venom delivery system of the bird-like raptor Sinornithosaurus
by Federico A. Gianechini, Federico L. Agnolín and Martín D. Ezcurra
간단히 말해, Gong et al. 이 독니라고 해석한 것이 잘못되었다 - 정확히는, 독니와 독샘을 가지고 있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 - 는 얘긴데, 이런 논문 소식은 매체에 실리기가 쉽지 않은 듯 합니다.
Commented by Mesozoic at 2012/08/24 21:17
그런데 또 거기 대한 반박 논문이 나와 현재는 대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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