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본기 중기 사지류 보행렬 발견


폴란드의 남동쪽 데본기 중기 - 3억 9,500만 년 전 - 지층에서 보행렬이 발견되었습니다. 이 발자국 화석은 앞다리와 뒷다리가 명확하게 구분되며, 발가락도 구분된다고 합니다. 보행렬을 토대로 추정한 동물의 크기는 약 2.4m 정도이며, 꼬리가 끌린 자국이 없는 것으로 보아 얕은 물 속에서 나타난 흔적으로 생각한다고 합니다. 이 발견이 놀라운 점은 2가지입니다.

첫째, 이전까지 발견된 최고(最古) 사지류의 화석은 약 3억 7,500만 년 전의 것이란 점입니다. 작년에 발견된 틱타알릭 - 사지류와 육기어류의 중간 형태이며, 어류 쪽에 치우친 녀석 - 의 연대가 3억 7,500만 년 전 (좀 더 사지류다운 익티오스테가와 아칸토스테가가 약 3억 6,500만 년 전에 해당합니다.) 이었습니다. 그런데 사실상 완전한 다리로 육상에서 걸어다닐 능력이 있는 사지류가 이보다 약 2,000만 년 전에 존재했다는 겁니다. 즉, 사지류가 이미 데본기 중기에 존재했다는 그런 얘기가 되는 셈입니다.

둘째, 이전까지 사지류의 상륙 작전은 늪지나 강하구에서 있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 보행렬이 발견된 장소는 과거에 조간대 내지는 석호였다는 점입니다. 즉, 상륙 작전이 바다에서 있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생 양서류가 모두 담수성이란 점에서 만약 바다에서 상륙 작전이 있었다면 결국 상륙 후 모두 담수 환경에 적응했다는 얘기가 되는 것일까요? :)

여러 가지 면에서 흥미로운 발견인 듯합니다.

물론, 이 발견을 왜곡해서 "거봐라, 틱타알릭보다 연대가 앞선 사지동물이 존재했으니, 틱타알릭은 완전한 물고기였지. 따라서 진화론은 개뻥" 이란 주장이 나오겠지요? :) 관련 내용은  "Grzegorz Niedźwiedzki, Piotr Szrek, Katarzyna Narkiewicz, Marek Narkiewicz, Per E. Ahlberg (2010). "Tetrapod trackways from the early Middle Devonian period of Poland". Nature 463: 43–48. doi:10.1038/nature08623."에 있다네요. 물론 읽어보지는 못했습니다. :)

P.S.) 신문 기사에 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떴다면 댓글 구경은 :)

by 꼬깔 | 2010/01/11 14:22 | 화석 이야기 | 트랙백 | 덧글(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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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10/01/11 14:3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10/01/11 15:49
비공개님// 감사합니다. :)
Commented by Niveus at 2010/01/11 14:42
흐음 흥미로운 놈이 나왔군요 -_-;;;
어짜피 갭이 3억년이 훨 넘게 있으니 도중에 절멸했다던지 하는 경우도 생각해볼수 있겠죠.
그리고 저 주장 반대로 풀어헤치면 포유류가 있으니 양서류는 물고기냐 로 바꿀수도(억지주장이지만;;;)
Commented by 꼬깔 at 2010/01/11 15:56
Niveus님// 재밌는 발견이지요. :)
Commented by Frey at 2010/01/11 14:59
논문 읽어봤습니다. 재미있네요^^; 예전부터 틱타일릭 등이 F-F boundary에 걸쳐서 나타나는 점이 조금은 의심스럽다고 생각했는데, 그 이전에 나타난 tetrapod가 있다는 것은 확실히 납득할만합니다. 해당 지층에 대한 퇴적학적 연구가 함께 제시되지 않은 것은 조금 안타깝지만, 제시된 증거만으로도 퇴적 환경을 tidal flat으로 해석하기에는 별 문제가 없어보이네요.
Commented by 꼬깔 at 2010/01/11 15:57
Frey님// 읽어봐야겠습니다. :) 확실히 재밌는 일인듯!! :) 그리고 확실히 퇴적 환경이 tidal flat일 가능성은 높은 것이군요?
Commented by Frey at 2010/01/11 16:01
'contains abundant laminites with desiccation cracks and raindrop impressions'라고 되어 있는데, dessication crack은 쉽게 건조될 수 있는 (물 위로 드러나는) 환경이었음을 시사합니다. 주로 tidal flat이나 lagoon에서 많이 나타나는 것이죠. marine origin은 제시된 증거만으로는 잘 모르겠는데, 전체 퇴적 환경을 연구한 논문이 많을테니 큰 문제는 없을겁니다.
Commented by 트로오돈 at 2010/01/11 15:15
올챙이대마왕님은 이것에 대해 '어쩌면 사지동물(육기어류일듯?)은 여러차례 육상진출을 한게 아닐까'하고 추론하시더군요. 척추동물이 비행을 여러차례 시도한걸 보면(익룡, 조류, 박쥐 및 활강하는 척추동물 모두)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요?
Commented by 꼬깔 at 2010/01/11 15:56
트로오돈님// 물론 그 가능성도 있겠지만 어떤 것이 좀 더 절약적인 사고인지는 확인해봐야겠지요. 그런데 개인적으로 사지류로의 진화가 비행보다 나타나기 어려운 사건인지라 회의적이긴 합니다.
Commented by Allenait at 2010/01/11 15:38
이거 놀라운 발견이로군요..

어쩌면 담수/해수 다 적응하는 종이었을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모르겠군요
Commented by 꼬깔 at 2010/01/11 15:57
Allenait님// 물론 그 가능성이 없는 것이 아니지만 확률적으로 쉽지는 않을 듯싶어요.
Commented by The Nerd at 2010/01/11 15:49
쉽지는 않겠지만 이 발자국을 남긴 애들하고, 일전에 클랙 박사가 발견했던 그 녀석하고 근연 관계가 있는지 보면 트로오돈 님의 의견을 검증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과연 육상으로 갔던 사지류가 우리 조상들 뿐이었는지 아니면 온갖 다른 계통에서 일거에 시작된 것인지...
Commented by 꼬깔 at 2010/01/11 15:58
Lee님// 그렇겠죠. 문제는 그런 단서를 쉽게 발견할 수 있느냐란 거... 또한, 사지류로의 진화가 몇 차례 일어날 가능성이 높겠느냐란 것...
Commented by 새벽안개 at 2010/01/11 16:30
시기적으로도 그렇고 담수가 아닌 조간대라는 이야기도 그렇고 좀 이상합니다. 게다가 2.5m 정도의 덩치큰 놈이 배와 꼬리를 끌지 않고 다녔다면 정말 놀라운 사건이죠. 이거 혹시 담수 웅덩이 수중 바닥에 찍힌 발자국이 잘못 해석될수는 없을까요?
Commented by 꼬깔 at 2010/01/11 17:01
새벽안개님// 우선 그 지층이 어떤 환경인가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인데, 퇴적학쪽 전공이신 Frey님 말씀으로는 조간대가 맞는 듯합니다. 그리고 꼬리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아 물 속에서 찍힌 듯합니다. 그럼에도 발가락이 나타난다는 것은 사지류의 발자국이 맞는 듯하고요. 재밌네요.
Commented by 에디아카라 at 2010/01/11 18:53
얼마 안 있으면 모 단체 홈페이지에 "진화론자들 사이에도 의견통일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라는 식의 글이 올라오겟군요. 혹시라도 사지류로의 진화가 독립된 두 차례의 분지를 통해 이뤄졌다는 가설이 제시되기라도 하면, "이래서 진화론은 반증 가능성에 대해 폐쇄되어있다." 류의 소리를 주술처럼 반복하지 않을까 싶네요.
Commented by 꼬깔 at 2010/01/11 23:16
에디아카라님//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ㅠ.ㅠ
Commented by 누렁별 at 2010/01/11 19:07
그런데 저 몽타주는 발자국만 보고 그렸을까요. 누구 머리-몸통-꼬리를 빌렸는지 궁금하군요 (후~아유 우후~ 우후~)
Commented by 트로오돈 at 2010/01/11 22:03
저 몽타주는 저 발자국의 주인이 아니고 그냥 초기 사지동물 중 아무거나 갖다가 실은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위키피디아의 투를레르페톤 복원도인듯 하네요
Commented by 꼬깔 at 2010/01/11 23:16
누렁별님// 트로오돈님 말씀처럼 일반적인 녀석 하나 골라 만든 것에 불과합니다. 발자국만으로 예상할 수 없습니다. 만약 그게 가능하다면 그건 매직입니다. ㅠ.ㅠ
Commented by 트로오돈 at 2010/01/11 23:46
하지만 동아시아 모 국가의 대중매체&인터넷에선 얕은지식으로 '이 발자국은 ~의 발자국이다!'라고 막 같다붙이는 '병크'가 존재한다는게 그저 안습;;(뇌입원 오늘의 과학의 공룡관련 글에도 우리나라 조각류의 발자국이 실제 이구아노돈의 발자국인 양 큰소리 뻥뻥 치더군요 에휴;; 이제는 하드로사우루스류 발자국으로 보는 추세인듯 하던데;;)
Commented by 누렁별 at 2010/01/12 00:08
역시 CSI가 아니라 유주얼 서스펙트 (절름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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