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조된 화석 - Archaeoraptor lianingensis

 
1997년 고생물학사에 있어 부끄러운 사건이 있었습니다. 바로 공룡 화석과 관련된 사기극이었는데, 이는 '제2의 필트다운 사건' 또는 '필트다운 새'란 이름으로 알려졌습니다. 사건인즉슨 이렇습니다. 
 
1997년 중국 북동부 랴오닝성의 전기 백악기 지층에서 한 농부가 주둥이와 몸통은 '원시새'의 골격을 가지며, 꼬리는 전형적인 소형 수각류인 드로마이오사우루스과에 속하는 녀석의 화석을 발견한 것입니다. 학계는 드디어 찾아 헤매던 '공룡에서 새로의 잃어버린 고리'를 찾았다는 소식으로 잔치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실제 랴오닝성의 베이피아오 지역은 90년대부터 다양한 원시 조류와 '깃털 달린 공룡'이 발견되던 곳이었습니다. 결국, 이 화석은 미국의 아마추어 화석 수집가의 손에 8만 불에 팔렸고, 이 화석을 내셔널 지오그래픽사가 연구비를 제공하여 저명한 공룡학자들이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1999년 이 화석의 꼬리부분의 다른 한쪽 판이 발견되었는데, 몸통 부위가 전혀 다른 녀석이었던 것입니다. 이 때문에 내셔널 지오그래픽사와 저명한 공룡학자들은 씻기 어려운 불명예를 안게 되었답니다. 이름하여 Archaeoraptor lianingensis란 가상의 공룡입니다. 결국, 이 화석은 한 농부가 원시 조류(Yanornis)와 소형 수각류(Microraptor)의 화석을 합성, 위조한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이후 CT(Computed Tomography) 기법에 따라 상세한 위조 과정이 밝혀지게 되었습니다.
 
위 그림에서 붉은 부분은 '얀오르니스'의 화석 부분이고, 검은 부분은 미크로랍토르의 화석 부분을 나타냅니다. 이는 조류 화석 부분의 23조각과 공룡 화석 부분의 26조각을 정교하게 짜맞춘 작품이라고 합니다. 아래 그림은 조작의 과정을 보여주는 그림입니다.
 
 
▶ 자외선에 의한 사진
 
 
위 사진에서 a는 아르카이오랍토르의 '원시조류' 부분이며, b는 얀오르니스의 다른 화석 사진입니다. 두 사진을 비교해보시면 아시겠지만 같은 속에 해당하는 녀석임을 알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원시조류는 새로운 '종'이었을 가능성이 컸다는 것이며, 또한 미크로랍토르 역시 새로운 종이었을 가능성이 컸다는 사실입니다. 한 농부의 '돈벌이에 대한 욕심'이 고생물학적으로 엄청난 가치를 가지는 최소 2개 이상의 화석을 훼손시켰다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필트다운인과 마찬가지로 필트다운의 새는 창조주의자들에 의해 끊임없이 '회자'되는 주제가 되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더 불행한 사실은 이 사건을 통해 새가 공룡의 후예라는 수많은 증거가 단번에 뒤집혀 버린 것처럼 일반인에게 비추어졌다는 것입니다. 물론 최근에 많은 깃털 공룡화석으로 인해 '새의 조상은 공룡'이란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긴 하지만요...
 
 
결국 아르카이오랍토르 랴오닝엔시스는 '날조된 공룡 화석'의 대명사로 남게 되었고, 이는 많은 고생물학자에게 또 다른 큰 교훈을 주었습니다. 마치 베링거 교수의 거짓 화석과 그 유명한 필트다운인 사건이 그랬듯... 화석의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절대로 증거를 넘어서는 추론은 금물이란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P.S.) 그나저나 이 농부도 대단한 사람이란 생각이 듭니다. 상당한 수준의 고생물학적 지식이 없다면 이런 '조작'도 할 수 없었겠지요. 아무튼 중국 사람들 대단한 사람들이네요...

P.S.2) 또한 아르카이오랍토르는 여전히 창조론자들에 의해 인용되고 있지요. 과학이 이들과 다른 것은 바로 '자정 시스템'이 있다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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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깔 | 2007/05/31 11:49 | 공룡 이야기 | 트랙백 | 핑백(2) | 덧글(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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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http://english.cas.cn/Images/Dir/2002/11/22/24415-2.jpg)예전에 썼던 것처럼 - 날조된 화석 Archaeoraptor liaoningensis - 아르카이오랍토르를 날조하는 과정에서 이용된 것은 미크로랍토르와 얀오르니스였습니다. Yanornis 는 2001년 랴오닝성에서 발견되 ... more

Linked at ★ Stella et Foss.. at 2008/07/12 16:48

... 예전에도 펌질되어 '미스터리물, 판타지물'의 카테고리에 들어 갔던 경험이 있는지라 글을 살폈습니다. 다행히 펌은 아니지만 링크였습니다. 작년에 썼던 '날조된 화석 - 아르카이오랍토르 랴오닝겐시스'란 글이었습니다. 글의 내용을 살피니 '중국에서 발견된 깃털 달린 랩터는 가짜래요.'였습니다.누군가와 아르카이오랍토르와 관련해 논쟁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 more

Commented by 타치코마 at 2007/05/31 11:52
진짜.. 무슨 농부랍니까... 저런걸 할 수 있다니.. 아니.. 저런것에 관심이 있다는 것도 말이죠...
Commented by 날씨좋다 at 2007/05/31 11:55
이야... 저 정도 조작이라... ;;;;;

p.s 그런데 꼬깔님 나중에 해충의 생태학적 가치에 대한 이야기나 포스팅을 해주실수 있나요? 모기나 파리 같은 것들을 보면 확실히 없어도 괜찮을 것 같은데(물론 제가 인간인지라 인간이 최고얌, 딴 건 다 인간의 밑이요 하는 오만한 인간의 시선으로 본 결과입니다;;;) 사실 세상에 필요없는 것 따위는 없지 않습니까... 생태계에서 나름의 역할을 할 듯 한데 잘 모르겠습니다. 음... 병균 같은 걸 옮겨서 동물들의 무제한적 번식을 억제하는건지(강한 녀석만 살아남아라는 일종의 시험일수도...). 좀 가르쳐주세요;;;(탕)
Commented by 다크엘 at 2007/05/31 12:08
아. 그래서 예전에 새가 공룡의 후예가 아니다. 라는 이야기가 있었던 거군요.

역시 중국은 대단한 나라라는 생각만 드는군요..^^
Commented by 쿠로바 at 2007/05/31 12:28
'가짜 돈으로 가짜 물건을 산다.'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의 중국.
가짜 화석과 가짜 역사기록 (고구려가 수.당의 지방정권 이었다는 등...) 으로
가짜 역사를 만들어 왜곡하고 있군요...
Commented by Sophia at 2007/05/31 12:45
대단한 농부에 한 표 던집니다. -0- 중국이라... -_-;;;
Commented by Reibark at 2007/05/31 13:06
아하, 화석 위조는 저렇게 하는 것이었군요. 좋은 것 배우고 갑니다(어쩔려고!!!).
Commented by BigTrain at 2007/05/31 13:09
역시 중화 4천년의 신비란 -_-' 대체 왜 농부를 하고 있는지 모를 정도네요. ㅡㅜ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7/05/31 13:22
저 사람 농부 맞습니까;;;

조작한 사람은 따로 있고 저 농부는 "발견"한 역할만 한 거 아닐까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7/05/31 13:26
타치코마님// 음... 그러게요. 아래쪽에 슈타인호프님 말마따나 한 사람에 의해 이뤄진 것 같지는 않고 여러가지의 역할을 분담하지 않았을까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7/05/31 13:29
타크엘님// 아직도 새의 조상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습니다. 공룡 중의 일부를 시조로 보는 관점과 공룡과 사촌이라는 관점이 존재하지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7/05/31 13:29
Sophia님// 아하하 그렇지요? 대단한 농부...
Commented by 꼬깔 at 2007/05/31 13:30
쿠로바님// 사실 제가 가장 안타까워하는 것은 랴오닝성(요동성)입니다. 저 땅만 잘 챙겼어도 엄청난 화석이... 흑흑흑
Commented by 꼬깔 at 2007/05/31 13:36
Reibark님// 사실 뭐 봐도 할 수 있을까요?^^ 좋은 하루되세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7/05/31 13:38
BigTrain님// 그러게요. 아하하^^
Commented by 꼬깔 at 2007/05/31 13:39
슈타인호프님// 개인적으로도 조작 팀, 발굴 팀이 따로 있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듭니다. 흠...
Commented by 꼬깔 at 2007/05/31 14:09
날씨좋다님// 그러게요. 음... 해충의 생태학적 가치라...^^ 그냥 단순하게 생각해봐도 모기와 같은 해충도 피식자가 될 수 있으니 상위 포식자에도 피해를 줄 수 있겠지요. 자연계에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고 사는 녀석이 있을까요?^^

P.S.) 이 부분은 '어부님'께서 더 잘 설명을 해주실 것 같은데요?^^
Commented by 박코술 at 2007/05/31 14:19
저 역시 농부의 수준에 감탄을 금할 길이 없었디요.
과연 한국의 농부 중에, 아니 농부는커녕 웬만한 지식층도 저런 짓을 할 수 있을까.
물론 한국인의 재주로 볼 때 돈벌이가 된다면 충분히 그런 짓을 할 이들이 속출하겠디요.
다만 한국은 화석의 집산지가 아니니낀 아무도 관심을 안 가질 뿐.
Commented by Mizar at 2007/05/31 14:46
중국에서는 '돈벌이'지만 한국에서는 아마 '정력에 좋다!'라면 뭐든지 할 사람이 많을겁니다..^^;
정력에 좋다면 '괴물'도 잡아먹을 사람들이 널려있는 곳이 우리나라인지도.;;
Commented by DDH at 2007/05/31 16:33
하여간 중국인들 대단하네요. 화석까지 위조를 하다니..
Commented by 꼬깔 at 2007/05/31 21:32
박코스님// 정말 저 농부는 뭔가 커넥션이 있는 농부 같디요?^^ 암튼 속아 넘어간 고생물학자만 불쌍하게 되었습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7/05/31 21:33
미자르님// 아하하 예전에 황소개구리 기승 부릴 적에 그렇게 하면 퇴치 가능하다는 얘기가 있었지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7/05/31 21:33
DDH님// 엄청난 중국인이지요.^^
Commented by 후유소요 at 2007/06/01 13:24
하긴 오늘날은 문헌이 된 공산당 선언이, 그당시에는 그냥 노동자계층이 읽는 찌라시였으니;; 어쩌면 옛사람들의 수준은 생각외로 높은지도..;;

가짜 달걀도 만드는 곳이니 말다했지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7/06/01 14:15
후유소요님// 그러게요. 암튼 참 대단하지요?^^ 가짜 달걀이라... 거참 먹을 것 가지고는 장난하면 안되는데...
Commented by 트로오돈 at 2007/06/02 21:25
그나저나 저 깃털은 도대체 어떻게 처리한걸까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7/06/03 00:18
트로오돈님// 암튼 대단한 사람들입니다. 어쩜 저렇게 정교하게 짜 맞췄을까요?
Commented by almaren at 2007/08/01 19:30
그나마 빨리 들통났으니 다행이지요. 필트다운인은 사기극이란게 밝혀지기까지 수십년이나 걸렸잖아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7/08/01 20:16
almaren님// 그러게나 말입니다. 그래도 요즘은 저런 사기극이 금세 들통이 나니 다행이지요. 저런 것이 흔히 자연과학 내의 자체적 정화 시스템이라 할 수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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