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7월 10일
삽엽충의 정체성은?
1년 전 삼엽충과 관련해서 고등학교 지구과학Ⅰ 교과서 (*금*성 교과서)의 삼엽충 설명을 보고 적었던 글입니다. 어떤 의미를 전달할 때 용어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학생 : 삼엽충이 식물인가요?
꼬깔 : (허거걱...)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니?
학생 : 교과서에 '삼엽충은 3개의 잎으로 되어 있다'라고 나와 있어요.
꼬깔 : 잉? 책 가져와 봐.
책을 확인해봤습니다. 헉... 정말 그런 표현이 있습니다. 그 표현을 옮겨 적어보면 이렇습니다.
"삼엽충은 가운데 잎과 왼쪽, 오른쪽 잎의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삼엽충이라 한다."
이런 이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까요? 아이가 혼동할 만도 했지요.(사실 그래도 너무하지요?) 물론 '충'이란 용어가 있었지만 옆 그림에 솔잎란이 그려져 있었으니까요.
삼엽충은 '세 개의 葉으로 되어 있는 벌레'란 뜻입니다. 여기에서 '葉'이란 한자를 직역한 것이 문제가 아닐까란 생각이 듭니다. 본래 삼엽충이란 말의 어원은 이렇습니다.
Trilobite : treis(Gk. τρεις - three) + lobos(Gk. λοβος - lobe)
즉, 3개의 엽 - 좌늑엽(left pleural lobe), 축엽(axial lobe), 우늑엽(right pleural lobe) - 으로 되어 있는 녀석이란 뜻이지요. 문제가 되는 것이 lobe란 단어인 것 같습니다. 물론 해부학적 의미로 '엽'이란 표현을 씁니다만 과연 이 '엽'이 '잎'으로 직역이 가능하냐는 것이지요. 물론 간엽을 '간잎'으로도 사용을 한다고 하지만 '엽'을 모두 '잎'으로 대응시킨다면
삼배엽 동물 - 3개의 잎을 가진 동물
쌍엽기 - 한 쌍의 '잎'을 가진 비행기
오히려 lobe의 의미를 '돌기'나 '조각' 정도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듭니다. 실제 우리말로 삼엽충을 '세쪽이'라고 부릅니다. 말 그대로 세쪽으로 되어 있는 녀석이란 이야기니까요. 아무튼 개인적으로는 고생물 공부를 하면서 삼엽충이 '세 잎'으로 되어 있다는 말은 처음 들어보는 것 같습니다.
# by | 2007/07/10 20:49 | RES PROBLEMATICA | 트랙백(1) | 덧글(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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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무엇이 잘못되었을까요?
삽엽충의 정체성은?금'숭' 교과서에서 펴낸 지구과학Ⅰ 교과서의 69쪽 일부를 스캔한 것입니다. 내용을 잘 읽어보시고, 잘못된 것을 찾아보세요. :) 뭔가 잘못된 것이 있는데, 무얼까요? "최초의 인류 화석은 '남아메리카'에서 1947년에 발견되었다."라고 씌여 있습니다. 전 남아메리카에서 인류 화석이 발견되었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네요. 아마도 남아프리카의 오타인 듯합니다. 그리고 1947년이라 표기한 것을 보면 Australopithec......more
삼엽충이 식물! 왠지 ..왠지 나름..음음(야!)
넓게 봐서는 한글전용론에 찬성인데, 이미 이루어져있는 용어의 대다수는 한자어(정확히는 일본을 거쳐온 한자어)니 유래나 정확한 의미를 모르고 한자를 직역하면 저런 문제도 생기니 말이죠.
가장 좋은 것은 한자어 비중을 줄여나가는 것이지만 이거야 이상론에다 기약도 할 수 없는 일이고...
중국은 전통한자어와 근대 이후 도입한 일본제 한자어의 유래를 가르친다고 하더군요. 자신들의 한자어어와 단어의 쓰임새를 지키기 위해서겠죠. 그러고보니 한국어 교육 과정에선 고사성어나 특이한 단어 이외엔 그 유래나 정확한 의미 등을 딱히 가르치는 것 같진 않습니다. 국어사전도 물론이고요.
중국 방식도 참고해볼만한 사례라 보입니다.
관련 전문가가 한명이라도 참여했다면 이런 결과물은 나오지도 않았을텐데 말이죠.
그야말로 세발낙지가 발이 세개라서 세발낙지라는 이야기랑 같은 수준의 이야기네요.;;
세쪽이 귀엽네요 ;ㅂ; 걸어가는 모냥도 귀여운데 ㅎㅎ
금성 교과서에서 삼엽충은
식물인 척 하는 수 밖에.. =_=;;
그건 그렇고, 교수님들 중에서는 한자어 병기조차 싫어하시는 분도 계시더라구요... 아무래도 우리말 발음을 적고 괄호 안에 한자를 적어야 하니 그게 책 한 권쯤 되면 괄호 안에 들어간 한자가 잡아먹는 분량이 상당해지니까요... 저도 개인적으로 한자문화권에서 한자를 배제한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문화의 다양성 면에서도 현재 우리말의 절반을 차지하는 한자를 배제한다는 것은 크나큰 손실이겠죠... 다만 그동안 외래어나 전문 용어들은 어느 나라에서 나온 말이든지 대한해협을 건너 정착됐다는 점이 문제가 되기 때문에, 새로 만들어지는 용어 만큼은 반드시 우리의 사상이 담긴 것으로 정해져야겠죠... 무턱대고 일본의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거나 일본식 표현을 직역해서 쓴다든지 하면, 뜻도 잘 안 통하고, 쓰면서 자존심만 상하게 되겠죠...
말쌈처럼 '쪽'이 가장 적절할 듯합네다.
책의 장수를 셀 때 어릴 때부터 '페이지'로 배웠는데 얼마쯤 지나자 '면'이 등장했고
나중에는 '쪽'으로 바뀐 것을 알게 되었는데, 정말 '쪽'이야말로 특정 사물과
관련없이 같다 붙이기에 적절할 듯합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