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별자리의 한국명??

지돌스타님의 블로그에 갔다가 소위 별자리의 한국명에 대한 포스트를 봤습니다. 한국천문학회 용어심의 위원장이신 분의 답장 메일을 통해 받은 것이라 하시더군요. 그래서 확인을 해봤습니다. 그런데 눈에 띄는 표현이 등장합니다.

고니자리, 바다염소자리, 양치기자리, 활잡이자리 등등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태형 씨의 '쉽게찾는 우리별자리'와 대조를 해봤습니다. 똑같네요. 이건 의견 수렴을 통한 별자리 이름이 아닌 이태형 씨 개인의 주장이로군요. 이태형 씨가 현재 한국 아마추어 천문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재밌는 별자리 이름으로 세간에 이름을 알리고 인생이 별자리 쪽으로 바뀌었지만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 별자리 이름을 명명하는 기준이 없었습니다. 두 가지 책 모두 읽어 보았고, 첫 번째 책과 두 번째 책의 별자리 이름이 상이한 것도 확인했고요.

어떤 별자리를 설명할 때는 본래의 의미로 표현하고, 어떤 별자리는 바뀐 의미로 사용하고, 또 어떤 별자리는 한자어를 없애자는 취지로 사용하고... 현재 진행 중인 시리즈에서 살펴보겠지만 대략 살펴본다면

1) 바다염소자리
☞ 그의 책에는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염소자리란 이름으로 불려지고 있으나 그건 잘못된 번역이다.'

번역이라 함은 원전이 존재한다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그가 참고로 삼은 원전이 있을 겁니다. 물론 영어로 된 책이겠죠. 그 책에 Sea goat로 나와 있으므로 '바다염소'로 번역을 해야 한다는 논리가 되겠네요. 그렇다면 본래 별자리 학명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Capricornus : L. caper(he-goat) + L. cornu(a horn)

숫염소를 뜻하는 caper(암염소는 capra)와 뿔을 뜻하는 cornu로 이루어진 말입니다. caper의 속격이 capri가 되므로 직역을 한다면 '숫염소의 뿔'이란 의미가 됩니다. 그런데, 그리스 신화의 판이 절반은 염소, 절반은 물고기로 변한 모습때문에 'sea goat'란 영어명이 사용된 것 같고요. 큰 문제 없이 잘 사용해온 별자리 이름을 굳이 '바다염소'란 것으로 바꾸는 '이유'치고는 상당히 작위적이라 생각이 됩니다.

2) 양치기자리
☞ 이 별자리 역시 그동안 목동자리, 목자자리란 이름으로 문제없이 사용됐습니다. 그런데 이태형 씨는 이런 표현을 써놓았습니다.

'그러나 이 별자리 이름은 이보다 훨씬 전 아라비아의 양치기들에 의해서 만들어졌다.'

양치기자리로 바꾼 이유에 대한 설명이 본문에는 모호합니다. 단지, 이 책의 들어가는 말에 '목동자리'를 한자어가 아닌 우리말로 바꾸어 '양치기자리'로 바꾸었다고 나와 있지요. 그러나 목동이란 의미는 양치기보다 포괄적 의미를 가집니다. 만약 목동이란 말에 일대일 대응이 되는 순우리말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이는 의미가 바뀌는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3) 활잡이자리
☞ 우리나라는 흔히 궁수자리, 일본에서는 사수좌란 표현을 씁니다. 대부분의 별자리점에 '사수자리'로 표현되어 있지만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용어는 궁수자리입니다. 그런데 한자어를 우리말로 바꾼다는 취지에서 '활잡이자리'라는 이름을 사용했습니다. 만약 이태형 씨의 취지대로 '순 우리말'을 선호한다면 한자어 뿐 아니라 영미식 외래어에도 수정을 가해야 할 것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Crater(컵자리)겠지요. 유래를 따져 이 잔이 아폴론의 술잔 정도의 의미라면 '술잔자리' 쯤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盞이 한자라서 배제했을까요?^^ 그렇다면 용자리는 '미르자리'로 바꿔 부르는 것이 합리적 아닐까요?

그리고 김광태 교수님이란 분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분명히 천문학회의 검색 엔진 상에는 '허큘리스', '궁수', '센타우루스' 등의 용어를 검색어로 만들고 문의 메일에 답변해준 것은 '이태형 씨'의 목록이라니요. 별자리 이름이 한 사람에 의해 휘둘려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단 한 사람의 의견이 아닌 많은 사람의 의견이 수렴되어 정말 합리적인 이름으로 사용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88개 국제표준별자리 - 한국명
by 지돌스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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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깔 | 2007/07/13 12:24 | RES PROBLEMATICA | 트랙백 | 핑백(1) | 덧글(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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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at ★ Stella et Foss.. at 2008/05/11 13:37

... 이게 별자리의 한국명??어제 다현이 외숙모가 "Why? 별과 별자리, Why? 우주"를 사주셨습니다. 이미 다현이는 한번 본 상태였고, 확인해봤습니다. 특히, 별자리 이름이 신경 쓰 ... more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7/07/13 13:27
뭐 어떻게든 핑계를 대서 자기 이름 한번 띄워 보겠다...는 심리 아닐까요. 그저 나오느니 한숨입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7/07/13 15:42
슈타인호프님// 전 다른 것보다 명확한 기준을 정하지 않고 기분 내키는대로 사용하는 것에 반대합니다. 또한 관용적으로 사용해온 것을 - 의미상 큰 문제가 없을 경우 - 바꾸는 것도 혼란을 가중시키는 것이라 생각을 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Commented by 황진 at 2007/07/13 17:57
위 포스트를 읽고 생각난것이 있어 올렸습니다만.. 뭔가 핀트가 어긋난 기분이네요..-_-;;;
Commented by 꼬깔 at 2007/07/13 18:46
황진님// 아뇨~ 재밌는 글을 트랙백해주셨어요.^^ 저도 한번 꼭 써보고 싶었던 주제였습니다.
Commented by 박코술 at 2007/07/13 19:07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바다염소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염소와 아주 다를 겁네다.
해삼이 인삼과 다르고, 해금강이 강원도 금강산과 다르듯,
해염소는 어쩌면 포유류가 아닌 강장동물이나 극피동물일 수도 있고
아니면 식물일 수도 있지 않습네까? (해삼이 동물인 것처럼.)
'뿔'과 관련해서 볼 때, 어쩌면 말미잘을 뜻하지 않을까요?
(로마자로는 Mal-Mizar라고 쓰디요? 크학학!)
Commented by 꼬깔 at 2007/07/13 20:37
박코스님// 오호라~ 기런거로구만요.^^ 크크크 말미자르라...^^
Commented by 황진 at 2007/07/13 22:28
박코스님의 리플에 혼란이 오고있습니다... @~@)...
Commented by 꼬깔 at 2007/07/13 22:48
황진님// 아하하^^ 박코스님의 댓글은 잘 읽어보시고 곰곰이 생각을 해봐야 한답니다.^^
Commented by Mizar at 2007/07/13 23:29
일단... 이태형씨는 현재 아마추어 천문학회의 회장이 아니고요.. 2001년도에 회장을 역임했던걸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은 다른 분이죠.
그리고 천문학회의 용어집이 저모양인건 음.. 이건 그냥 추측인데;
그 용어에 대해 교수들이 직접 감수를 하지 않은 것이 아닌가 생각되는군요.. 이를테면 교수대신에 일반 대학원생들(아마도 석사과정정도)이 작업을 했고 그런 학생들이 자신들이 접했던 '별자리여행'에서 익숙해진 단어들을 채용한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태형씨가 천문학회까지 영향력을 미칠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라고는 별로 생각되지 않습니다..^^;
Commented by ★고로쇠★ at 2007/07/13 23:52
편의주의라고 생각이 되네요. 하나하나는 그럴 듯하지만 다 모아놓으면 명명자조차 "이런 한심한..."이라고 생각이 들 겁니다.
Commented by 지돌스타 at 2007/07/14 00:29
제 글을 보시고 아주 잘 지적하셨네요.
저도 이것을 받으면서 정말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백조가 고니된것도 이상했고 궁수가 활잡이로 된 것도 이상했고요.
어쨌든 참 좋은 글입니다.

그리고 교수들은 이런 용어 정의에 대해 별로 관심없는듯합니다.
그게 우리나라의 현실이지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7/07/14 03:56
미자르님// 그랬군요. 그런데 뭐 완전히 베꼈더라고요. --; 저 역시 그럴만한 사람이라 생각을 하지는 않습니다만...
Commented by 꼬깔 at 2007/07/14 03:56
고로쇠님// 편의주의라... 정말 그럴 수 있겠군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7/07/14 03:56
지돌스타님// 에구 별말씀을요. 그래도 메일을 보내 확인하시다니 대단하십니다.^^
Commented by 글라스사랑 at 2007/07/15 08:48
이 글을 읽으니 화가 나고 속상하네요.

말미잘의 로마자
말 미자르..ㅋㅋ
Commented by 꼬깔 at 2007/07/15 11:36
미라님// 흠... 그렇죠? 말미잘의 로마자 말 미자르...^^
Commented by 지돌스타 at 2007/07/19 18:24
혹시 개인적으로 꼭 고쳐야하는 별자리 이름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제가 좀 하고 있는 일이 있는데 거기에 적용시켜볼려구요~ ^^

Commented by 꼬깔 at 2007/07/19 18:36
지돌스타님// 한번 살펴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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