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8월 28일
학명, 왜 영어식 표기를 고집하는가? - 공룡은 온혈동물?

▷ 원어에 가까운 발음이라고요?
☞ 이병호라고 하는 분께서 번역을 하신 책이었습니다. 그런데 옮긴이의 말에 보면 개인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 있습니다.
' 이 책은 공룡이 포유류와 같이 정온(온혈)동물이라...... 이 책에 사용된 '~류'라는 용어는 생물의 분류 체계에서 목(目)에 해당하고, '~스'라는 용어는 하목(下目)에 해당하며, '~스 ~'라는 용어는 종(種)에 해당한다.'
우선 여기까지만 보면... 흠.. 다소 어이가 없는데 흔히 ~류라고 하는 것은 대부분 분류와 크게 상관없이 쓰는 말입니다. 예를 들면 포유류, 파충류란 표현을 쓰는데 이건 분류 계급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쓰는 말이지요. 정확히 하자면 포유강, 파충강이라 써야 합니다. 물론 이 책에서 언급된 ~류의 경우는 많은 부분이 목(Order)에 해당하지만 그렇지 못한 부분도 있더군요. 또한 하목(下目)이란 표현을 쓰셨는데... 이건 좀 이상합니다. ~스라고 하는 것은 이 책에서 일반적으로 공룡의 속명을 의미하더군요. 하목(Infra order)이면 과보다도 높은 분류 체계입니다. 이 부분은 분명히 잘못된 것 같습니다. 게다가 그 뒤에 ~스 ~란 것이 종을 의미한다고 쓴 것을 보면 그건 이명법으로 속명과 종명을 나타낸 것이니까요.
'공룡의 이름은 우리나라 말로 되어 있는 것은 그대로 표기하였지만 그렇지 않은 것은 원어 발음에 가깝게 표기하였다.'
사실 이 부분이 가장 혼란스럽습니다. 원어 발음에 가깝다는 것은 아마도 '영어 발음'에 가깝게 표기하겠다는 얘기인데... 공룡의 이름은 학명(scientific name)으로 되어 있고 이는 라틴어입니다. 우리 나라의 기본 입장은 고전 라틴어의 발음을 따르는 것입니다. 물론 영미권 나라는 영어식으로 발음을 하겠지만요. 오늘은 이부분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딴죽'을 걸어보려고 합니다.
▷ 원어에 가깝게(?) 쓴 표기들
☞ 원어에 가깝게 쓴 표기라고 하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이상하게 표기된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들로 분류해서 말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saurus
☞ 여지 없이 '사우러스'라고 표기를 했습니다. 이건 조금 들어줄 만은 하지만 그래도 '사우루스'라 표기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 저 책 모두 다르게 표기를 하면 혼란만 가중되지 않겠습니까? 여기에 인용된 공룡 이름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Mosasaurus, Elasmosaurus, Dryptosaurus, Kritosaurus, Stephanosaurus, Tyrannosaurus,
Anatosaurus, Allosaurus, Tarbosaurus, Brontosaurus, Chasmosaurus, Torosaurus,
Camarasaurus, Coritosaurus 등...
위에 나열한 공룡 및 해양 파충류의 이름들은 여지 없이 ~사우러스라고 표기를 한 것들입니다. 그나마 앞쪽은 고전라틴 발음을 따랐습니다.
ⓑ ~saur
☞ 이 부분이 참 당혹스러웠습니다. '원어에 가깝게 표기'하겠다는 말이 무색하게 '~사우어'라고 표기를 했습니다. 학명에 해당하는 saurus란 부분을 일반적인 단어로 부를 때 사용하는 표기지요. 즉, saurus의 영어식 표기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소어'도 아니고 '사우어'라니요... 많은 공룡 이름들이 망가졌습니다.
Mosasaur, Ichthyosaur, Plesiosaur, Tyrannosaur, Brontosaur, Coelurosaur, Phytosaur...
무척 많지만 하나하나 나열할 수 없어 생략했습니다. 너무 어중간하지 않은가요?
ⓒ 학명의 영어식 표기
☞ 학명을 영어식으로 표기한 부분도 다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 몇 가지만 살펴보겠습니다.
- Dicynodont(디키노돈트) : '디씨노돈트'라고 표기했습니다.
- Hadrosaurus(하드로사우루스) : '헤드로사우러스'
- Laelaps(라일랍스) : '레렙스'라고 표기했습니다. 현재는 쓰이지 않는 학명입니다.
- Titanosaurus(티타노사우루스) : '타이타노사우러스'
- Gorgosaurus(고르고사우루스) : '고고사우러스' - 아~ 고고장 생각난다~
- Triceratops(트리케라톱스) : '트리세라톱스'
- Deinonychus(데이노니쿠스) : '데이노니쳐스' - 네 이놈 미쳤으?
- Aetosaurus(아이토사우루스) : '에어토사우러스'
- Pseudosuchia(프세우도수키아) : '슈도서치아'
- Dromaeosaurus(드로마이오사우루스) : '드로메오사우러스'
- Velociraptor(벨로키랍토르) : '벨로시랩터'
- Pterodactylus(프테로닥틸루스) : '테로닥틸러스'
- Pteronodon giganteus(프테로노돈 기간테우스) : '테로노돈 가이간티우스'
- Pachycephalosaurus(파키케팔로사우루스) : '파키세팔로사우러스'
학명은 생략하고 우리말로 표기했을 때 정말 가독성이 떨어졌습니다. 학명은 규칙대로 읽어주는 것이 약속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실제 데이노니쿠스의 영어 발음은 '다이너니커스'쯤 됩니다. 데이노니쳐스란 표기는 추정을 해서 만든 것임에 틀림이 없어 보입니다.
ⓓ 고유 명사들의 발음
☞ 사람이나 지명은 본래의 발음대로 읽어주는 것이 원칙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좀 이상한 것들이 있었습니다.
- Cope : 코프라는 유명한 학자입니다. Marsh란 사람과 숙명의 라이벌이었지요. 그런데 '코페'라니..
- Solnhofen(졸른호펜) : 유명한 시조새가 발견된 지역입니다. '솔렌호펜'이라 표기했네요..
몇 가지 더 있었는데 까먹었습니다.^^;
ⓔ 철자법 틀린 오류
☞ 스펠링이 하나 빠진 경우(Tyrannosaurus가 Tyranosaurus로 표기)와 완전히 잘못된 스펠링으로 쓰여 있던 이름이 있습니다. 바로 케티오사우루스입니다.
Cetiosaurus
☞ 오언이 발견한 거대 용각류입니다. 흔히 케티오사우루스라 불리며 초창기 해부학자인 뀌비에가 고래의 척추로 동정을 하여 이런 학명이 붙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는... Ceitosaurus라고 쓰여 있고 친절하게도 '세이토사우러스'란 발음으로 불러주더군요. 그런데 나중에 이 오류를 발견했는지 갑자기 세티오사우러스라고 표기를 하면서 'Ceteiosaurus'라고 써놓았네요...--; 문제는 찾아보기에는 여전히 Ceitosaurus란 국적불명의 용어로 쓰여 있다는 것입니다.
책의 내용이 좋아도 '가독성'이 떨어지면 내용이 머릿속에 잘 남지 않습니다.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번역된 공룡 관련 서적은 용어의 명확한 통일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까운 생각이며, 내용에 비해 용어의 표기는 너무나도 혼란스러움을 주는 것 같습니다.^^ 제가 별 이름들을 영어식으로 읽자고 주장한 어느 분때문에 별자리 학명 시리즈를 연재했던 때(지금도 연재 중이지만요~^^)와 비슷한 느낌을 받네요^^ 제발 학명은 학명답게 읽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속명과 종명을 표기할 때는 이탤릭으로 나타내는 것이 '약속'입니다.^^ 그런데 이책은 다소 오락가락 합니다.^^ 서울을 세울이라고 부르면 기분 나쁘겠죠?^^ 참고로 이 책의 내용은 정말 좋습니다~^^
# by | 2007/08/28 01:17 | ΒΙΒΛΙΟΘΗΚΗ | 트랙백 | 덧글(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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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임시 블로그 만들었어요~:D
그렇지 않고서야 굳이 저렇게 말도 안되는 발음(국적불명의)을 사용하지는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전공서적이 그래서 난감했죠 ㄱ-
그리고 저 '~류'가 목(目)이라는 부분은 정말 어이가 없네요;;
조류, 포유류, 유대류, 영장류 등 별 의미없이 특정한 무리를 지칭하는 말이 '~류'인데요 ㅎㅎ;
(심지어는 존재하지도 않는 '비행류'라는 생물도 어엿하게 '~류'를 붙히고 나왔었죠.)
영어식발음까진 애교로 봐준다고쳐도 ~스, 코페나 솔렌호펜도... 할말이 없군요.
-한가지 의문인 점은 꽤나 학식이 깊은 사람들도 고생물의 경우 영어식 발음을 고집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그러면서 다른 현생동식물 학명은 정확히 발음하는걸 보면 참...;; 무슨현상인지 모르겠습니다.
- 관련 전공 및 연구를 영미 쪽에서 지속적으로 해온 분
- 관련 전공 및 연구를 영미 쪽에서 어중간하게 해온 분
- 관련 전공 및 연구를 영미 쪽에서 하지 않은 분
- 관련 전공 및 연구와 상관없는 사람 중 그냥 튀고 싶은 분
그 뒤로는 마치 그게 정통파인 양 되어 버린 듯합네다.
이건 라틴도 영어식도 그렇다고 프랑스식도 독일식도 아닌, 진짜 국적불명의 발음이디요.
제 생각인데, '소러스'라고 하면 어째 약해 보이고 '사우루스'라고 하면 '촌스러워' 보여서리
짬뽕을 한 듯합네다. 차라리 영어식으로 하려면 아예 영어식으로 하든지.
이와 관련하여 90년대 초에 출간된 손바닥책 <우리 집 뒤뜰에 온 공룡>(한국어판 제목은 까먹음)은
김항묵 교수가 번역했다는데 온통 완벽한 영어식이었디요. 해드로소러스~!
지금은 한국이 보다 영어화되었디만 80년대와 90년대는 국적불명의 짬뽕표기가
난무하기로 유명했습네다. 특히 이런저런 상품명에서 말이디요.
단어는 유럽언어에서 따 오되, 발음은 영어식...도 아니고 이건 뭐...
예를 들어 90년대 상반기에 나온 'amantes'라는 대우 무선전화기는 '아망떼'라고 표기했는데,
에스파냐어의 '연인들'이라는 단어에서 따 온 걸 프랑스식 발음으로 해 버린 기디요.
프랑스어로 '연인들'은 '레 자망 Les amants'인데 말입네다.
그 외에도 예를 들자면 끝도 없습네다. 썩어 문들어진 언어 사대주의 족속덜 때문에 말이디요.
종종 언급하지만 영화수입업자덜 역시 마찬가지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