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8월 29일
Velociraptor의 며느리발톱?
오랜만에 공룡과 관련된 신문 기사 내용을 접했습니다. 2달쯤 지난 기사지만 흥미로운 것이었습니다. 즉, 벨로키랍토르의 공포의 발톱이 그리 위력이 있지 않을 것이란 얘기지요. 대략 이런 내용입니다.
'맨체스터대학 맨체스터박물관의 필 매닝 소장 등이 영국과학원의 생물학회지 바이올러지 레터스 최신호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략)...
고생물학자인 매닝은 방탄복 등을 만드는데 쓰는 강한 합성섬유와 탄소섬유로 코팅 처리한 알루미늄 발톱을 죽은 동물의 시신에 찔러봤으나 동물의 시신에는 당초 기대했던 만큼 큰 상처는 나지 않았다.'
본래 데이노니코사우리아의 강력한 뒷발톱은 먹이의 배를 가르거나 과다한 출혈을 유발해 먹이를 사냥하는 데 사용되었을 것으로 생각되어왔습니다. 그런데 이번 결과는 '그렇지 않을 것 같다'란 내용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것은 벨로키랍토르가 킬러냐 아니냐의 문제를 다루기 위한 것은 아닙니다. 기자가 쓴 글 중에 '며느리발톱'이란 표현 때문이지요. 일단 내용을 살펴볼까요?
'BBC 인터넷 판은 발빠른 공룡 벨로시랩터의 두 번째 발가락에 달린 커다란 며느리발톱이 먹이의 배를 가르는데 사용된 것이 아니라 단지 먹이를 제압하는데 쓰였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12일 보도했다.'
바로 이 부분입니다. 왜 느닷없이 '며느리발톱'이란 표현이 등장했는지 궁금합니다. 흔히 벨로키랍토르의 발톱(뒷발의 2번째 발톱)은 killer claw로 불릴 정도로 위력적이라고 합니다. 원본(아래쪽 링크 참조)에 보면 'disembowelling claw'란 표현을 썼습니다. '창자를 들어낼 정도의 위력을 가진 발톱'이란 의미쯤 될 텐데 이를 기자는 '며느리발톱'으로 표현한 셈이 되었네요. 며느리발톱을 가지고 사냥감을 한 방에 끝낸다?^^
그렇다면, 며느리발톱이란 무엇일까요?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며느리발톱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1. 날짐승의 수컷의 발 뒤쪽으로 튀어나온 발톱 같은 돌기.
2. 소나 말 따위 길짐승의 뒷발에 달린 발톱. 거(距).
2. 소나 말 따위 길짐승의 뒷발에 달린 발톱. 거(距).
닭발을 보면 4개의 발가락 이외에 뒤쪽으로 돌출된 뾰족한 부위가 있습니다. 흔히 이를 며느리발톱이라고 부르는데 실제 발톱은 아닙니다. 이는 사실 척골(발바닥뼈)의 일부가 돌출된 것이지요. 그리고 닭싸움을 즐기는 나라에서는 이곳에 '칼날'을 부착해서 싸움을 하게 하지요. 이를 영어 단어로는 흔히 'spur'라고 부릅니다.

▶ 닭의 며느리발톱(spur)
이와는 달리 소나 말 등은 뒷발 쪽에 그리고 개나 고양이 등은 앞발 쪽에 액세서리처럼 부착된 발톱이 있습니다. 퇴화된 발가락에 있는 발톱으로 이를 'dewclaw'라고 합니다. 이것은 진짜 발톱입니다. 어쩌면 진정한 의미의 며느리발톱은 이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공룡 중 수각류의 경우도 첫 번째 발가락이 퇴화되었지만 흔적이 남아 'dewclaw'가 존재합니다. 따라서 이는 벨로키랍토르의 강력한 발톱과는 전혀 다른 것이라 할 수 있지요. 또한, 며느리발톱의 어원을 살펴보면 더욱 어이가 없어집니다. 본래 며느리란 말이 '기생하는 것, 여분의 것'이란 의미가 있는 말인 '며늘'로부터 유래한다고 하네요. 즉, 며느리발톱이란 '여분의, 또는 기생하는 발톱'의 의미가 되지요.


▶ 개의 며느리발톱(dewclaw) 첫 번째

그렇다면, 왜 이 기자 양반은 '며느리발톱'이란 표현을 썼을까요? 개인적인 추정은 이렇습니다. 벨로키랍토르의 뒷발에 있는 발톱의 의미로 '뒷발톱'이란 단어를 떠올렸고, 이에 대한 맞춤법 검사나 사전상의 의미를 찾아보니 적절한 단어가 아니란 것을 확인했을 겁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확인해볼까요?
뒷―발톱[명사] ‘며느리발톱’의 잘못.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뒷발톱이란 '며느리발톱'의 잘못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뒷발톱이란 단어를 '며느리발톱'으로 대치를 한 것 같습니다. 그럼 적절하게 대치된 것일까요? 결코, 그렇지는 않아 보입니다. 사실 데이노니쿠스의 발톱은 뒷발에 있는 발톱이지(이 역시 사람을 팔과 다리로 구분하면서 생긴 문제라 생각됩니다. 사람에게는 손톱과 발톱밖에 없지요. 즉, 사람에게 뒷다리나 뒷발은 존재하지 않겠지요.^^) '뒷발톱'이 아닙니다.
기사는 그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며느리발톱이란 부분은 명백한 오역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참 재밌는 기자 양반이네요. 역시 과학 기자 아무나 하는군요. 벨로키랍토르는 며느리발톱과 killer claw를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확인해보세요.
# by | 2007/08/29 10:40 | RES PROBLEMATICA | 트랙백 | 덧글(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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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멍하니 읽었다간 바보가 되기 쉬운지라...)
보통 벨로시랩터 라고들 부릅니다만. (적어도 제 주위에서는)
쥐라기 공원 소설판에서는 "벨로시랍토르"로 표기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영화에서 '랩터'로 영씨개명-_- 되더군요.
잘못된 해석이라지만요. ㅎㅎ
오히려 이런 표현이 어울리지 않을지 => 시어머니발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