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8월 31일
갑주어(ostracoderm)와 판피어(placoderm)

(출처 : http://www.uta.edu/paleomap/homepage/Schieberweb/images/general/dunkleosteus_skull.jpg)
다른 분야도 그렇겠지만 고생물학에서 용어의 사용은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편하게 생각하고 쉽게 사용한 용어가 의외로 뿌리 깊이 박혀 있는 경우가 많더군요. 그 대표적인 예가 '갑주어(甲胄魚)'가 아닐까란 생각을 해봅니다. 일반적인 지질학 사전을 확인해보면 갑주어는 고생대 표준 화석 중 갑주어아강(Subclass Ostracodermi)에 속하는 무악어(無顎魚)입니다.
그런데 최초의 턱을 가진 어류에 속하는 판피어(板皮魚)란 녀석이 있는데 이 녀석 역시 단단한 골판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문제는 판피어와 갑주어는 서로 다른 의미로 사용을 하는데 고등학교 교과서에서는 이 둘을 동일시 한다는 것입니다. 아니 어찌보면 판피어를 갑주어로 둔갑을 시키고 있지요. 고등학교 교과서나 자습서, 참고서에 인용된 그림을 보면 대부분 비슷한 그림을 인용하는데 그 상상도는 갑주어가 아닌 '판피어'입니다. 얼핏 보면 비슷하게 골편으로 몸이 싸여 있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지요. 갑주어는 '무악어강(Class Agnatha)' 즉, 턱이 없는 녀석이며 판피어는 '턱'이 장착된 녀석으로 어상강의 4대 강 중 하나입니다.(판피어강 - Class Placodermi) 현재 교과서 상에 인용되는 그림은 거의 예외 없이 판피어의 한 속인 Pterichthyodes입니다. 요즘은 갑주어의 머리라고 하면서 Dunkleosteus란 거대 판피어 사진을 인용하더군요.

▶ Pterichthyodes의 상상도
(출처 : http://www.fettes.com/orkney/Fossils/Images/Pmdraw1.jpg)
▶ 여러가지 갑주어
(출처 : http://tolweb.org/tree/ToLimages/heterostraci.gif)
비록 두 부류 모두 '갑주'를 가지고 있지만, 판이하게 다른 부류입니다. 그런데 고등학교 교과서에서는 이 둘을 동일시 했다는 것은 어찌보면 심각한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일반적인 고등학생에게 프테릭티오데스의 상상도를 보여주면 '갑주어'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고생물 쪽에 관심이 있는 고등학생에게 상상도를 보여주면 대개 '판피어'라 할 겁니다. 사소한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갑주어와 판피어를 구분하지 않는 것은 여우와 늑대, 아니 거북과 아르마딜로를 동일시 하는 것 이상의 오류일 수 있습니다. 이런 오류가 바로잡히기를 바라는 것은 저만의 희망사항일까요?
(출처 : http://www.fettes.com/orkney/Fossils/Images/Pmdraw1.jpg)

(출처 : http://tolweb.org/tree/ToLimages/heterostraci.gif)
# by | 2007/08/31 00:58 | SCIENTIA | 트랙백 | 덧글(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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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적인 분류학, 하다 못해 척추동물 쪽의 계통이 어떻게 되는지만 알아도 저런 오류는 줄어들 거 같네요.
날씨좋다-판피어를 갑주어로 알고있었다-파문...(퍽)
그럼 대체 갑주어는 어떻게 생긴 물건일까 궁금해서 검색해보니 처음 보는 그림이...
이거 맞겠죠?
http://kin.naver.com/db/detail.php?d1id=6&dir_id=601&eid=2xDPiGqrBvLERnTFlBIx0JDiTF0smZ+7&qb=sKnB1r7u
꼬깔님께서 갑주어 그림까지 제시해 주셨으면 저같은 무식쟁이들한테 더 좋은 포스팅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학문이란 여러의미로 정의될 수 있지만 이것과 저것의 다른점(異同)을 설명하는 것이 학문이라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무자격자들이 대충 만든 학문이 가장 오류가 없어야 할 초중등학생들의 교재에 언급되는 것은 정말 잘못된 것 같습니다.
고등학생 이하의 학생들이 보는 교재야말로 정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들 중 다수는 그 과목을 학문으로 전공하지 않을 것이니까 고등학교이하의 학교에 다닐때 배운 지식이 그 과목에 대해서는 어쩌면 최종지식일텐데 그게 틀리면 안되는 거죠..
그나저나 꼬깔님 로그인이 안되시나보군요..;;
분명 확연히 다른 부류인데도, 이상하리만큼 여러 서적에서 판피어를 갑주어의 하위개념 정도로 두고 있더군요.
항상 의심은 하고 있었지만 너무도 당연한 듯이 기재되어 있는 내용들이라 상당히 혼란스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