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현실

기상청의 문제를 기상청에 돌리지 마라 by Frey님

기상청 문제와 관련해 Frey님께서 올린 글을 보면서 이는 어느 쪽에 한정된 문제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 학부의 학과 선택을 보면 마치 스포츠의 인기/비인기 종목에 국민이 관심을 두는 것과 비슷하다고 느낍니다. 사실 대기과학 쪽이라면 우리 일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학과인데... 대입을 준비하면서 관심을 뒀던 3분야가 천문, 대기, 지질학이었는데 당시나 지금이나 여전히 관심을 받지 못하는 분야네요.

제가 공부를 했고, 관심을 두던 분야 역시 더하면 더했지 덜 하지는 않지요. 제가 입학할 당시 지질학과였던 이름이 지금은 학과 이름도 '지구시스템 과학(Earth System Sciences)'으로 바뀌었고요. 또한, 지질학과 내에서도 분야별 편차가 심하답니다. 제가 있을 당시, 지구 물리 쪽은 인기가 많았고, 고생물학은 반대였던 것으로 기억을 합니다. 그런데 더욱 안타까운 것은 코노돈트 스쿨이라 불릴 정도로 고생물방이 유명했던 학교가 현재는 학부 교과과정에 '고생물학'자체가 빠져 있더군요. 94년 담당 과목의 교수님께서 별세하신 후 새로운 교수님을 뽑지 않네요. 오랜만에 들러본 학과 홈페이지에는 새로운 얼굴 투성... 그런데 대부분의 교수들은 소위 말하는 '응용' 과목... 말 그대로 돈벌이가 될 수 있는 분야더군요. 가장 좋아했고 아직도 좋아하는 학과목이 사라진 것에 대해 정말 큰 유감이네요...

언제나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과학 한국, 기술 한국'을 외치는 자의 세치 혀입니다. Frey님 말씀마따나 정확한 기상 예보를 원한다면, 자연과학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겠지요.

by 꼬깔 | 2007/10/01 18:17 | 날적이 | 트랙백(1)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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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Frey's small.. at 2007/10/02 14:50

제목 : 기상청의 문제를 기상청에 돌리지 마라
세계 4위 수퍼컴 갖고도…'4대 기상특보 정확도' 79%→72%로 추락대기과학 전공은 아닙니다만, 4년간 동고동락한 친구들의 이야기이고 동병상련의 처지인만큼 한번 목소리를 내보겠습니다.예보율이 떨어지는 근본적인 문제를 조선일보에서는 제대로 짚었습니다. 바로, '고급 인력 부족'입니다. 하드웨어가 있어도 소프트웨어가 부족하니 문제가 생기는 건 당연하겠지요.사람들은 하드웨어가 더 돈이 든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소프트웨어가 훨씬 더 돈이......more

Commented by Reibark at 2007/10/01 18:42
맞아요. 20년 30년 50년 후를 생각하면 닥치고 기초과학에 큰 투자를 해야 해요. 그리고 그런 큰 투자를 하는 김에 제 전공같은 인문학에도 부스러기라도 좀 줬으면 하고요. 제 전공도 돌아가는 꼴을 보아하니 몇년 내로 대학에서 자취를 감출 것 같습니다.T.T
Commented by 엘레시엘 at 2007/10/01 18:51
수십년 후 한국에는 공무원, 의사, 약사, 판검사와 변호사만 남아있을겁니다. -_-
Commented by KILLROO at 2007/10/01 19:35
과학 한국, 기술 한국을 입밖을로 내뱉는 정치가는 많지만,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아는 인물은 손에 꼽기도 힘들거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관심을 가지고 저런 말을 하는지도 있는지도 의문이구요.

기초과학도 기초과학이지만 인문학에도 투자 좀 해주면 좋을텐데 말이죠. ㅜㅡ


Commented by NoSyu at 2007/10/01 20:18
여기에 대해 저도 들은 것이 있습니다.
관련 업무를 하는 교수님이 해당 업무를 싫어하는데
그 이유가 자료 수집을 위해 시골에 가야한다더군요.
매주 그렇게 찾아가야하면서 봉급도 그리 강하지 않고...

이공계 육성.
그렇게 육성한다면서
학생 때는 지원이 많다가
졸업만 하면 그 지원을 뱉어내야하는 직업인 듯싶습니다.-_-;;;
Commented by 꼬깔 at 2007/10/01 20:38
레이바크님// 그렇군요. 정말 요즘은 극과 극을 달리는 것 같습니다. 점점 다양성이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깝고요... ㅠ.ㅠ
Commented by 꼬깔 at 2007/10/01 20:53
엘레시엘님// 그러게요... 에구...
Commented by 꼬깔 at 2007/10/01 20:54
KILLROO님// 흠... 그렇습니다. 말씀처럼 인문학은 더욱 심각한 수준인 것 같군요. 문제는 문제네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7/10/01 20:55
NoSyu님// 에구... 말씀처럼 이공계 육성이란 말은 시도 때도 없이 해대면서 막상...
Commented by Lee at 2007/10/01 21:37
재료공학을 전공하면서 저도 이런 문제에 대해 뼈저리게 느껴 왔습니다. 공학 쪽은 그래도 죽어나는 분위기는 아닙니다만(이것 역시 당장 돈이 될 가능성이 자연과학보다 높다는 것이 이유가 될 수 있겠군요.;;), 주변에서 물리, 화학, 생물 등등을 전공하는 친구며 선후배 말을 들어 보면 좋은 소리 하는 사람은 없더군요. 유럽과 미국 쪽은 일찍부터 과학 발달이 시작되었고 과학에 대한 이해라든지 지원, 인프라 등등이 우리와는 차원이 다른 곳임은 맞지만, 여기서도 높으신 분들께서 조금이라도 더 관심을 쏟아 주셨으면 이런 전공의 양극화는 피할 수 있었겠죠. 이공계 장학금 주는것도 눈가리고 아웅 이라고밖에는 보이지 않구요. 차라리 이공계 장학금에 줄 돈이라든지 지금 여러 군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저지르고 있는 정책적 삽질을 그만두고, 그 돈을 이공계 대학원과 역시 또 죽어나고 있는 인문학에 조금이라도 더 투자 하면 지금에서 일보전진 하는건 일도 아니라 봅니다. 우리나라는 연구 인력만큼은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으니, 지원만 충분하다면 가시적인 성과는 나오고도 남을 겁니다.
Commented by 호앵 at 2007/10/01 22:08
참 오래된 주제이면서도 참 해결이 안 되네요.
회사는 당장 돈 되는 일만 하려고 하고, 싸디 싼 인력만 보충하려고 하고,
정부도 그런 회사같은 마인드로 정책 만들고...
대학도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양성한다고 그러고.....


Commented by 후유소요 at 2007/10/01 23:12
슬프고도 씁쓸한 현실이네요... 과별 입학이 학부제로 바뀌고, 그 학부제 쿼터조차 없애면서 가장 처음 일어났던 일이 영문과, 심리학과 인플레였답니다. 영문과에는 무려 200-300명 넘게 몰렸는데 다른 서어서문이나 노어노문, 한문학과 같은 경우는 인원이 너무 없어 대소동이었어요. 지금은 어느 정도 진정되었는지 모르겠네요. 인문학부는... 사실 돈을 벌어먹기 힘들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으니... 같은 과에서 이중전공 하는 애들은 거의 경영, 경제, 아니면 언론이더라구요. 그나마 제가 고른 영문도 그나마 전통적으로 '인정받는' 어문학과고요... 후. 당장 모 경영인을 떠받든다고 고른 명예박사학위가 '철학'이었으니, 말 다했죠. 한숨.
Commented by 꼬깔 at 2007/10/01 23:30
Lee님// 오~ 재료공학을 공부하시는군요~!! 저 역시 친구를 보면 확실히 공대 쪽은 순수 과학 쪽보다는 여건이 좋은 편이라 생각을 합니다. 문제는 우리나라는 인풋이 있으면 즉각적인 아웃풋을 바란다는 것이겠지요... ㅠ.ㅠ
Commented by 꼬깔 at 2007/10/01 23:31
호앵님// 그렇죠? ㅠ.ㅠ 말 그대로 brain drain이 지속적으로 일어날 것 같은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ㅠ.ㅠ
Commented by 꼬깔 at 2007/10/01 23:32
후유소요님// 학부제는 정말 그랬겠어요. 자연과학부 역시 비슷한 상황이었을 것이라 추정이 됩니다. 아무튼 인기가 있는 - 좀 더 적절하게 말하면 돈이 될 것 같은 - 쪽으로 몰리는 현상은 영원한 숙제일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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