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볼 책은 더욱 꼼꼼하게 만들어져야 한다.

다현이를 위한 새로운 책을 구입했더군요. 아이들의 책은 대개 시리즈로 나오고 결국 전질을 구입하게 되지요. 한두 푼도 아닙니다. 그래도 아이가 좋아하고 관심을 두니 흐뭇하더군요. 제가 과학을 가르치고 있음에도 직접 골라 구입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이 마음 한편을 불편하게 하더라고요. ㅠ.ㅠ 그래서 '내용은 괜찮은가?'란 생각으로 마음에 드는 제목의 책 한 권을 뽑아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마음이 더욱 불편해졌습니다. 분명히 2명의 감수자도 있었지만 내용상 오류도 많았고, 그림 역시 마음에 들지 않더군요. 비단 이 책만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요. 내용상의 문제는 다양했습니다.

1) 잘못된 내용
2) 잘못된 그림
3) 혼동을 주는 용어

이에 대해서는 해당 출판사에 문의를 해놓은 상태입니다. 차후에 문의했던 내용을 포스팅해볼 생각입니다.

다현이는 6살입니다. 이 나이 때 읽는 책은 지식의 근간이 됩니다. 근간이 되는 지식에 문제가 있으면 이후 쌓이는 지식은 변질되기 십상일 겁니다. 그래서 전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과연 감수자가 올바르게 감수를 했는지의 의문도 있고요. 또한, 그 분야에 맞는 적절한 감수자가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고생물학과 관련된 내용인데 화학과를 졸업한, 혹은 교수님께서 감수를 하시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마찬가지로 물리 관련책을 고생물학자가 감수할 수도 없는 것이겠죠. 그리고 이름만 올려놓는 감수 역시 '독'일 수 있을 것이고요.

어느 정도 지식이 쌓인 연령의 독자는 나름대로 여과하고 잘못된 부분을 수정하면서 읽을 수 있지만, 이런 것을 부모님께서 대신해야 하는 아이들의 책은 속수무책일 수 있지요. 부모님 역시 책의 내용대로 아이에게 읽어주고 가르쳐줄 수밖에는 없을 테니까요.

공룡과 관련된 책 중에 엉터리 책이 많은 것에 대해 분노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입니다. 특히 취학 전 어린이가 읽는 책은 꼼꼼하게 감수된 것이라야 하며, 심도있는 내용보다는 기본 내용상의 오류가 없어야 합니다. 또한, 용어 역시 같은 시리즈에서 서로 다른 것이 사용된다면 정말 혼란스러울 겁니다. 이 시리즈에서 발견한 사소해 보이지만 문제가 되는 것 중에 이런 것이 있었습니다.

1) Echidna (Tachyglossus)의 표기
☞ 같은 시리즈인데 어떤 책에는 '바늘 두더지', 어떤 책에는 '가시 두더지'로 나옵니다.

2) Velociraptor의 표기
☞ 역시 같은 시리즈인데 어떤 책에는 '벨로키랍토르', 어떤 책에는 '벨로시랩터'로 나옵니다.

아이들의 책일수록 이런 용어상의 혼동을 주면 안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는 사소한 것 같지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모쪼록 유아 또는 취학 전 어린이 책을 만드는 분들께서는 사소한 것까지 신경을 써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by 꼬깔 | 2007/10/22 00:14 | RES PROBLEMATICA | 트랙백 | 핑백(1)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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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 다현이가 보는 책과 관련해서 포스팅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볼 책은 더욱 꼼꼼하게 만들어져야 한다.) 그리고 담당자 전화도 받았고요. 일단, 해당 홈페이지에 올렸던 내용에 대한 답변은 '지적하신 부분은 감수를 통해 다음 번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more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7/10/21 23:55
맞습니다. 어릴 때 본 책은 뇌리에 박혀서 수정이 안 되기 쉬우니까...
Commented by 코아틀 at 2007/10/22 00:05
정말 어릴적에는 데이노니쿠스, 디노니쿠스, 티노닉스 다 다른 공룡인 줄 알았습니다.
Commented by Mizar at 2007/10/22 00:35
개인적으로도 어렸을적에 본 백과사전이 지금까지도 가끔 도움이 되는걸 보면 아이들이 보는 책은 특히 잘 만들어야겠지요..
Commented by 레이 at 2007/10/22 03:25
꼬깔님한테 딱 걸렸군요~ ^^
Commented by 어부 at 2007/10/22 08:34
이런 거 저도 신경 쓰입니다. 전 바늘두더지 쪽을 좋아하는데 그것도 단지 선점 효과.....
Commented at 2007/10/22 08:5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7/10/22 10:45
슈타인호프님// 어릴 적 기억은 의외로 오래가는 것 같더라고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7/10/22 10:47
보름달님// 흠... 공룡 이름은 충분히 그러고도 남겠군요... -.-
Commented by 꼬깔 at 2007/10/22 10:48
미자르님// 예... 저 역시 지식의 바탕이 어릴 적에 봤던 백과사전이거든요... 나중에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은 것도 부지기수랍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7/10/22 10:48
레이님// 아하하 오랜만이네요~! 에구 자주 들르지도 못했습니다. 건강하시죠?
Commented by 꼬깔 at 2007/10/22 10:51
어부님// 바늘두더지와 가시두더지는 용어 정립이 좀 어수선한 편이더군요. 이 부분은 따로 정리를 해볼 생각입니다. :) 그런데 전 가시두더지가 익숙해요. ㅠ.ㅠ
Commented by 꼬깔 at 2007/10/22 10:51
비공개님// 그러시군요. 저도 오늘 막 전화는 받았고, 편집부 쪽에 문의를 해서 다시 답변을 주겠다고 하네요. :)
Commented by 이르 at 2007/10/22 13:38
진짜 공감합니다. 저런 백과사전류에 오류가 있으면 무척 난감한 일이죠. 전 어린 마음에 세상의 신기한 일들 따위의 모음집을 마치 실화인양 (실제론 합성 사진으로 쓴 픽션이었지만) 써놓은 것을 순진하게 믿었던 기억이 있네요. 그리고 완역 아닌건 제발 완역 아니라고 좀 써놨으면 하는 바램도.. 덧붙이면 추천 도서 목록 좀 제대로 만들어서 뿌렸으면 해요. 하여간 낭패를 많이 봐서;; 어린 시절의 독서 하면 쌓인게 많습니다. ㅠ_ㅠ
Commented by 꼬깔 at 2007/10/22 23:19
이르님// 예 말씀처럼 어린 아이들을 현혹하는 그런 '미스터리물'도 심각한 문제라 생각을 합니다. 정말 어린이의 독서가 '毒書'가 되어서는 안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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