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25일
독서에 대한 단상
가끔 동네의 작은 책방엘 가곤 했습니다. 대개 책을 사는 경로가 인터넷이지만 가끔은 서점에 들러 여러 가지 책을 뒤적여보고 '먹잇감'을 고르고는 하지요.^^ 워낙 작은 책방이라 크게 읽을만한 책을 고르지는 못했지만 가끔, 절판된 보물을 발견하는 때도 있지요. :) 여러분은 어떤 기준을 책을 고르시나요? 제 경우 책을 고르는 나름대로 방식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관심 있는 '저자'의 시리즈를 편식하는 것이지요.^^; 이 습관은 어릴 적부터 형성된 것이라 쉽게 고쳐지지 않더군요. 어릴 적에는 바스콘셀로스의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에 감명받아 바스콘셀로스의 책을 한동안 찾아서 읽었던 적이 있었지요.^^ 그리고 그 시리즈가 떨어지거나 지루해지면 새로운 책을 유사 주제와 결부지어 찾아 헤매기 시작하지요.^^ 이런 방황의 시간이 지난 후 새로운 저자가 '선택'되면 또다시 시리즈는 계속된답니다.^^ 음... 이런 패턴이 어쩌면 한동안 제 시리즈의 '저자'가 되었던 '굴드'의 '단속 평형 이론'과 흡사해 보입니다. 안정된 상태를 지속하다가 갑작스러운 변화를 하고, 또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는...^^
다른 분께서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전 관심을 두는 주제가 비교적 협소한 편입니다. 사는 책의 80% 이상은 과학 관련 서적이고요. 또한 전공과 관련된 주제의 책을 많이 고르는 편입니다. 음.. 학교에 다닐 때나 이렇게 열심히 책 읽고 공부하지...:-( 그런데 대부분의 책이 '번역서'인 경우가 많은지라 책을 고를 때 신중한 편입니다. 제가 새로운 시리즈를 고르면서 확인하는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 제목을 확인한다.
ⓑ 저자를 확인한다.
ⓒ 출판사를 확인한다.
ⓓ 번역자를 확인한다.
ⓔ 감수자를 확인한다.
ⓕ 가격을 확인한다.
ⓕ 가격을 확인한다.
대략 이런 정도랍니다. 그런데 전 네번 째와 다섯 번째에 해당하는 부분의 중요성을 무척 실감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큰 예외가 아니면 '전공' 내지는 '관련' 공부를 한 사람의 번역서를 사거나 그런 사람에 의해 감수가 된 책을 찾는 편입니다. 물론 번역을 하시는 분께서도 나름대로 공부를 하면서 번역을 하시겠지만요, 실제 전공을 하신 분과는 차이가 있어 보이더라고요. 까다롭다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제 경우 그런 시행착오를 많이 거친 편이데요, 용어상의 '오역'이 있을 경우 전체 내용이 틀어지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또한 읽으면서 짜증이 나기도 합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한 책이 '짜증'으로 바뀐다면 그건 讀書가 아닌 毒書가 아니겠습니까?^^ 간단한 예를 들어보면 이렇습니다.
몇 년 전 '공룡은 온혈동물?'이란 책을 읽으면서 공룡의 우리말 표기가 엄청 거슬렸습니다. 정말 좋은 책임에도 이런 느낌이 들었던 것이지요. 번역자는 지구과학 교육과를 졸업한 분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지나친 '영미 우월주의'에 빠진 분인 거 같아 '원서'를 사서 봐야겠다'란 느낌을 받게 되었답니다.
또한, 몇 년 전 '생명, 그 경이로움에 대하여'란 책을 읽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가 영 거슬렸습니다. shale이라고 하는 퇴적암의 표기 때문이지요. 일반적으로 지질학을 공부하면서 이 퇴적암은 '셰일'로 표기합니다. 이미 외래어로 많이 사용되는 용어를 '혈암'이란 표기로 써놓았습니다. 제가 배운 바로는 혈암은 일본에서 사용하는 한자식 표기입니다. 굳이 우리말로 표기한다면 '이판암'이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됩니다만, 그래도 가장 적절한 표현은 '셰일'이라고 생각됩니다. 버제스 혈암... 이거 거슬리더라고요.^^ 아니나 다를까? 번역자는 독문과를 졸업하신 분입니다. 누군가 감수를 했을 텐데 글쎄요...
역시 몇 년 전에 슬쩍 읽어보았던 책 중에 '바이러스'란 제목의 교양과학 서적이 있었는데 이 책은 좀 더... 항생제 남용에 의해 내성을 가지는 박테리아 등장을 경고하면서, "박테리아를 먹는 박테리오파지란 바이러스를 이용해서 박테리아를 막자."란 요지의 책이더군요. 그런데 겉표지에 책 설명에는 '바이러스는 바이러스로 막는다'란 식의 표현을 썼더군요.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는 다르지요. 흠... 그렇다면 Helicobacter pylori도 바이러스인가요?
그 밖에도 많이 있습니다만, 생략하지요. 그래서 요즘은 원서 쪽에 눈을 돌리고 있긴 합니다만, 구입경로와 '가독성'의 문제로 어려움이 있긴 합니다.^^ 그래도 조금 더 신경을 써서 원작자의 글을 직접 읽어보고 싶은 것이 현재의 바람이고요. 빨리 밀린 원서를 읽어볼 생각입니다.
# by | 2007/10/25 13:11 | ΒΙΒΛΙΟΘΗΚΗ | 트랙백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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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요즘은 국내 서적보다는 외국서적을 보고 있습니다. 사실, 국내 번역서를 보다가 번역의 질이 영 마음에 안들어서 똑같은 외국서적을 다시 지른 적이 한두번이 아니거든요..;
번역가에게 주어지는 돈을 깎으려들고
번역가입장에서는 한 책만 오래 붙잡고 있어서는
밥먹고 살기 힘드니 최대한 많은 일감을 확보해야하니
전체적인 번역 품질은 기대하기 힘들어지고
이런 상황에서는 제대로 된 번역서를 찾기가 힘들죠.
팔린다는 소설쪽은 약간이나마 상황이 났겠지만,
수요가 거의 고정적이고 한정적인 과학서적, 인문학서적은
앞으로 더 심해지면 심해지지 나아질것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암울하기 짝이 없는 출판시장...ㅜㅡ
그리고, 전 감수자로 적힌 어떤 사람을 본 이후론 감수자도 잘 안 믿어요. 감수하지도 않고 이름 거는 사람들도 있는 듯. ^^;
원서를 구할 수 있음 원서쪽으로..
역사 서적들도 번역서 읽고 있으면
도대체 뭔 소린지 들어오지가 않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