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 화석 이야기

공룡을 잡아 먹은 뱀 - Sanajeh indicus

공룡이 지배하던 시절, 공룡은 다른 동물로부터 무사했을까요? 모든 동물이 그런 것처럼 공룡 역시 새끼일 때는 피식자일뿐입니다. 6,700만 년 전 뱀이 용각류 둥지에서 공룡알과 새끼 등과 함께 화석화된 것이 발견되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추정된 뱀 - Sanajeh indicus - 은 지금의 뱀처럼 입을 크게 벌릴 수는 없는 형태였으며, 몸길이가 약 3.5미터 정도로 막 부화한 50cm 남짓한 용각류 새끼를 잡아 먹은 것으로 생각된다고 합니다.
뱀의 두개골과 시계방향으로 또아리를 튼 몸통, 그리고 부화되지 않은 공룡알과 용각류 새끼의 화석도 함께 발견되었으며, 발견된 용각류는 티타노사우루스류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당시의 티타노사우루스류는 아르헨티노사우루스 등처럼 거대한 녀석들이었을 가능성이 높으니 살아 남았다면 천수를 누렸겠지요.

이를 바탕으로 당시 용각류는 현생 바다거북처럼 모래에 알을 낳은 후 묻어 놓고 길을 떠났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합니다. 바다거북 새끼가 물에 들어가기 전까지 무수한 학살을 당한 것처럼 이 녀석들 역시 태어나자마자 뱀의 먹잇감이 되었다는 슬픈 얘기... 그렇다면 용각류 어미는 이런 위험으로부터 새끼를 돌보지 않았을까요? 학자들은 이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합니다. 우선, 알둥지에서 어미 화석이 발견되지 않았고, 만약 어미가 있었다고 해도 뱀이 새끼를 먹고 유유히 도망치는 것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으리라는... 즉, 뱀을 쫓아내고자 발을 구르는 것은 오히려 남은 새끼나 알에 위협이 될 소지가 있을테니 말입니다.

조각류나 수각류 등은 새끼를 돌보았을 가능성이 높지만, 아마도 용각류는 집단으로 둥지를 틀어 새끼를 낳고 그 자리를 떠났을 가능성이 높지 않나 싶습니다. 어쨌든, 공룡 새끼를 잡아 드신 뱀의 분지도는 이렇습니다.
그런데... 혹시 저 뱀, 용각류 어미가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새끼에게 제공한 먹이는 아닐까요? 어릴 적엔 단백질로 몸보신 하고 커가면서 본격적으로 채식주의자가 되어 장수를 누리는... 육식은 죄악이라고 하니... (야...)

Refs
Wilson J, Mohabey D, Peters S, Head J (2010). "Predation upon hatchling dinosaurs by a new snake from the Late Cretaceous of India." PLoS Biology 8(3): e1000322

by 꼬깔 | 2010/03/02 14:28 | 화석 이야기 | 트랙백 | 덧글(22)

제 신체 사이즈를 공개합니다.

이미 발가벗겨진 몸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부끄럽습니다.) - 제 정체를 적나라하게 밝힐께요... - 제 신체 사이즈에 대해서도 얘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꼬깔은 아주 작답니다. 루저도 이런 루저가 없지요. ㅠ.ㅠ 제 입으로 신체 사이즈를 얘기해야 하나란 고민도 했는데, 이젠 밝혀야 할 것 같아요. 최근 발가멋고 찍은 사진이 하나 있는데... 공개합니다.

이어지는 내용

by 꼬깔 | 2010/01/28 13:58 | 화석 이야기 | 트랙백 | 덧글(22)

깃털 공룡과 사지 물고기

데본기 중기 사지류 보행렬 발견

얼마 전 폴란드에서 발견된 데본기 중기 사지류 보행렬과 발자국 화석에 관한 논문을 읽었습니다. 사실 포스팅 하면서 어떤 제목으로 붙일까 고민하다가 붙인 제목이 결국 "깃털 공룡과 사지 물고기 (Feathered Dinosaurs and Tetrapod-like Fishes)"였습니다. 이렇게 제목을 붙인 이유는 어류의 상륙 작전이 마치 공룡의 비행과 비슷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은 글의 말미에 얘기토록 하겠습니다.

폴란드 남동쪽 Łysogo´ry의 Holy Cross Mountains (Go´ry S´wie˛tokrzyskie)에서 데본기 중기 - 약 3억 9천 7백만 년 전 - 사지류의 보행렬과 발자국 화석이 발견되었습니다. 현재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사지 동물 화석이 데본기 후기인 3억 8천만 년 남짓인 것을 감안한다면 - 일반적으로 초기 사지류인 IchthyostegaAcanthostega가 대략 3억 6천 5백만 년 남짓입니다. - 실로 엄청난 발견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발견된 지역이 로라시아 남쪽 해안의 조간대 내지는 석호 지역이었을 거란 점입니다. 이제까지 양서류의 기원은 늪지나 호수, 또는 강가로 생각했으니까요. 생명이 바다에서 잉태된 것처럼 사지류 역시 민물이 아닌 바다로부터 로라시아 상륙 작전을 감행한 셈입니다. 물론, 이 부분은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 지역의 층서는 대략 이렇습니다.

이 지역의 층서는 코노돈트 미화석 등을 바탕으로 비교적 잘 정의되어 있는 편이라고 합니다. 논문에서는 2개의 보행렬 (Muz. PGI 1728.II.15, Muz. PGI 1728.II.16) 과 3개의 발자국 화석 (Muz. PGI 1728.II.1, Muz. PGI 1728.II.2, Muz. PGI 1728.II.3) 에 대한 이미지가 나와 있습니다. 보행렬에서는 발가락이 구분되지 않지만, 발자국 화석에서는 발가락이 명확하게 구분된다고 합니다.
a : Muz. PGI 1728.II.16, c : Muz. PGI 1728.II.15

보행렬 중 하나는 앞다리와 뒷다리의 발자국 크기가 다르지만, 다른 하나는 구분되지 않으며, 사다리 형태를 나타냅니다. 위 그림에서 사지동물은 익티오스테가와 아칸토스테가를 바탕으로 복원한 것이며, 사지동물을 닮은 물고기 - Panderichthys, Tiktaalik 등으로 elpistostegids라 하며, 머리는 사지동물, 몸통은 물고기에 가까운 동물입니다. - 를 바탕으로 복원한 것입니다. 이런 보행렬을 남긴 녀석은 대략 40~50cm 정도 크기였다고 합니다.
a : Muz. PGI 1728.II.3, b : Muz. PGI 1728.II.2
a : Muz. PGI 1728.II.1의 laser surface scanning 이미지, b, c : IchthyostegaAcanthosatega 뒷다리

보행렬과 달리 발자국 화석은 상대적으로 이 녀석들의 덩치가 컸음을 보여줍니다. 이들의 발자국 폭은 약 15cm 정도로 가장 잘 보존된 익티오스테가의 2배가 넘으며, 이를 바탕으로 추정한 크기는 대략 2.5m에 이른다고 합니다. 특히, 가장 큰 표본 (Muz. PGI 1728.II.5)은 무려 26cm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이 보행렬이 발견되기 전까지 학계의 정설은 "사지류는 데본기 말 민물에서 기원했다."는 겁니다. 특히, 물고기와 사지류의 중간 형태를 나타내는 elpistostegids는 대략 3억 7천만 년을 기점으로 절멸했고, 이 시기 원시적인 사지류가 본격적으로 등장했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판데릭티스와 틱타알릭과 같은 elpistostegids는 비교적 짧은 시간 번성한 무리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발견으로 "사지류는 데본기 중기 바다로부터 기원했다."는 주장이 힘을 받게 된 것입니다. 우선 분지도를 보시기 바랍니다.
 
a는 보행렬 발견 이전의 분지도이며, b는 보행렬의 발견을 바탕으로 새롭게 그려진 분지도입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크게 변한 것은 없습니다. 단지 사지류의 분지 시점이 약 2천만 년 정도 당겨졌다는 것과 elpistostegids가 불안정한 중간 형태의 물고기 (혹은 사지동물) 가 아닌 비교적 안정적으로 초기 사지류와 공존했다는 점입니다. 이는 마치 깃털이 달렸고, 심지어 초보적인 비행이 가능했던 깃털 공룡과 원시 조류가 비교적 오랜 시간 공존했던 것과 비슷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데본기 중기의 사지류 화석이 발견된다면 이 분지도는 보다 명확해지리라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이유로 트로오돈님게서 말씀하셨던 "여러 차례 사지류가 상륙하지 않았을까?"란 내용은 현재로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척추동물이 여러 차례 비행을 시도해 독립적으로 창공을 날 수 있었지만, 날개를 획득하고 이를 바탕으로 나는 것보다 부속지를 획득해 육상으로 진출하는 것이 훨씬 어려운 일임을 감안한다면 여러 차례 독립적으로 육상 진출을 했을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물론, 지금도 끊임 없이 사지반에서 제대를 꿈꾸는 군인 아저씨들이 계시지만요. (야...)

Refs
1. Grzegorz Niedźwiedzki, Piotr Szrek, Katarzyna Narkiewicz, Marek Narkiewicz, Per E. Ahlberg (2010). "Tetrapod
trackways from the early Middle Devonian period of Poland". Nature 463: 43–48. doi:10.1038/nature08623

by 꼬깔 | 2010/01/21 15:28 | 화석 이야기 | 트랙백 | 덧글(26)

데본기 중기 사지류 보행렬 발견


폴란드의 남동쪽 데본기 중기 - 3억 9,500만 년 전 - 지층에서 보행렬이 발견되었습니다. 이 발자국 화석은 앞다리와 뒷다리가 명확하게 구분되며, 발가락도 구분된다고 합니다. 보행렬을 토대로 추정한 동물의 크기는 약 2.4m 정도이며, 꼬리가 끌린 자국이 없는 것으로 보아 얕은 물 속에서 나타난 흔적으로 생각한다고 합니다. 이 발견이 놀라운 점은 2가지입니다.

첫째, 이전까지 발견된 최고(最古) 사지류의 화석은 약 3억 7,500만 년 전의 것이란 점입니다. 작년에 발견된 틱타알릭 - 사지류와 육기어류의 중간 형태이며, 어류 쪽에 치우친 녀석 - 의 연대가 3억 7,500만 년 전 (좀 더 사지류다운 익티오스테가와 아칸토스테가가 약 3억 6,500만 년 전에 해당합니다.) 이었습니다. 그런데 사실상 완전한 다리로 육상에서 걸어다닐 능력이 있는 사지류가 이보다 약 2,000만 년 전에 존재했다는 겁니다. 즉, 사지류가 이미 데본기 중기에 존재했다는 그런 얘기가 되는 셈입니다.

둘째, 이전까지 사지류의 상륙 작전은 늪지나 강하구에서 있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 보행렬이 발견된 장소는 과거에 조간대 내지는 석호였다는 점입니다. 즉, 상륙 작전이 바다에서 있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생 양서류가 모두 담수성이란 점에서 만약 바다에서 상륙 작전이 있었다면 결국 상륙 후 모두 담수 환경에 적응했다는 얘기가 되는 것일까요? :)

여러 가지 면에서 흥미로운 발견인 듯합니다.

물론, 이 발견을 왜곡해서 "거봐라, 틱타알릭보다 연대가 앞선 사지동물이 존재했으니, 틱타알릭은 완전한 물고기였지. 따라서 진화론은 개뻥" 이란 주장이 나오겠지요? :) 관련 내용은  "Grzegorz Niedźwiedzki, Piotr Szrek, Katarzyna Narkiewicz, Marek Narkiewicz, Per E. Ahlberg (2010). "Tetrapod trackways from the early Middle Devonian period of Poland". Nature 463: 43–48. doi:10.1038/nature08623."에 있다네요. 물론 읽어보지는 못했습니다. :)

P.S.) 신문 기사에 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떴다면 댓글 구경은 :)

by 꼬깔 | 2010/01/11 14:22 | 화석 이야기 | 트랙백 | 덧글(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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