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기사의 '우리의 사촌 호모 에렉투스 네안데르탈인'이란 표현으로부터 시작된 궁금함으로 결국 새벽안개님의 도움을 받아 한겨레 신문 오철우 기자님께서 말씀하신 전문가께서 언급하신 최신 네이처 리뷰로 추정되는 Alan Templeton의 'Out of Africa again and again'이란 것을 대충 읽었습니다. 분자생물학과 관련한 지식이 전무한 터라 올바르게 이해했는지 두렵기는 하지만요. ㅠ.ㅠ
우선 오철우 기자께서 쓰신 댓글 내용에 이런 것이 있었습니다.
그 전문가란 분께서 견지하는 것은 아프리카 단일 기원설이라 표현하며 이런 내용입니다.
"1차 시기에 아프리카를 나온 호모 에렉투스가 각 지역에 퍼져 1차 시기의 단일 기원을 이뤘고, 2차 시기에 아프리카를 나온 호모 사피엔스가 전 세계로 퍼져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를 이뤘다."
일반적으로 인류의 기원과 관련한 것을 보면 이렇습니다. '최초 호모 속으로 생각하는 것은 논란의 여지 없이 Homo rudolfensis이며, 이로부터 Homo habilis가 진화했고, 이 중 유럽쪽으로 유입된 것이 Homo heidelbergensis를 거쳐 Homo neanderthalensis로 진화했으며, 아시아쪽으로 유입된 것이 Homo erectus로 진화했다.'란 것입니다.
물론 여기엔 많은 논란이 있다고 합니다. 유럽쪽 계통을 나타낼 때 등장하는 Homo ergaster의 위치도 그렇고 가장 큰 것은 Homo erectus의 범위를 어디까지 잡느냐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본래 호모 에렉투스는 자바인과 북경인으로 대표되는 아시아쪽의 호모를 지칭했습니다. (고교에서 배우는 내용)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전문가는 마치 네안데르탈인이 자바인과 북경인과 같은 개념으로 유럽의 호모 에렉투스이다란 주장을 하는 듯합니다. 그러나 과연 아프리카를 떠난 호모가 호모 에렉투스였는지 이들의 조상이었는지는 모든 사람의 의견이 일치하는 것은 아닌 듯합니다. 사실 최근에는 직립인으로 지칭되는 호모 에렉투스보다는 에르가스트인으로 지칭되는 호모 에르가스테르가 아프리카를 떠나기 전의 호모로 생각하는 것이 우세한 듯합니다.
그런데... 앨런 템프턴의 논문에는 호모 에렉투스로 표기해놓았습니다. 그리고 템플턴의 주장은 분자생물학적 증거로 볼 때 아프리카를 떠난 것인 1차례가 아닌 최소 3차례의 탈출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템플턴이 이용한 것은 단수체(haploid)에 속한 유전자를 바탕으로 했고, 미토콘드리아 DNA와 Y염색체를 이용한 것 같았습니다. (이 부분을 새벽안개님께서 설명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이를 바탕으로 템플턴이 제시한 다이아그램은 다음과 같습니다.
템플턴에 의하면 약 170만 년 전 최초의 탈출이 있었고, 84만 년 ~ 42만 년 전 2번째의 탈출, 그리고 15 ~ 8만 년 전 마지막 탈출이 있었다는 주장입니다. 첫 번째 탈출이 아시아와 유럽 진출이며, 마지막이 호모 사피엔스의 탈출입니다. 또한, 호모 사피엔스는 아프리카에서 약 20만 년 전 진화해서 세계 각지로 퍼진 것이란 주장이지요.
문제는 그렇다고 네안데르탈인이 자바인, 북경인과 같은 종에 속하느냐는 것입니다. 그 전문가는 바로 네안데르탈인이 유럽으로 진출한 호모 에렉투스이며, 이를 구분하고자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라고도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는 분류학적 개념으로 본다면 터무니 없는 얘기라 생각합니다. 이를 구분하고자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라 부르기도 한다니요.
또한, 이 전문가란 분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자신의 주장을 하면서 오철우 기자께 반복적으로 '최근 <네이처>의 리뷰논문에 근거한 설명'이라는 얘기를 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개인적으로 상당히 권위적인 설명이라 생각합니다. '네이처의 최신 리뷰논문에 근거한 것이니 정확한 것이다.'란 뉘앙스로 느껴지거든요.
인류의 계통수를 찾는 것은 일부 과학자는 '계통수 그리기 게임'이라고까지 합니다. 다른 화석 기록과 마찬가지로 인류 화석 역시 자료가 터무니 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다행히 분자 유전적 방법이 동원되어 부족한 곳을 채우고 있지만 이 것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설명해줄 수는 없습니다. 아마도 공룡의 계통수를 그리는 것보다 인류의 계통수를 그리는 것인 논란과 이견이 많은 것으로 생각되는데, 최신 리뷰논문을 근거로 한 설명이라고 일반적인 독자가 읽는 신문에 네안데르탈인을 호모 에렉투스라 표기한 것이 과연 적절한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