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27일
그러고보니 진정한 리퀘스트...(으악!) by 위장효과님전 책을 즐겨 사는 편입니다. (산다고 다 읽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 대학시절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아무래도 대학시절에는 비록 해적판이지만 쓸만한 원서를 구하기 쉬웠고, 없는 것은 도서관에서 빌려 제본을 맡기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한 때는 망원경에 미쳐 Amateur Telescope Making이란 제목의 시리즈를 도서관에서 빌려 예쁘지는 않지만 제본하기도 했었고요. 그러다보니 늘 방은 지저분하고... ㅠ.ㅠ 대학을 졸업한 후 예전에 쓰던 책 중 자주 보지 않는 것은 다락방에 보관했었답니다. 아무래도 방이 작다보니 그럴 수밖에 없었고, 덕분에 갑작스레 보고싶은 책이 있으면 다락방을 뒤적여야 했지요. 그렇게 책을 긁어 모았는데... 어찌어찌 결혼 후 분가하게 되었고, 저보다 작은 방을 쓰던 여동생이 제 방을 쓰게 되었지요. 결혼식을 마치고 신혼여행을 다녀왔는데... 글쎄 벌써 동생이 제 방을 차지했더군요. 그래서 책이 엄청 없는 겁니다. 그나마 책상 위 책꽂이 있던 일부만 살아 남고, 나머지는 고물 치우는 할아버지의 수레에 실려 갔습니다. 전 이 사건을 Book Mass Extinction(冊大滅種)이라 부릅니다. ㅠ.ㅠ
이 사건으로 사라진 책은 거의 100권에 육박했고, 살아 남은 것은 10%도 되지 않았으니 그야말로 페름기 대멸종에 버금가는 사건이었음에 틀림 없습니다. 게다가 사라진 책 중에는 절판되거나 정확한 제목을 몰라 다시 구할 수 없는 것이 태반이었답니다. ㅠ.ㅠ 이후 기억을 더듬어 책을 구입했고, 조금씩 모은 것이 지금은 당시보다 다양하고 양적으로도 많으니 책태계(Biblosystem)를 회복했다고 해야할까요? :) 파괴된 책태계를 회복하는데는 긴 시간이 걸린다는 것도 깨달았지요. 흑...
이사를 앞 두고 가장 신경쓰이는 것은 역시 책일 수밖에 없답니다. 그래서 요즘은 머리가 복잡합니다. ㅠ.ㅠ 지금이야 동생을 용서했지만 당시에는 흑... ㅠ.ㅠ 신혼여행 다녀올 때까지만 기다렸어도 이런 비극은 없었을텐데란 아쉬움이 있긴 하지요. :) 다시는 B.E.가 없기를 바랄 뿐입니다.
P.S.) 늑대별님께서 심심치 않게 옛얘기를 자주 쓰셔서 가끔 트랙백하다 보니 이런 카테고리 하나 필요할 것 같아 '옛이야기'란 진부한 제목의 것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
# by 꼬깔 | 2008/12/27 14:36 | 옛이야기 | 트랙백(1) | 핑백(1) | 덧글(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