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 허큘리스자리

학명을 우리말로 어떻게 표기할까?

예전에 어떤 분께 질문받았던 내용입니다.

공룡의 이름들이 통일되지 않아서인지,
여기저기서 부르는 이름들이 헷갈리네요.
랩터인지 랍토르인지, 아르카이오인지 아카에오인지;

벨로시랩터가 맞나요, 벨로키랍토르가 맞나요?

아카에오프레틱스, 아르카이오프테릭스, 아르케오프테릭스,
어떤 게 맞는 걸까요...가르침을 주세요.

확실히 별자리 이름도 그렇고 학명도 늘 표기의 문제가 따라다닙니다. 흔히 우리가 알파벳대로 읽는 것을 '일본식'이니 뭐니 하면서 경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실제 그렇지는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학명은 라틴어 혹은 라틴어화 된 용어입니다. 영어권에서는 영어식으로 읽는 경향이 있으나 - 당연하겠죠. - 영어권이 아닌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는 '라틴어'발음에 가깝게 읽어주고 표기하는 것이 올바르지 않을까라 생각해봅니다. 라틴어발음과 관련된 글은 Scientia란 카테고리에 몇 개 올려놓은 것이 있으니 참고하시고요.

Velociraptor를 '벨로시랩터'라고 표기하는 것은 알레르기를 알러지 또는 앨러지라 표기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벨로키랍토르라 표기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시조새 역시 '아키옵테릭스', '아케옵테릭스'라 표기하기도 하지만 '아르카이옵테릭스'정도로 표기하는 것이 적절할 듯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학명 표기와 관련해서 어떤 표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봅니다. 읽는 것은 어떻게 읽어도 문제 지 않겠지만, 책과 논문에 표기할 때는 어떤 표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학명 표기는 영어와 라틴어 표기의 혼용이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라틴어 표기를 원칙으로 하지만 이럴 때 어색한 것이 있긴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eu와 au, ps, pt, 그리고 x의 음가 표기인 듯합니다. 예전 '북해의 검치호랑이' 검토 때 송지영 선생님께서도 두 가지는 너무 어색해 당신의 표기를 썼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답니다. 그건 바로...

Pseudailurus - 프세우다일루루스
Xenosmilus - 크세노스밀루스

그런데 이전의 책과 미국 생활을 하셨던 송지영 선생님께서는 이 두 가지는 정말 어색해서 "슈다일루루스"와 "제노스밀루스"로 표기하기를 바라셨지요. 개인적으로는 Australopithecus도 "아우스트랄로피테쿠스"로 표기하는 것이 역시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어떤 표준화는 필요한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고요.

얼마 전 메일을 통해 송지영 선생님께서는 이런 부분을 고생물학회지에 투고해보라는 권유를 하셨습니다. 고생물학회 회원이라면 누구나 투고할 수 있다고 권유하셔서 고민 중입니다. 고생물학회에는 친구를 통해 가입 부탁을 해놓은 상태고요. 아무튼, 같은 대상을 다르게 표기하지 않으려면 어떤 표준화는 분명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표준화가 천문학회에서 내놓은 "허큘리스자리"와 같은 형태가 되는 것은 개인적으로 반대입니다.

by 꼬깔 | 2008/05/19 01:15 | SCIENTIA | 트랙백 | 덧글(14)

Hercules자리에 대한 단상


얼마 전 다현이에게 사준 책에 헤르쿨레스자리가 허큘리스자리란 이름으로 나온 것을 보고 솔직히 기겁했습니다. 예전 한국천문학회의 천문용어 검색 엔진에서 허큘리스자리를 봤을 때는 피식 웃고 말았지만요. 책의 상당 부분에 허큘리스자리로 표현되며, 친절하게 헤르쿨레스자리가 용어 표준화작업으로 허큘리스자리로 바뀌었음을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위키사전과 국립국어원의 대사전을 뒤적였습니다.
위키는 어느 순간 허큘리스자리로 바뀌었더군요. 그러나 자세히 보면 아시겠지만, 기존에 "헤르쿨레스자리"로 써놓은 것에 제목을 허큘리스자리로 바꾸고, "표기에 따라 헤라클레스자리라고도 한다."에 허큘리스를 추가한 것에 불과합니다. 헤르쿨레스자리와 관련한 별의 이름을 봐도 이런 "조잡한 수정"이 드러납니다. 그리고 바꾸시는 김에 프톨레마이오스(Ptolemaeos, Πτολεμαιος)도 영어식으로 Ptolemy로 바꿔 "톨레미"로 쓰지 그랬습니까?
별자리 이름은 허큘리스자리로 바꿔놓고 별을 부를 때는 "헤르쿨레스자리 α"라고 하는군요. 현재 국어사전에 나오는 이름은 헤르쿨레스자리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헤라클레스자리로 부르고 싶습니다. 

초등학교 아이들 책에 헤라클레스와 허큘리스자리가 구분되어 등장하면 아이들이 올바르게 이 두 관계를 결부지을 수 있을까요? 당장 다현이부터도 "헤라클레스가 나오는데 왜 허큘리스자리야?"라고 묻습니다. 아마도 이런 질문은 흔히 나올 가능성이 높답니다. 그렇다면 그 때마다 김광태 교수께서는 "얘야, 그건 천문용어 표준화 작업의 일환으로..."라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실겁니까? 아예 바꾸시려면 헤라클레스의 12가지 고역도 "허큘리스의 12가지 고역"으로 바꾸시지요?

학술용어의 표준화 작업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표준화 과정에서의 원칙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김광태 교수에 이해 "자행된" 표준화 용어는 제 짧은 지식으로는 규칙성이나 원칙을 찾기 어렵네요. 또한, 별과 별자리 관련 용어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과연 학회에서 저렇게 뚝딱 만들어 놓았을 때, 많은 아마추어가 "오~ 오늘은 날씨도 좋은데 허큘리스자리 M13을 볼까?"라고 얘기해줄까요? 기왕에 영어식으로 바꾸고 싶으시면 다 바꾸시지요? 헤라클레스와 쌍벽을 이루는 용사인 오리온과 페르세우스의 별자리도 이렇게 바꾸면 어떨까요?

Orion - 어롸이언자리
Perseus - 퍼시어스자리

제가 책에 나오는 88가지 별자리 이름을 몇 번이고 훑어 봤지만, 대부분 기존의 용어를 쓰면서 유독 몇 가지만 특이한 표현을 썼더군요. 혹시, 작업을 했다는 표시라도 내고 싶으셨던 겁니까? 아니면....

혹시 이런 마음에 허큘리스로 바꾸신 것은 아닙니까?

"제가 미쿡에서 공부할 때 헤르쿨레스라고 했더니 알아듣지 못하더군요. 그래서 허큘리즈라 했더니 알아 듣더라고요."
"제가 미쿡에서 공부할 때 오리온이라고 했더니 알아듣지 못하더군요. 그래서 어롸이언이라 했더니 알아 듣더라고요."

P.S.) 어릴 적 학생백과에서 프톨레마이오스란 이름을 처음으로 접한 후, 다른 책에서 프톨레메우스, 톨레미 등으로 표기된 프톨레마이오스로 말미암아 상당히 혼란스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용어란 것은 그렇게 쉽게 뚝딱해서 고치는 것은 아니란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헤라클레스 또는 헤르쿨레스자리로 표기한다고 학회에서 그렇게 발표하지는 않을 것 아닙니까?

by 꼬깔 | 2008/05/14 10:27 | 별의별 이야기 | 트랙백 | 덧글(15)

Why? 별과 별자리, 그리고 허큘리스자리

이게 별자리의 한국명??

어제 다현이 외숙모가 "Why? 별과 별자리, Why? 우주"를 사주셨습니다. 이미 다현이는 한번 본 상태였고, 확인해봤습니다. 특히, 별자리 이름이 신경 쓰이길래 살폈답니다. 우주의 감수는 조경철 박사, 그리고 별과 별자리는 김광태 교수셨습니다. 그런데 역시 별자리 이름이... ㅠ.ㅠ

세페우스자리 Cepheus
센타우루스자리 Centaurus
허큘리스자리 Hercules
큰물뱀자리 Hydra
멘사자리 Mensa

그리고 이런 말이 써있습니다.

"별자리 및 천문학 용어는 2007년 한국천문학회 '천문학 용어 표준화' 작업에 의한 공식 명칭을 따랐다."
"허큘리스자리 : 그리스 신화의 '헤라클레스'에서 유래하였다. 천문학 용어 표준화 사업으로 공식 명칭이 '허큘리스자리'로 바뀌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한국 위키사전을 뒤적이니 헉... "허큘리스자리"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예전에 분명히 헤르쿨레스자리로 본 듯한데... 당연히 이 책에 M13은 허큘리스자리 구상성단으로 표현되었습니다.

표준화입니까? 아니면 영어식 짜맞추기입니까? 이미 예전에도 허큘리스자리와 관련해 글을 올렸던 적이 있습니다. (Hercules자리를 어떻게 표기할까?)

기본적으로 고유명은 유지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별자리이름은 허큘리스자리로 하고, 관련 신화에는 허큘리스가 아닌 헤라클레스가 나온다면 만약 어린아이가 이와 관련한 질문을 할 때 어떻게 답을 해줄까요? 헤라클레스가 미쿡으로 넘어가더니 허큘리스가 되고 허큘리스카드가 되었다고 말해줘야 하나요? 기왕이면 VGA자리도 만들지요.

켄타우루스와 케페우스도 같은 맥락입니다. 기왕이면 센터로스와 시피어스자리로 표기하지 그랬습니까? 게다가 바다뱀자리로 잘 쓰이는 이름은 큰물뱀으로 바꿨습니다. 그 맥락이라면 오히려 먼저 생긴 바다뱀자리가 물뱀이 되고 현재 물뱀자리가 작은물뱀자리로 바뀌어야겠죠. 선취권이란 것도 인정해야지요. 그리고 엄밀히 말한다면 Hydra는 고유명에 가깝습니다. 이를 큰물뱀자리로 표현한 것 역시 어색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테이블산자리도 라카유와 관련된 뒷얘기와 본래 명칭인 Mons Mensae의 의미로 본다면 "테이블산자리"가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멘사자리는 멘사테스트와 혼동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김광태 교수의 별자리 이름은 혼란 그 자체입니다. 예전에 지돌스타님께서 문의했을 때(트랙백한 글)는 고니자리, 활잡이자리 등을 썼고, 바다뱀자리는 유지했었지요. 그런데 이건 또 다르네요. 제가 생각하는 위 세 가지의 별자리 이름은 이렇습니다.

Centaurus - 켄타우루스자리
Cepheus - 케페우스자리
Hercules - 헤라클레스자리 또는 헤르쿨레스자리
Hydra - 바다뱀자리
Mensa - 테이블산자리

이미 책을 읽은 다현이에게는 켄타우루스자리, 케페우스자리, 헤라클레스자리, 그리고 바다뱀자리로 알려줬습니다. 더 웃기는 것은 "우주"란 책에는 바다뱀자리, 헤르쿨레스자리로 쓰여 있다는 겁니다. 같은 시리즈지만 감수자에 따라 달라지는군요. 과연 학회의 권위가 아마추어들이 잘 사용해온 용어를 일방적으로 바꿀 수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내용

by 꼬깔 | 2008/05/11 13:37 | 별의별 이야기 | 트랙백 | 덧글(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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