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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이 새로부터 진화했을까?

오뎅제왕님께서 오랜만에 창조꽉회 기사를 링크(Dinosaurs evolved from Birds) 해주셔서 - 현재 창조꽉회는 익스로는 접속이 안됩니다. - 재밌게 읽었습니다. :) 기사에 언급된 분은 Martin, Feduccia, 그리고 Ruben 박사입니다. Martin과 Feduccia, 그리고 Ruben은 새의 조상이 공룡이 아니라는 쪽의 최후의 생존자 쯤 되는 분입니다. (특히, Ruben은 공룡이 온혈 동물이 아니었다는 주장을 하는 학자로 유명합니다.) 이들이 미는 새의 공통조상에 가까운 녀석이 바로 롱기수쿠아마(Longisquama)라는 파충류입니다. 이 녀석은 분류상 여전히 논란이 됩니다. 새의 조상이라 주장하는 - Martin, Feduccia - 쪽은 지배파충류이면서 공룡과 가까운 관계로 생각하며, 다른쪽에서는 지배파충류가 아닌 Lepidosaurodomorpha clade - 뱀, 도마뱀 등을 포함하는 - 로 생각합니다. (Benton et al., 2001) 깃털이라 주장하는 장식물 역시 리본 모양의 변형된 비늘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지요. 그래서 한때 트라이아스기의 조류 조상으로 각광받던 롱기스쿠아마는 요즘은 인기를 잃은 듯합니다.

(출처 : http://osu.orst.edu/dept/ncs/photos/longis.jpg)

각설하고 링크된 내용 역시 별반 다를 것이 없습니다. 최초의 깃털 공룡인 중화용조(Sinosauropteryx)의 원시 깃털이 깃털이 아니란 주장과 Caudipteryx는 공룡이 아니라 날지 못하는 새라고 주장한 사람이 바로 Ruben이거든요. 그리고 Martin은 2004년 미크로랍토르를 포함하는 드로마이오사우리드가 날지 못하는 새라고 주장했고, 모든 깃털 공룡이 날지 못하는 새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Gregory Paul의 아이디어와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릅니다. Paul은 1988년 벨로키랍토르를 포함하는 드로마이오사우리드가 새의 조상으로부터 진화한 날지 못하는 새라고 주장했고, Mayr등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Mayr 등이 정리한 분지도는 이렇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새와 공룡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형태입니다. 그럼에도 Paul은 새가 공룡으로부터 진화했고, 이후 깃털 공룡이 새로부터 진화했다는 복잡한 아이디어를 낸 것인 반면, Martin 등은 애당초 새가 지배파충류 - 그들이 밀고 있는 롱기스쿠아마를 닮은 공통조상 - 로부터 진화한 후 깃털 공룡은 2차적으로 날지 못하게 된 새라는 주장을 펼치는 겁니다. 그리고 전통적인 새와 공룡의 관계는 아래와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Ruben과 Martin 등은 자신들의 기존 주장을 끊임 없이 되풀이 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나 현재 대부분의 고생물학자는 공룡으로부터 새가 진화했다고 믿으며, 복잡하게 얽힌 퍼즐을 맞추고 있는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Martin, Feduccia 등은 독불장군처럼 묘사될 수 있겠지요.

여기까지가 공룡과 새의 관계 문제였습니다. 그리고 영락 없이 창조꽉회의 주장 - 이들 주장이라기보다는 원문을 작성한 창조주의자의 주장 - 은 일부만 인용해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인 것에 불과한 겁니다. 게다가 마지막 주장은 코미디의 극치라 할 수 있습니다.

전통 지식인 진화론은 모순어법(oxymoron) 투성이 이다. 그것은 진화중독증에 감염된 사람들이 즐겨 탐닉하는 방식이다.(02/02/2008). 지식은 종종 틀에 박힌 생각을 벗어날 것을 요구한다. 특별히 틀린 개념이 서로 강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과학 분야에서는 더욱 그렇다. 독불장군들을 위하여! 이 경우에 루벤은 독불장군으로 충분하지 않다. 다윈당의 당원증을 찢어버리고 지적설계의 혁명에 동참하라.

즉, Ruben, Martin, Feduccia 등은 진화론자인데, 마치 이들이 진화론을 부정하고 진화가 문제가 있어 다투는 것처럼 생각하고는 뻔뻔스럽게 지적설계에 동참하라는 드립을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 그리고 마지막으로 친숙한 표현도 있군요.

그래서 과학자들은 자신들이 보기 원하는 것을 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음 질문은 이것이다. 그들은 왜 그것을 보기 원하는 것일까? 그것은 찰스 다윈의 보이지 않는 손이 그들의 눈에 있는 안경을 통해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윈의 마인드 컨트롤에 조종당하는 피해자이며, 사실 다윈은 Charles Darwin이 아닌 MC Darwin이었고, 모든 사람에게 이겼던 겁니다. 내 안에 다윈 있다~ 응?

by 꼬깔 | 2010/02/23 13:32 | 공룡 이야기 | 트랙백(2) | 덧글(25)

새의 기원에 관한 논쟁과 Frameshift

Thomas Huxley이래 새의 기원과 관련한 논쟁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끔 창조주의자들은 이런 학자들의 의견 불일치로 창조주의를 선전하려고 혈안이 되기도 합니다. 쯔쯔) Huxley이래 공룡학자와 대부분의 고생물학자들은 '새의 공룡(수각류) 기원'을 주장했고, 대부분의 조류학자와 일부 고생물학자들은 '새의 지배파충류 기원'을 주장했습니다. 이들의 논쟁은 정말 치열했고, 반박과 재반박이 이뤄지면서 혈투를 벌였습니다. Gerhard Heilmann이 차골(furcula)이 공룡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으로 공룡학자들의 골머리를 썩혔지만, 반박되었습니다. 이후 깃털 공룡들이 발견되면서 공룡 기원이 힘을 얻었지만, 원시 깃털 자체를 피부 조직이 화석화되면서 나타나는 특징이라 맞서는 등 여러 가지 의견 대립을 보이며 첨예하게 맞섰습니다. 그리고 사실상 마지막 전장이 바로 앞발의 발가락이었습니다. 즉, 주제는 '새의 앞발가락은 1, 2, 3번째일까? 2, 3, 4번째일까?'란 겁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Mayr는 자신의 '진화란 무엇인가?'란 저서에서 '새의 지배파충류 기원' 쪽에 힘을 실었습니다. 이 책의 147쪽에 '조류의 기원이 공룡이라는 가설에 대한 반박'으로 5가지를 내놓았는데... 아마추어인 제가 봐도 반박 가능한 것이 4가지는 되는 듯합니다. 그 중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손가락'과 관련한 것입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공룡의 세 개의 손가락은 1, 2, 3이고, 조류는 2, 3, 4이다. 따라서 조류의 손가락이 공룡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사실 이 부분을 놓고 양 진영은 갑론을박했습니다. 새의 공룡 기원 진영(이하 공룡 진영)에서는 시조새의 앞발가락이 드로마이오사우리드와 같은 1, 2, 3이라는 것으로 바탕으로 새의 앞발가락도 1, 2, 3이란 주장을 폈고, 새의 지배파충류 기원 진영(이하 지배파충류 진영)에서는 새의 앞발가락이 1, 2, 3일 수가 없다는 주장으로 맞섰습니다. 그러던 1999년...

a - Deinonychus, b - Archaeopteryx, c - Nothura maculos
(출처 : http://www.pnas.org/content/96/9/5111/F2.medium.gif)
▷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출처 :
http://www.sciencemag.org/content/vol280/issue5362/images/large/se1486399001.jpeg)

Feduccia를 필두로 가장 강력한 반대 의견이 제시되었습니다. Feduccia et al.은 닭의 배 발생 과정에서 명확하게 닭의 앞발가락이 2, 3, 4 임이 나타난다는 증거를 내놓았고, 이는 지배파충류 진영의 승리를 가져오는 듯했습니다.
A - Coelophysis의 앞발, B - 새의 배발생 과정에서의 앞발 (Feduccia et al.)
(출처 :
http://8e.devbio.com/images/ch16/1604fig2.jpg)

그러나 곧 Gautier와 Wagner에 의해 극적인 반박이 이뤄졌습니다. 분명히 Feduccia가 관찰한 배발생에서의 numbering은 올바르지만 실제 앞발가락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frameshift란 것이 이뤄졌다는 주장입니다. 즉, 새의 배발생 과정에서는 장차 골화되어 앞발가락을 만들 선구물질이 연골로 존재하며, 그 과정에서 3개만 골화된다는 겁니다. 문제는 선구물질과 실제 앞발가락의 생성 과정에서 numbering은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즉, 진화과정에서 수각류는 5번째 앞발가락을 잃었고(HerrerasaurusCoelophysis 사이), 다시 4번째 앞발가락을 잃었습니다. (CoelophysisAllosaurus 사이) 그런데 이 두 사건 사이 어디에선가 frameshift란 것이 일어났다는 겁니다. frameshift란 실제 2, 3, 4번째 앞발가락을 만들어야 하는 연골이 Hox 유전자(Hox D)의 조절에 의해 1, 2, 3번째 앞발가락을 만든다는 겁니다. 물론, 이에 대해 Feduccia는 터무니 없는 소리라 반박하며 반발했지만, 이후 Dahn and Fallon(2000)에 의해 '배발생 과정에서의 선구물질과 실제 발가락의 numbering은 관련이 없다.'란 주장이 나왔으며, 중요한 것은 Hox D에 의해 골화시키는 시기와 패턴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답니다.
▶ Frameshift (Gauthier and Wagner)
(출처 :
http://www.pnas.org/content/96/9/5111/F6.large.jpg)

 a - Herrerasaurus, b - Coelophysis, c - Allosaurus, d - Deinonychus, e - Archaeopteryx, f - Nothura
(출처 :
http://www.pnas.org/content/96/9/5111/F3.large.jpg)

(출처 : http://www.talkorigins.org/faqs/dinosaur/digit_phylogeny_lg.gif)

그러나 여전히 문제는 남아 있었습니다. 그건 바로 수각류 진화 과정에서 frameshift가 나타나는 화석 증거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었답니다. 문제는 헤레라사우루스부터 시조새에 이르기까지 형태적으로는 분명히 4번과 5번이 퇴화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2009년 드디어 외형적으로 1번 앞발가락이 퇴화되는 과정을 보이는 케라토사우리아가 발견되었습니다.

새롭게 발견된 케라토사우리아인 Limusaurus에 대한 얘기는 다음으로 미룹니다. :) 사실 Limusaurus와 관련한 이야기를 하고자 했던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이 포스팅이 필요했던 겁니다. 흑...

by 꼬깔 | 2009/06/19 10:45 | 공룡 이야기 | 트랙백 | 덧글(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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